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계 '문재인 제거작전' 막전막후

"차기 총선까지 당대표 하라는 보장 있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비노계가 '문재인 흔들기'에서 '문재인 제거'로 전략을 수정한 것 같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한 비노계의 공세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당장 친노계에서는 비노계가 문 대표를 진짜 낙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노계와 비노계의 살벌한 집안싸움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요즘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는 위기감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전남의 도의원들이 지도부 규탄 성명을 내는가 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평당원협의회 회원들은 벌써 10일 넘게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당사 앞에서 집회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삭발식까지 했다.

노골적 사퇴요구
달라진 분위기

4·29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에 책임을 묻되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비노계(비노무현) 의원들도 최근에는 노골적으로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도 참패가 불 보듯 훤하다며 당장 임시전당대회를 열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친노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처음에는 비노계가 단순히 차기 총선 공천 지분 확보를 위해 문 대표 흔들기에 나선 건 줄 알았다. 잘 달래서 함께 가면 될 줄 알았는데 비노계의 행동과 발언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며 “비노계가 ‘문재인 흔들기’에서 ‘문재인 제거’로 전략을 완전히 바꾼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정말 사생결단을 내자고 달려들면 당 지도부가 어떤 개혁안을 내놓던 백약이 무효한 것 아닌가? 정말 당을 쪼개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정치권의 관계자들은 이른바 ‘미공개 발표문’ 파동이 비노계가 문재인 흔들기에서 문재인 제거로 전략을 수정한 결정적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달 14일 당 내홍과 관련해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고위원회의 논의과정에서 비노계 인사들의 거센 반발로 발표를 보류했다.

문재인이 ‘YES’하면 우리는 ‘NO’
외국어로 대화했나? 의도적 망신주기?

해당 입장문에서 문 대표는 사실상 당내 비노세력을 겨냥해 “기득권-공천권 챙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발표문을 통해 “공천지분을 챙기기 위해 지도부를 흔들거나 당을 흔드는 사람들과 타협할 생각이 없다. 그런 행태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비노계의 요구를 ‘부조리나 불합리와 타협하는 행태’라고 결론지었다.


이는 최근 당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는 신당론 및 분당설에 대해 문 대표가 ‘나갈 테면 나가라’는 식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미공개 발표문의 내용이 알려지자 당장 당내 비노성향 의원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는 성명서를 내고 “문 대표의 문건내용과 아침 회의 발언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마치 민집모 의원들이 공천권을 요구한 것처럼 민집모를 기득권집단, 과거집단으로 규정했다”고 문 대표를 비판했다.

민집모는 이어 “소통의 자리에서 제안한 의견을 ‘지도부 흔들기’라 하고 제안한 사람들을 기득권정치라고 기다렸다는 듯이 규정하는 것은 패권주의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라며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근거 없이 기득권집단, 과거집단으로 규정하고 매도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자와 지도자의 올바른 태도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문재인식 공포정치?
김한길식 패권주의?

민집모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성명서 발표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미공개 발표문의 내용은) 문재인식 공포정치가 아니냐”며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은 무조건 기득권집단, 구태집단으로 매도하는데 소통과 화합이 가능하겠나? 박근혜 대통령과 사고방식이 똑같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비노계 의원은 “공천권을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공천권 이야기는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이대로는 당이 깨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미공개 발표문이 외부로 유출된 것을 놓고는 친노계와 비노계가 서로 상대 진영을 범인으로 지목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친노계는 비노계가 문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발표문을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비노계는 발표문 공개가 좌절되자 친노계가 은근슬쩍 언론에 유출시킨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미공개 발표문 파동이 있은 후 비노계가 집단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문 대표를 향한 비노계의 비판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은 친노를 지칭해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모노’라고 했고,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지난달 20일 “(문 대표가)계파주의의 전형적인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과 공격성,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심지어 이용희 상임고문은 미공개 발표문 내용에 대해 “참 웃기는 사람이다. 무슨 공천나누기냐? (차기 총선까지) 10개월 남았는데 그때까지 그 사람이 대표 하라는 보장 있나”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2·8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선출된 문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17년 2월7일까지다. 임기를 채운다면 당연히 2016년 4월 치러질 차기 총선의 공천권도 행사하게 된다. 이 고문의 발언은 마치 차기 총선 전에 문 대표를 끌어내리겠다는 뉘앙스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는 새정치연합 광주-전남지역 의원들이 광주를 방문한 문 대표와 만나지 않고 별도 모임을 갖기도 했다. 당대표가 지역구를 방문했는데 지역구 의원들이 따로 모여 회동을 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친노진영 내부에서는 ‘하극상’이 아니냐는 불만까지 터져 나왔다.

