안철수-김한길-정대철 삼각연대 해부

친노에 맞설 최정예 '비노 어벤저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의 삼각연대설이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비노계의 핵심 3인방인 세 사람이 지난 1일 전격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각각 영남(안철수)과 수도권(김한길), 그리고 원로그룹(정대철) 지분을 갖고 있는 세 사람이 뭉친다면 독주하고 있는 친노에 맞설 최정예 ‘비노 어벤저스’의 탄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비노(비노무현)계의 핵심 3인방인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 김한길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이 지난 1일 전격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세 사람은 4·29재보선 참패 이후 집요하게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발언을 해온 인물들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독주하고 있는 친노계에 맞서기 위해 세 사람이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비노 어벤저스
친노를 물리쳐라

각각 영남(안철수)과 수도권(김한길), 그리고 원로그룹(정대철) 지분을 갖고 있는 세 사람이 뭉친다면 최정예 비노 어벤저스의 탄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해당 보도 이후 김한길 의원은 이번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었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냈지만 지난 1일이 아니더라도 정대철 고문과 김한길 의원의 회동 목격담은 여의도에서 공공연하게 들려오고 있다. 세 사람의 수상한 행보다.

세 사람은 새정치연합의 4·29재보선 참패 이후 줄곧 문 대표와 대척점에 서고 있는 인물들이다. 지난 2일에는 문 대표가 ‘위기에 놓인 당의 분위기를 재정비하자’며 모든 새정치연합 의원을 대상으로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워크숍을 진행했지만 안 의원과 김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권의지 확실히 드러낸 안철수
김한길-정대철, 좌우 날개 달까?


비노계의 핵심인 두 사람이 불참하면서 문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워크숍은 시작부터 김이 샜다. 특히 안 의원은 문 대표가 가나안농군학교에서 농사일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때 한 라디오 공개방송에 출연해 난데없이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나서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안 의원은 “2017년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뚜벅뚜벅 걸어가며 하나씩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판단은 제가 아닌 국민들의 몫”이라고 얼버무리려 했지만 사회자가 확실한 답변을 해달라고 재촉하자 끝내 “그럼요”라고 짧게 답하면서 대선출마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

안 의원의 발언에 현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할 만큼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 측은 파장이 커지자 사회자가 워낙 대선 출마 여부를 확실히 말해달라고 재촉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 시기가 미묘했다.

달라진 안철수
킹메이커 등장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의도했든 안 했든 결과적으로 문 대표에게 고춧가루를 뿌려도 제대로 뿌린 것”이라며 “이번 워크숍은 문 대표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야심차게 준비한 것인데 안 의원의 깜짝 선언으로 이슈가 분산됐다. 아무리 사회자가 재촉을 했다고 해도 피해나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권도전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은 최근 안 의원이 차기 대권도전에 대한 결심을 굳혔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날 안 의원은 우유부단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자신은 결단할 때는 결단하고 내려놓을 때는 내려놓는 선택을 해왔다”며 “다만 진실은 시간이 가면 알아준다고 생각하고 구구절절 변명을 하지 않았는데(그런 모습이 우유부단하게 비친 것 같다)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 안 의원은 최근 차기 대권에 대해 무척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과 회동했었던 정대철 고문도 안 의원이 대권에 대해 너무 강한 의지를 드러내 다소 놀랐다는 언급을 했다. 정 고문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동 당시)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의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 아주 직설적으로 얘기해 다소 놀랐다. 나도 이젠 양보하지 말라고 농담을 건넸더니 안 의원이 웃더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출마 결심을 굳혔다면 최근 사사건건 문 대표와 날을 세우고 있는 이유도 설명이 가능해진다. 정치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의원이 미리 잡힌 공개방송 일정 때문에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번 워크숍은 1박2일간 진행됐기 때문에 방송이 끝난 후에도 충분히 참석할 수 있었다”며 “이번 워크숍엔 미리 잡힌 개인 일정을 마치고 뒤늦게 참석한 의원들도 있었다. 결국 앞으로 문 대표와는 계속 각을 세우며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아니겠냐”고 전망했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의 수장이자 당대표 자리까지 꿰차고 있는 문 대표를 반드시 넘어서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 의원과 정 고문의 도움이 절실하다. 안 의원은 유력한 잠룡 후보지만 당내 세력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정 고문은 정치권에서 이미 유명한 킹메이커이기도 하다.

