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코 베는 저축보험의 함정

쉽지 않은 목돈만들기 '어디에 묻지?'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1%대 초저금리시대다.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저축금리 인하로 소비심리가 증폭할 것이라는 부작용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저금리에 이자로 인한 목돈 부풀리기가 실질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장기 목돈 마련을 위한 저축보험의 원금 도달 기간을 살펴봤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 기준금리를 1.75%로 결정, 은행의 예금 금리도 1%대에 첫 진입했다. 실제로 전국 18개 은행사가 지난달 13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은행연합회에 공개한 은행 금리 현황을 살펴보면 1년 정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1.8%인 것으로 조사됐다.

1%대 저축이자
소비심리 증폭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로 하락 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적금의 가입 문의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은행의 연복리 운용 상품의 부족과 이자소득세 15.4% 감면 등으로 목돈 마련의 의미가 상실했다는 설명이다.

전국은행연합회의 목돈마련을 위한 1년 만기 상품의 은행금리를 비교해보면 수협의 파트너가계적금, 더플러스정액적금, SH월복리자유적금 상품이 2.3%로 가장 높은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라이프플랜저축, 로얄고소득부금 상품은 1.3%로 가장 낮은 금리를 보이고 있다.(4월29일 현재)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찾은 김진하(31·공무원)씨는 “급여통장에 여유자금을 그대로 두면 이자도 적고 소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금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며 “1년 만기 적금을 만들려했더니 적금 만기 수령액이 원금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주식이나 펀드 등은 자산 운용에 위험을 감수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은행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처럼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면 목돈 불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은행의 1%대 금리로 인해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나 보험설계사를 통한 저축성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방카슈랑스의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2014년 12월 대비 113.7% 상승한 1692억원의 실적을 나타냈으며, 우리은행과 농협도 각각 82.3%, 49.3% 상승했다.

FM에셋 장남권 보험설계사는 “저축성 상품 가입 고객들이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축성 상품이긴 하나, 보험 상품이다 보니 사업비 등을 제하면 원금 도달까지 5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금 도달 이후에는 시중 은행보다 1%대 높은 금리가 월 복리로 운용돼 목돈 도달 기간이 그만큼 짧아진다는 점을 인지해주길 바라며 반드시 장기 목돈 마련 상품임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상품 비교 공시 자료를 월 납입금액 20만원, 10년 납입 기준으로 전국 22개 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을 조사해본 결과 저축성 보험(연금 및 변액 상품 제외)의 원금도달 기간은 평균 5∼7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기자금 은행·장기자금 보험 ‘이젠 옛말’
초저금리시대 목돈마련 저축하려면 어디로?

해지환급금의 원금 도달 기간이 5년인 상품은 삼성생명의 인터넷저축보험(100.7%, 1208만3000원)과 하나생명 The새로운리치저축보험 수익형 상품(100.2%, 1202만6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익형, 단기수익형, 생활자금형으로 선택 가입이 가능한 KDB생명보험의 알뜰플러스저축보험도 5년 차에 원금에 도달한다. 공시이율 3.5% 적용 시 만 5년에 발생되는 납입금  1200만원 대비 99.8%(1197만7000원)의 해지환급금이 쌓인다. 교보생명의 빅플러스저축보험 적립형 상품도 공시이율 3.21%(4월) 적용 시 만 5년 해지환급금이 1188만2000원(99%), 농협생명보험의 행복모아NH저축보험 상품도 공시이율 3.25%(4월) 적용 시 해지환급금 1195만6000원(99.6%)이 적립된다.

저축성보험 가입
고객 급증 추세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의 적립형 저축보험인 그랑프리저축보험Ⅱ의 현재(3월) 공시이율은 3.62%, 최저보증이율은 5년 이내 2%, 5년 초과 1.5%다. 이 상품은 5년 만에 원금에 도달, 해지환급금이 1217만8000원이 된다. 해지하지 않고 상품을 유지할 시 7년 차에 1778만7000원, 10년 차에 2705만원의 적립금이 발생한다. 연금 전환 특약 가입 시 5년 이상 유효 계약에 한해 연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며 확정연금형, 종신연금형, 상속연금형으로 연금지급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KB생명의 KB파워플러스저축보험도 만 5년에 해지환급금이 납입금액보다 4만7000원 높게 쌓인다. 이 상품은 고액계약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월납 25만∼30만원 가입 시 기본보험료 초과분의 1.5%, 30만∼50만원 가입 시 기본보험료의 0.3%+초과분 1%의 우대율을 적용한다. 월 납입금액이 50만∼100만원이면 기본보험료의 0.7%+초과분 1.1%, 100만원 이상이면 기본보험료의 1.25%, 납입회차가 49회 이상인 계약에 대해서는 기본보험료의 0.7%의 우대율을 제공한다.


반면 원금 도달 기간이 7년인 상품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생명보험의 행복키움NH저축보험은 만 7년에 납입금 1680만원, 해지환급금 1700만7000원이 발생한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라이프플랜재테크보험(101.5%, 1706만원)과 미래에셋 파워Rich저축보험 적립형 상품(102.4%, 1721만3000원), 삼성생명의 스마트저축보험(100.7%, 1691만8000원), 신한생명 신한Big플러스저축보험Ⅳ(100.9%, 1696만2000원), 현대라이프 저축보험(100.7%, 1692만1000원)도 모두 7년 이상 계약을 유지해야 원금 1680만원을 잃지 않는다.