이날 회동에 참여한 의원들은 대표직 사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문 대표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회동에 참여했던 박주선 의원은 광주·전남지역 응답자 33.9%가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한 지역일간지 여론조사를 거론하며 직접적으로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후 여러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문 대표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 대표가 대표로 있는 한 친노 청산은 불가능 하다”며 “친노에 의해 선출되고 친노의 도움을 받아 대권주자가 되어야 할 문 대표가 어떻게 친노를 해체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문 대표가 사퇴하고 나면 대안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꼭 (인기 있는) 대선주자만 당대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 대표보다 지지율이 낮은) 다른 당 대표가 당을 이끌었을 때는 오히려 당 안정을 기하고 선거에서도 다 이겼다”며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문 대표를) 엄호하는 것은 대안을 싹부터 짓밟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안 있나?
대안 찾기 분주

지난 4·29재보선에서 다른 비노인사들과는 달리 열성적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해 문 대표와의 연대설까지 제기됐던 안철수 의원도 최근 들어서는 문 대표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지난달 19일 혁신기구 논의를 위해 만났는데, 이후 회동 내용을 두고 두 사람은 난데없이 진실공방을 벌였다.

안 의원은 회동 직후 당 위기에 공감하며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는데 문 대표 측은 안 의원이 합의문 내용 일부를 임의로 누락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문 대표가 당 내홍의 수습책으로 제시한 ‘초계파 혁신기구’의 위원장직 수락 여부를 놓고도 안 의원은 “명확히 거절했다”고 주장했지만, 문 대표는 “여지를 남겼다”고 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다. 안 의원이 자신의 대안으로 조국 서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는지를 둘러싸고는 문 대표는 “적극 추천했다”고 주장한 반면, 안 의원은 “조 교수를 언급했을 뿐 추천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책임론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죽기 아니면 살기” 살벌한 집안싸움

결국 돌고 돌아 혁신위원장직은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맡게 됐지만 이런 진통들을 겪으면서 혁신위원회는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빠져버렸다. 이를 두고 친노진영에선 안 의원의 의도적인 문 대표 망신주기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두 사람이 외국어로 대화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해석이 다를 수가 있냐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둘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앞으로 배석자 없이 회동할 때는 꼭 녹취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이른바 친노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너무 강경하고 다른 계파와 화합하려 하지 않는다”며 “지난 19대 총선에서 ‘친노 패권주의’에 크게 당해 본 비노계로서는 문 대표가 차기 총선까지 당권을 쥐고 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재 비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노계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친노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진 이 같은 불만을 하나로 모아 정치적으로 표출시킬 구심점이 없다. 소위 비노라고 불리는 이들은 친노가 아니라는 것이 유일한 공통점일 뿐 하나의 조직이나 이해관계로 뭉쳐있는 계파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외곽에서 친노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김한길 전 대표다. 최근 들어 문 대표와 완전히 각을 세우고 있는 김 전 대표는 당내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인사다.

전현직 대표 대결
사생결단 싸움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과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 주승용 최고위원 등이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반 문재인’ 정서가 강한 호남권 의원들이 뭉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 대표를 크게 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주승용 최고위원에 대한 ‘공갈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초 예상보다 강한 ‘당직 자격정지 1년’ 징계 처분을 받았는데, 김 전 대표가 대표 시절 임명해놓은 외부 인사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김 전 대표의 작품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호위무사와도 같던 인물이다. 게다가 김 전 대표는 최근 문 대표가 당 혁신방안으로 ‘경제정당 만들기’를 강조하며 책임론에 쏠린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려 하자 “선거 참패 이후에 반성이나 성찰·책임이 갑자기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실종돼 버렸다”며 진정한 혁신은 문 대표와 지도부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표에게 끝까지 책임을 지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비노계가 전략을 수정했다면 문 대표가 정말 사퇴를 하든지 거의 허수아비 대표가 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 취임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계파 갈등 타파를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대책을 내놔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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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