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 ⑤사내 로비창구 해부

"챙길 사람 있으면 회사로 데려왔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전직 기자를 건설회사 부사장에?" 경남기업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인사로 구설에 올랐다. 최근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인물로 알려진 윤승모 전 부사장의 경우가 그랬다. 윤 전 부사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었지만 난데없이 건설사인 경남기업의 부사장이 됐다.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을 자신의 로비창구로 활용했던 것일까?

“성완종 회장이 개인적으로 챙길 사람이 있으면 회사로 다 데려왔다.”

경남기업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인사로 구설에 올랐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윤승모 전 부사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한때는 시공능력 순위 17위까지 차지했던 대형건설사다. 그런 회사 부사장 자리에 난데없이 기자 출신 인사를 앉힌다고 하니 당시 뒷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의 지시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정치권에 들어왔다.

인사 잡음
인사 로비?

윤 전 부사장은 정치권에선 친박(친박근혜)인사로 분류된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진 박근혜 대통령과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의 특보로 활동했다. 서 의원이 지난 2008년 친박연대를 결성했을 때도 함께 활동했고 2011년엔 ‘친박연대 1095’를 출판했다. 서 의원이 다시 국회로 복귀한 2013년 10월 재보선을 앞두고는 서 의원의 자서전 격인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라는 책을 썼다. 


이렇듯 서 의원의 측근으로 활동하던 윤 전 부사장은 지난 2010년 경남기업의 사외이사로 임명된 후 2012년 2월 경남기업 부사장에 올랐다. 윤 전 부사장은 건설업계 관련 경력이 전무했고 당연히 전문성도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

전직 기자 부사장으로
보좌관 고위 임원으로

또 윤 전 부사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기업 운영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듯 하다. 윤 전 부사장은 부사장에 오른 뒤 불과 2개월 후 19대 총선에서 광명갑 출마를 준비했었다. 그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였지만 서 의원이 2013년 재보선 출마를 준비하자 미련 없이 부사장직을 던지고 서 의원의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성 전 회장이 윤 전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이 사실상 서 의원에 대한 로비 성격은 아니었는지 의심되는 정황이다.

특히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자살하기 이틀 전 가족회의에서 서 의원에 대해 의리를 지킨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고 한다.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 이후 억울함을 토로하며 여러 정치인에게 구명 활동을 벌이던 상황에서 그나마 자신을 격려해준 서 의원에게 고마웠다는 뜻을 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은 당시 가족회의에서 “이번 일을 겪고 보니 누가 의리가 있고 없는지 알겠더라. 난 끈 떨어지고 돈도 없는데 서청원(최고위원), 최경환(경제부총리), 윤상현(의원), 김태흠(의원)만 의리를 지키더라. 내 공과 억울함을 알아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기문과 인연
동생이 연결고리?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윤 전 부사장뿐만 아니라 성 전 회장은 챙길 사람이 있으면 고문, 사외이사 등으로 자리를 만들어 줬다. 그간 경남기업을 거쳐 간 임원진 중 상당수가 성 전 회장의 측근이다.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여기저기 앉혀놨으니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 노조의 한 관계자도 “당시 뒷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사는 인사권자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노조가 나서서 문제 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인 반기상 경남기업 상임고문 역시 성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로 꼽힌다. 반기상 고문은 벌써 경남기업의 상임고문으로 7년 넘게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반 총장과 상당히 가까운 측근이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폭로해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놨을 때 당시 반 총장의 측근으로 지목된 인사가 성 전 회장이다.

성 전 회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특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반 총장은 성 전 회장이 이끌었던 충청포럼의 핵심인사다. 반 총장은 국내를 찾을 때면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충청포럼 관련 행사에는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반 고문이 경남기업의 상임고문으로 재직하면서 그동안 반 총장과 성 전 회장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오지 않았겠냐는 추측이다.

반 고문 역시 건설업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상임고문이라고 하면 보통 해당 기업이나 관련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한 분들에게 주는 자리인데 건설업에 대해선 전혀 문외한으로 알려져 있는 반기상 씨를 상임고문에 앉혀놓은 것만 봐도 경남기업이 그동안 얼마나 원칙 없는 인사를 해왔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이어지고 있는 보도에 따르면 경남기업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와 매우 가까웠던 인사가 재직했는데, 성 전 회장이 노무현정부에서 특별사면된 이후 공교롭게도 해당 인사가 경남기업의 임원으로 승진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성 전 회장은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자민련에 16억원을 낸 것과 관련 회삿돈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성 전 회장을 2005년 5월 사면해줬다. 그런데 불과 석달 뒤 경남기업에선 공교롭게도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김모씨가 임원으로 승진을 했다는 것이다.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김모씨가 노건평씨와 같은 동네 사람으로 형 동생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며 성 전 회장의 사면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성 전 회장은 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 인사를 경남기업 홍보담당 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조배숙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박준호 전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박 전 상무는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의 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추 최고위원 측은 “박 전 상무가 의원실에서 1997년부터 1년 가량 7급비서로 근무했을 뿐”이라며 “이후 박 전 상무는 다른 의원실에서도 더 근무하다 2003년 경남기업에 입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야당 보좌관
건설사 임원으로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 사외이사진을 사실상 로비창구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외이사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폭넓은 조언과 전문지식을 구하기 위해 선임되는 인사를 말한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로 대주주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그런데 성 전 회장의 증언대로라면 윤승모 전 부사장은 경남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성 전 회장의 돈 심부름까지 했다. 경남기업의 사외이사 제도가 유명무실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동안 경남기업의 사외이사진은 무척 화려했다. 하지만 대부분 건설업과는 관련이 없는 인물들이었다.

반기문 동생 고문 임명 '왜?'
정관계 거물 모아놓고 로비?


성 전 회장의 개인 재판 때에는 법조계 인사가 등용됐고, 회사가 어려울 땐 금융권 인사들이 임명됐다. 경남기업 사외이사가 성 전 회장의 맞춤형 로비창구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일례로 지난 2007년 경남기업 사외이사진에는 한광수 전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임창렬 전 경제부총리, 전형수 전 서울지방 국세청장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성 전 회장은 행담도 개발 사업 의혹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던 시기였다. 성 전 회장은 불과 한 달 뒤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특별 사면으로 복권됐다.
 

또 경남기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던 시기에는 금융권 고위직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대거 투입됐다. 김상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김덕기 전 신한은행 충남영업본부장, 이영배 전 기업여신관리부장 등이다. 화려한 사외이사진 덕분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경남기업은 과거 두 차례나 채권단의 워크아웃 심사를 통과했다.

워크아웃 통과
사외이사 덕분?

특히 이영배 전 기업여신관리부장의 경우 경남기업의 주채권단인 신한은행 출신인데, 주채권단에 속했던 인사가 사외이사직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공교롭게도 경남기업은 지난해 3차 워크아웃 상태에서도 채권단으로부터 출자전환 1000억원, 신규자금 지원 3800억원 등의 지원을 받아냈다.

경남기업은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들 외에도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향렬 전 건설교통부 차관보,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 등의 거물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임명해왔다. 이처럼 성 전 회장이 사실상 경남기업을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창구로 활용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경남기업 측은 “할 말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건설사 중에서도 나름의 기술력을 갖춘 몇 안되는 회사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경남기업은 지난 15일 자로 상장폐지 됐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지 42년 만이다. 한때 20만원 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결국 113원으로 마감됐다. 초라한 마지막 모습이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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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