에이스생명의 점점플러스저축보험의 현재(4월) 공시이율은 3.7%이며, 최저보증이율은 2%다. 5년간 매월 20만원씩 적립하면 총 적립금액은 1200만원이 되는데, 2년이 지난 후인 7년이 되어서야 1207만2000원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한다.

월 기본보험료의 1000%와 사망시점의 책임준비금을 기본 보장해주는 KB생명의 KBwise목돈만들기저축보험도 공시이율 3.5% 적용 시 만 7년에 해지환급금 1739만1000원이 발생한다. 이 상품의 최저보증 이율은 5년 이내 2.5%, 10년 미만 2.0%, 10년 초과 1.5%다.

DGB생명의 희망파트너든든저축보험무배당 상품을 월 납입 30만원으로 가입하면 7년이 돼야 납입금액보다 1만1000원(2521만1000원, 100.04%)을 더 받을 수 있다. 이는 4월 공시이율 3.35%를 적용한 수치다.
삼성생명 2030저축보험과 신한생명의 VIP웰스플러스저축보험 상품은 10년 동안 계약을 유지해야 해지환급금이 납입금액을 넘어선다. 2030저축보험의 만 10년 해지환급금은 2567만5000원(107%), VIP웰스플러스저축보험은 2483만2000원(103.4%)에 도달한다.

손해보험회사의 저축형 상품도 원금 도달까지 5년 미만인 상품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보험협회 상품 비교 공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원금도달이 가장 짧은 상품은 삼성화재의 저축보험수퍼세이브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5년 만에 1130만원(납입금액 1200만원), 7년 만에 1704만원(납입금액 1680만원)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해 원금 도달은 대략 6년쯤으로 추정된다. 이 상품의 기본보장은 상해사망 및 고도후유장해 시 1000만원, 일반후유장해(후유장해 80% 미만) 시 800만원이다.

회사·상품별로 
비교하고 선택

메리츠화재의 모아Rich저축보험 상품은 원금 도달까지 7년이 소요된다. 만 7년 해지환금급은 납입금액 1680만원보다 15만원 높은 100.9%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저보증이율 적용 시에는 만 10년에 102.2% 수준인 2453만2000원대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한다. 이 상품은 기본계약 교통상해 후유장해 보장을 포함하고 있어 가입기간 중 80% 이상 상해 시 1000만원, 80% 미만 상해 시 1000만원×지급률을 보장해준다.

롯데손해보험의 행복더하기저축보험 상품도 만 7년에 101.9% 수준인 1713만원의 해지환급금이 쌓이며 현대해상의 리치웨이플러스저축보험은 납입금액 보다 24만원 높은 1704만원(101.4%)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IG손해보험이 지난 1월 출시한 LIG빅플러스저축보험과 LIG플러스저축보험의 만 7년 해지환급금은 각각 1696만원(100.9%), 1687만6000원(100.4%)으로 조사됐다.

일반상해 1억원의 기본보장을 포함한 동부화재와 농협손해보험의 저축성 상품도 원금 도달까지 7년이 걸린다. 만 7년 해지환급금은 웰스플러스저축보험이 1687만6000원(100.4%), 헤아림NH화재저축보험이 1717만원(101.2%)이다. 교통상해 3000만원의 기본보장을 포함한 MG손해보험의 MG상상플러스저축보험도 만 7년에 원금의 101.7%에 도달, 해지환급금 1708만원이 쌓인다. 흥국화재의 행복자산만들기저축보험의 7년 해지환급금도 1707만원(101.6%)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회사의 원금도달 기간이 10년 이상인 상품은 흥국화재의 행복자산플러스저축보험이다. 이때 해지환급금은 2526만원(105.2%)이다.

손해·생명보험사들 상품
대부분 원금도달까지 7년

한편 지난 1월1일 인터넷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창립 1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꿈꾸는e저축보험 상품은 가입 시점과 동시에 원금을 전액 보장해주고 있어 화제다. 실제로 이 상품의 1개월 해지환급금은 100.26%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공시이율 3.6% 적용).


표준이율 3.25% 적용 시 100.23%, 최저보증이율 2.5% 적용 시 100.17%로, 어떤 경우라도 가입 한 달 만에 해지해도 원금은 보상받을 수 있다. 타사 운영 저축보험의 3개월 미만 해지 시 원금의 상당액을 상실하는 경우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특히 월 납입금액 20만원으로 상품 가입을 하면 만 1년 242만3000원(100.96%), 만 5년 1256만원(104.67%), 만 10년 2736만3000원(114.01%)의 해지환급금이 적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라이프플래닛 박지은 마케팅팀 홍보담당자는 “보험설계사를 운용하지 않는 인터넷보험사다 보니 타 보험사에 비해 사업비가 적게 발생, 고객의 납입금액이 아닌 발생 이자에서 수수료(판매보수, 유지보수, 계약관리비용, 위험보험료)를 차감한다”며 “원금에서 단 1%의 사업비도 차감하지 않기 때문에 원금이 손실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년이내 해지시
원금보다 못받아

이어 “업계 최초로 고객 지향적 상품을 출시한 만큼 20∼40대의 인터넷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은행의 예·적금과 비교해 봐도 단연 우수한 상품이며 배타적 사용권도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이 상품은 3개월 단위 변동금리로 매일 복리 운용되며, 10년 이상 계약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단 타보험사 상품이 운용하는 중도인출이나 추가납입 제도는 운용하지 않는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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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