우선 김 의원은 수도권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선 김 의원을 수도권 비노진영의 중심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김 의원은 출생지는 일본 동경이지만 본적은 서울이다. 서울 구로구와 광진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마포 노웅래, 동대문 민병두, 성동구 최재천, 인천 문병호, 경기 오산 안민석, 경기 안양 이종걸 등 김한길계 의원들이 수도권에 다수 포진되어 있다. 

정 고문 역시 중요한 퍼즐이다. 정 고문은 현역의원은 아니지만 새정치연합 원로그룹의 좌장격으로 호남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교동계 원로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다. 호남은 야권의 심장이다. 안 의원이 차기 대선 경선에서 문 대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남을 잡아야만 한다.

호남이나 대구경북 모두 인구수는 비슷하지만 새정치연합 권리당원 비율은 호남이 56%나 되고 대구경북은 0.4%에 불과하다. 호남의 표심에 따라 경선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2·8전당대회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박지원 의원이 대중적 인기도가 높은 문 대표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정 고문은 특히 박지원 의원과도 깊은 친분이 있다. 현재 호남의 민심이 문 대표와 친노에게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은 안 의원으로서는 분명한 대권 청신호다. 당내 경선에서 수도권과 호남은 가장 중요한 요충지다.

물론 김 의원과 정 고문에게도 안 의원은 꼭 필요한 존재다. 현재 친노계와 각을 세우려는 비노계로서는 마땅한 구심점이 없어 고민해왔다. 재보선 참패 이후 비노계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친노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무리 외곽에서 친노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다고 해도 정치적인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소위 비노라고 불리는 이들은 친노가 아니라는 것이 유일한 공통점일 뿐 하나의 조직이나 이해관계로 뭉쳐있는 계파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백가쟁명식 의견을 내놓을 뿐 정치적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계파는 없다?
공허한 외침

차기 총선을 앞둔 현재 비노계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있다. 비노계의 불안감은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진행된 새정치연합 워크숍 과정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농사체험 도중 비노계의 한 의원이 “배 솎아 내기 작업을 시키는 것이 ‘공천 물갈이’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 여기는 호남이고, 여기는 수도권인가?”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의원들은 “미리 솎아내야 나머지 열매가 튼실하게 자란다. 뻣뻣하게 고개 치켜든 열매를 놔두면 안 된다” “머리 쳐든다고 다 잘라야 하나. 그러면 누가 할 말을 하겠나” 등의 대화로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문 대표가 당의 혁신을 인적쇄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은연중에 내비치면서 비노계의 불안감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차기 총선은 차기 대선 직전에 치러지는 선거이니 만큼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문 대표로서는 측근 챙기기를 안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문 대표의 ‘계파는 없다’는 말을 비노인사들이 아무도 믿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세 사람 뭉치면 비노계 결집
총선 앞두고 친노-비노 총력전


이 관계자는 또 “안 의원이 대선을 2년이나 앞둔 시점에 무리하게 대권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도 결국 이런 사정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밀리면 대권도 물 건너간다. 총선 공천과정에서 자신들을 지켜달라는 비노계의 요구와 지켜줄 테니 나를 대권 후보로 만들어 달라는 안 의원의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가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구심점 역할을 할 마땅한 인물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비노진영으로서는 안 의원만큼 매력적인 인물도 없다. 안 의원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청렴한 이미지에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다. 정치경험이 일천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9단인 김 의원과 정 고문이 주변에서 안 의원을 돕는다면 미숙한 정치경험도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

세 사람의 삼각연대는 지난 대선에서 이해찬-박지원-문재인 3인이 구성했던 이-박-문 삼각연대를 떠오르게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이-박-문 연대는 초선의원이던 문재인 대표를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에까지 올려놨다. 이-박-문 삼각연대를 통해 이해찬 의원은 당대표를 맡았고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를 꿰찼다.

마지막 결전
드디어 승부 낸다

세 사람은 각각 지역적 안배도 이뤘다. 이 의원은 충청권에 지분을 가지고 있고 박 의원은 호남에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문 대표는 영남권 출신이니 지역별 구도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두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았더라면 문 대표는 결코 대선후보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시 문 대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단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완전한 정치초보였다. 따라서 안철수, 김한길, 정대철 세 사람의 삼각연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당내에서 세 사람의 뒤를 따르려는 비노계 의원들이 우후죽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연 안 의원은 안-김-정 삼각연대를 발판으로 자신의 최대 난적인 문재인 대표를 넘어설 수 있을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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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