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선 여야 후보 아킬레스건 집중해부

선거판 뒤엎을 치명적 약점 수두룩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4·29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선은 고작 4석이 걸린 초미니 선거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여야는 너나할 것 없이 네거티브 없는 깨끗한 선거를 약속했지만 선거 판세가 초박빙으로 치달으면서 이미 각 후보들은 은근슬쩍 네거티브전을 시작한 모양새다. 이번 선거에서도 막판에는 결국 네거티브전이 난무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선거판을 뒤흔들 각 후보별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데 악재가 되고 있다. 전대협은 주한미군철수, 국가보안법철폐, 평화협정체결, 연방제통일이라는 북한의 대남노선을 추종하다가 지난 1992년 핵심부서인 ‘정책위원회’ 등이 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정을 받았다. 이번 관악을 재보선이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적극 어필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전대협 출신 후보를 공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대협 출신?
통진당 앞잡이?

그러나 오 후보 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대극장 연극반 활동을 하던 당시 전대협에서 각 대학 동아리를 대상으로 주관한 프로그램에 참석해 게릴라 극 기법을 수강했던 경험과, 건대극장 연극반원 전원이 연극을 통해 농활에 참여했던 경험이 전부”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는 최근 석사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도 휘말렸다. 90페이지 분량의 석사학위 논문 중 총 28군데나 표절 의심 문장이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오 후보 측은 “박사논문도 아니고 정책대학원 졸업을 앞둔 대학원생의 졸업 논문이었다”며 “고의가 아닌 논문을 처음 작성해본 초심자의 실수로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골손님 병역문제 발목 잡을까?
종북딱지 떼지 못하는 새정치

역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지난 총선 당시 통진당 이상규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전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정 후보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오 후보는 정 후보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 “2012년 총선 당시 정 후보는 통진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 사건으로 친노 지도부에 의해 무소속 출마로 내몰린 자기 당의 김희철 후보를 ‘가짜 민주당 후보’라고 공격까지 하며 이상규 지지에 ‘올인’했다”며 “이른바 ‘종북세력’의 의회 진출에 연대보증을 섰던 자신의 과오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 후보는 “정 후보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선시켰던 통진당의 이상규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뒤 계속해서 헌법재판소에 의한 의원직 박탈이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자기 후보가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선대위원장이 이를 묵살하고 ‘그 자리를 내가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 측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선거에서 정당간의 연합은 늘 있는 것”이라며 “연대를 문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선거법 위반
병역 비리

성남 중원에선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가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신 후보의 경우에는 대한의사협회장 출신인데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파동 당시 파업을 주도해 논란의 대상이다. 의료계에서는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일각에서는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의사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앞장선 인물이라는 비판도 있다. 

신 후보는 또 국회의원시절 이미 폐기된 법안을 개정하자며 토론회를 열었다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는 황당한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신 의원 측은 “법안이 폐기된 것을 모르고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해명해 업무 이해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야만 했다.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는 성남 중원에서 재보선이 치러지는 이유에 대해 “통진당 때문이 아니라 정부와 여당의 파시즘적 행태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통진당과 선을 긋겠다고 선언했지만 정 후보는 여러 차례 통진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며 통진당 해산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정 후보는 한국노총 출신으로 1980년대 노동운동을 하면서 성남 중원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 측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필요하면 (통진당과) 연대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당 차원에서는 없다고 했지만 (연대를) 염두에 두고 당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줘선 안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인천 서·강화을에서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와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새누리당 안 후보의 경우에는 인천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는데 인천시장 재임 당시 인천시의 부채를 크게 늘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후보의 인천시장 재임 기간 인천시의 부채는 무려 14.5배나 늘어났다.
 

안 후보가 인천시장으로 취임하던 2002년 인천시 본청의 부채는 6462억에 불과했지만 안 후보가 인천시장에서 물러났던 2010년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등의 공기업 부채는 9조8047억원까지 늘어나 있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악성 부채가 아니라 투자성 부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재임기간 송도국제도시를 조성하고, 국내외 명문대학교를 유치하는 등 시 전체 부동산 가치가 8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껑충 뛰었다”며 “만약 인천시민들이 제가 시작한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면 인천시는 지금보다도 훨씬 발전되어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혼외자식이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부인 남모씨는 최근 신동근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안 후보에게 숨겨진 자식이 있다는 주장을 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됐다. 그러나 남씨는 “개소식에 선관위 관계자가 나와 있다는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말했다. 허위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이라면 차라리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인천시정을 망치고 자기 자식까지 버린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의 신동근 후보는 아들의 병역문제가 아킬레스건이다. 인천 서구·강화을 총선에만 3차례 출마한 이력이 있는 신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도 아들의 병역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었다. 신 후보의 아들은 해외로 골프유학을 갔었는데 귀국한 후 고도난시로 공익요원 판정을 받은 것이 수상하다는 지적이다.

작은 볼을 정확히 맞혀 원하는 지점으로 보내야 하는 골프에서 시력은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시 신 후보 측은 “고작 야당 원외지역위원장일 때 아들 군대 면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아무런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광주 서구을에서는 새누리당 정승 후보와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팽팽한 삼자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인사 부정청탁
탈당 전력도

새누리당 정 후보는 인사 부정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후보가 식약처장 시절 식약처 산하 기관에 자신의 지인과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을 인사 청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조규담 전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장은 지난달 10일 광주시의회에서 정 후보의 이 같은 인사 부정청탁 등의 사례를 폭로했다.

고위공무원이 직전까지 모셨던 상관의 개인비리를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 전 원장은 또 “정 후보가 식약처장 시절 2년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인증원 이사를 출석한 것처럼 조작하고, 비리혐의가 있는 팀장급 직원에 대한 내부감사를 회유와 압력으로 결국 무산시킨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후보 측은 “조 전 원장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인사 채용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혼외자식 의혹까지 난타전
철새정치인 철퇴 맞을까?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는 무소속 출마전력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조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19대 총선 공천에서는 탈락하자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한 전력이 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천정배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천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비판해야 하는 조 후보로서는 스스로 머쓱할 수밖에 없다. 조 후보의 금품수수 징계 전력도 논란거리다.

조 후보는 과거 내무부 행정과장을 지냈는데 당시 업무 편의 명목으로 시장 등으로부터 약 1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직위해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조 후보는 “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야식비나 목욕비 등으로 썼다는 점이 입증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새정치인
입장 오락가락

무소속 천정배 후보는 철새정치인 딱지가 부담이다. 천 후보는 과거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다 지난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하자 난데없이 연고도 없는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후 지난 2014년 7월 재보선에서는 광주 광산구에서 출마선언을 했으나 공천 탈락했고 이번에는 광주 서구을 출마를 택한 것이다.

정치인 시절 오락가락 행보도 논란거리다. 천 후보는 노무현정부 때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하며 한미FTA 비준을 위한 합동담화문에 서명했으나 이명박정부 때는 입장을 바꿔 한미FTA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천 후보는 거침없는 언행으로 막말 논란에도 휩싸였었다. 지난 2010년 ‘이명박 정권을 확 죽여버려야 한다’는 발언으로 당시 여권의 강한 반발을 받았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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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