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쟁탈전 불붙은 내막

누군 되고 누군 안되는 명품장사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청 마감을 한 달여 앞두고 대기업 간의 뜨거운 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서울 시내면세점 일반경쟁에 참여의사를 밝힌 대기업은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롯데면세점, 신세계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등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제한경쟁에는 중소·중견기업인 유진기업과 에스엠이즈듀티프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면세점 독과점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어떤 기업이 선정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지난 2월2일 관세청이 <서울·제주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를 내고 오는 6월1일까지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청 접수를 받는다. 서울 3개점, 제주 1개점의 일반ㆍ제한경쟁에 대기업 및 중소ㆍ중견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오는 7월 중 선정 기업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감 한달전
뜨거운 경쟁

신청 접수 마감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서울 시내면세점 일반경쟁 참여 대기업 간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이미 현대백화점과 현대산업개발, 한화갤러리아가 후보지를 선정해 공개했으며, 신세계그룹과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는 강북 및 강남 지역의 후보지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시내면세점의 후보지로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확정 짓고 모두투어와 함께 합작사를 설립해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 중 유일한 강남권의 후보지를 선정한 현대백화점은 모두투어와 지분을 60대 20으로 배분할 계획을 밝혔으며, 추가 중소 규모 파트너로 동화면세점과 대구그랜드호텔을 검토 중이다.

특히 무역센터점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됐으며 인근에 3개의 특급호텔, 카지노, 코엑스몰, 백화점 등이 입점해 있어 입지적 장점이 충분하다는 평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합작 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출범하기로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용산 아이파크몰을 후보지로 확정하고, 아이파크몰 4개 층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또한 28만㎡의 부지에 대형버스 1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옥외주차장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용산은 호남선KTX의 시발점인데다 공항철도 연결을 추진 중이라 교통 요지라는 이점이 있다. 특히 용산 주한미군기지가 2016년까지 이전을 완료한 후 대규모 사업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현대산업개발이 일찌감치 사업지로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피튀는 경쟁’
‘대박 보장’ 유통 대기업 대부분 참여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했다. 63빌딩 내 9900㎡ 규모로 쇼핑몰을 재구성할 예정이며, 63스퀘어와 연계해 문화 쇼핑 플레이스로 재도약할 계획이다. 인근에는 노량진수산시장, 선유도공원, 한강공원, 국회의사당, IFC몰 등이 위치해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도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1일 면세점 전문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할 계획을 밝혔으며 후보지 선정에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인근 남대문 상권과 강남 센트럴시티를 두고 고민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참여 의사를 밝힌 타 기업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해외 부유층 요우커를 겨냥한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 사업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사업계획의 투자 예산은 3조3500억원이다.

현 시내면세점의 상당 부분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독과점 논란에 뒤늦게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단독 입찰로 나설 예정인 롯데면세점은 현재 롯데몰 김포공항점과 동대문 롯데피트인, 신촌·이태원·신사동 가로수길 등을 예상 후보지로 두고 검토 중이다.

23년간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해 온 국내 면세점 3위 업체 SK네트웍스도 시내 면세점 유치 전략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후보지로 신촌·홍대 일대와 SK본사 건물이 위치한 광화문 등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 의사를 밝힌 6개 대기업의 예상 후보지를 살펴보면 강북 지역의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이는 외국인의 관광 명소로 강북 지역이 주목 받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외국인 관광객 1만2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관광명소 10곳 가운데 9곳이 강북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관광객 10명 중 7명이 명동을 찾고 있으며 동대문시장(56.6%)과 남대문시장(32.8%) 등 강북 지역 쇼핑 밀집 지역이 인기 관광 명소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은 총 6곳으로 동화면세점, 워커힐,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이 강북 지역에 위치해 있다. 강남 지역에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 2곳뿐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에 있어 강북 지역의 쏠림 현장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반면 강남 지역을 후보지로 택한 현대백화점과 센트럴시티를 고려 중인 신세계그룹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지역 안배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봐 강남 지역 내 시내면세점이 설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강북쪽 우세
강남도 기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업자 선정에 신라그룹과 롯데면세점이 불리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면세점 독과점 비율에서 두 기업의 국내 면세점 점유율이 81.3%를 보인 까닭이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세계 면세 업계 순위에서 10위권 내에 들고 있어 경쟁력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세계 면세 업계 순위를 살펴보면 롯데면세점이 4위, 신라면세점이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4조2170억원, 신라면세점은 2조53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에서는 명동을 후보지로 선정하는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외국인 관광객 쇼핑 장소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명동이 41.4%, 시내면세점이 32.9%로 나타나 명동에 시내면세점이 입점하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세청 김낙회 청장은 이번 사업자 선정을 두고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며 “면세점 사업을 키우기로 한 만큼 제대로 된 기업이 선정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 평가 기준은 특허보세 구역 관리역량 250점, 사업 지속 가능성 및 재무 건정성 등 운영인의 경영능력 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 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 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150점 등이다. 여기서 주변 환경요소 및 상생협력의 합산 점수가 300점인 점을 감안하면 사업 후보지와 연계 기업을 통한 법인설립 기업이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면세점 제한경쟁에는 중소·중견기업의 제한 참여가 가능하다. 이에 시멘트·레미콘 산업이 주력이었던 유진기업이 MBC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여의도 MBC 사옥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MBC 사옥 내의 방송 스튜디오와 공연장 등을 활용한 한류면세점을 설립함으로써 관광사업 활성화 및 문화콘텐츠 사업의 성장과 발전을 가져올 계획이다. 제한경쟁에 하나투어, 영림목재, 로만손, 토니모리 등 11개 사업자가 설립한 합작법인 에스엠이즈듀티프리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 법인은 사업 후보지로 인사동과 충무로, 명동 일대를 검토 중이다.

시내 9개점 올 10조원 달성 가능성
롯데·신라 독과점? 신규기업 진입?

이처럼 시내면제점 선정에 유통업체 대기업 및 중소·중견기업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면세점의 성장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3000억원으로 이중 5조4000억원이 시내면세점의 매출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4조5000억원,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으로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시내면세점의 매출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현재 시내면세점은 서울 6개점, 부산 2개점, 제주 2개점이며, 사업자 선정에 따라 서울이 7개점, 제주가 3개점으로 늘어난다. 국내 기업의 해외면세점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등지의 12개점이다.

유통업계가 아울렛 사업에 잇따라 뛰어든 가운데 이번 시내면세점 선정에 눈길을 돌린 데는 불황의 유일한 돌파구로 시내면세점이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연간 성장률이 2∼3%에 불과한 점과 비교해 봤을 때도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면세점만이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 불황의 유일한 돌파구로 평가된다”며 “시내면세점 선정에 면세점과는 동떨어진 신규 기업이 뛰어드는 것은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반면 김 관세청장은 지난 3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1990년대 올림픽 직후 면세사업의 붐이 꺼진 적이 있다”며 “시장을 한꺼번에 키운다고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볼 것”이라고 밝혀 시내면세점의 추가 허용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이번 시내면세점 선정에 기업들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덧붙여 김 관세청장은 “국내 면세점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과 품질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며 “신규 사업자들이 면세점 사업에 참여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현대가 
집안싸움 예상


한편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기업 임원들의 혈연 관계가 주목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과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이 사촌남매관계이며,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과 현대백화점의 정지선 회장이 오촌숙질관계이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별도법인을 내세운 반면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삼성가의 대결 구도가 그려졌다.

또한 면세점 경영 경험이 없는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이 신규 사업자로 참여해 현대가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가의 사촌지간, 현대가의 삼촌과 조카의 대결에 주목할 만하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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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