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공정언론특위 '언론 길들이기' 논란 내막

차라리 '보수언론견제특위'라고 하지 그랬어!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분명한 언론 탄압” VS “오죽하면 이러겠나?” 지난해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공정언론대책특위(이하 공정언론특위)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공정언론특위가 언론 보도에 대한 항의전화나 방통위 심의 요청 등의 활동을 부쩍 늘린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공정언론특위의 활동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얼마나 (편파보도가) 심하면 이런 특위까지 만들었겠느냐?”

새정치민주연합 공정언론대책특위(이하 공정언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의원의 하소연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1월 공정언론특위를 출범시켰다. 신경민 위원장은 해당 특위를 출범시킨 이유에 대해 “종편 방송을 보면 특정 의원을 타깃 삼아 며칠씩 십자포화를 퍼붓는다”며 “우리 당의 정책에 대해 악의적으로 낙인찍기 방송을 하고 검증되지 않은 패널을 초청해 근거 없고 품위 없는 대담을 진행하는 종편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편파보도?
편파심의?

현재 공정언론특위에는 신 위원장을 필두로 김관영, 박범계, 박수현, 박혜자, 유은혜, 유승희, 윤관석, 이상민, 임수경, 최민희, 최원식 의원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언론특위는 출범 당시부터 심각한 논란에 휩싸였었다. 새정치연합이 언론사별로 담당 국회의원을 정하고 담당 국회의원들은 해당 언론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항의전화나 항의방문, 방통위 심의 요청 등의 방법으로 언론 보도에 대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을 이용한 언론사에 대한 실력행사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이른바 ‘의원 언론담당제’에 대해 “마치 당원 1명이 주민 5가구를 감시하는 북한의 ‘5호 담당제’를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정언론특위의 활동은 문서, 항의전화, 항의방문, 법적 대응 등 갖가지 방법을 통해 언론인에 대해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지극히 반민주적인 발상”이라며 “북한 독재정권이 해온 언론탄압 수단을 그대로 베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일으켰던 의원 언론담당제는 아직까지 폐지되지는 않았지만 논란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공정언론특위의 활동이 언론 길들이기가 아닌 소통강화를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종편 출범 이후 언론 상황은 야당 무시, 더 나아가서는 언론의 야당탄압이라고까지 부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야당의 주장도 언론이 제대로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는 정당한 활동”이라고 항변했다.


언론의 야당탄압?
야당의 언론탄압?

실제로 종편 출범 이후 새정치연합에 대한 언론 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은 보수진영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 종편 방송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정신감정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고, 또 다른 방송은 안철수 의원에 대해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패널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참사를 비판하는 야권을 향해 “좌파가 반대하니까 잘된 인사”라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생방송 도중 ‘새정치,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는 원색적인 자막을 내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종편 채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도를 넘은 칭찬을 자주했다. 한 사회자는 “박 대통령은 김연아 선수와 비슷한 점이 많다. 강직하고 침착하고 무결점이라는 점이 닮았다”고 했고, 심지어 어떤 종편 채널은 박 대통령을 예수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출연자는 “예수께서도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비유 표현을 자주 쓰셔서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언론특위가 종편모니터단원들을 선발해 한 달간 모니터를 실시한 결과도 참담했다. 한 모니터단원은 “종편이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정도일 줄 몰랐다. 이렇게 방송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니터링 기간 내내 종편에서는 야권에 대한 근거 없는 폄훼가 이어졌고,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도를 넘은 칭찬이 봇물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방통위 제소 남발, 찍힐까 조마조마
공정언론특위? 보수언론견제특위?

방송 제작자들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패널들의 돌발발언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패널 배치의 편향성도 문제다. 공정언론특위가 지난해 종편 채널에 출연한 패널들의 성향을 분류해 봤더니 여권성향의 패널은 80%가 넘었고 중립성향의 패널은 11%, 야권성향의 패널은 고작 4.9%에 머물렀다.

하지만 아무리 야권에 대한 언론 환경이 악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감정적인 대응은 곤란하다는 것이 언론계의 반응이다. 한 언론계 종사자는 “공정언론특위가 정말 공정한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한 특위라면 정치 편향적 보도를 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만 찾아내 문제 삼는 것은 공정언론특위가 아니라 차라리 ‘보수언론견제특위’가 솔직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언론계 관계자도 “새정치연합은 언론이 비판기사를 내면 반성하기보다는 무조건 음모가 있다, 배후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문제”라며 “약간 망상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 종편이 편파적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나 정윤회 문건 파문 때 한 달 가까이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낸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공정언론특위가 공정성을 잃었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례로 공정언론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최민희 의원은 야권에 비교적 우호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JTBC가 지난 해 ‘다이빙벨’과 관련한 인터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방송심의 대상이 되자 방송심의를 중단하라는 압박공문을 방통위에 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는 해당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이빙벨을 이용하면 세월호 실종자들을 쉽게 수색할 수 있는데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 끝에 세월호 수색현장에 다이빙벨이 투입됐지만 줄이 끊어지는 등 실패만 반복하다 철수했다.

결국 JTBC와 이종인 대표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아야만 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종인 대표와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등을 사기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새정치연합은 언론 담당 의원의 역할을 5가지 항목으로 분류했는데 그 중 ‘언론과 관계개선을 위한 유화적인 접촉 병행’이라는 항목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새정치연합이 결과적으로 ‘정언유착’을 시도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정언유착?
소통강화?

공정언론특위가 너무 자의적인 해석으로 언론사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례로 공정언론특위는 출범 직후 일부 언론이 새정치연합의 합당에 대해 야합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의 편파성을 보였다고 주장했는데, 언론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기사들까지 편파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사실상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기사를 쓰라고 강요하는 행태”라며 “이는 언론탄압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매체 성격에 따라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비판을 할 수도 있고 칭찬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런 기준이라면 지금 경남 무상급식 폐지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진보매체들도 모두 편파적인 것이냐”고 되물었다.

공정언론특위는 출범 두 달 만에 방통위에 4건의 심의 요청을 한데 이어 위원회 논평 및 부대변인 논평 5건, 유선 항의 7건, 해당기관 이첩 5건을 실시했다. 공정언론특위가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니 언론종사자들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항의전화가 언론소통 강화?
오죽하면 이러겠나? 동정론도


한 언론계 종사자는 “이전에는 보도에 불만이 있어도 보좌진들이 대신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는데 공정언론특위가 출범한 이후에는 국회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항의를 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 같다”며 “아무래도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정언론특위 측은 국회의원이 직접 항의전화를 거는 것은 특위가 정한 매뉴얼이 아니고 해당 의원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 역시 “종편 출범 이후 야권에 대한 언론 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언론 길들이기라는 오해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수매체들뿐만 아니라 진보매체들 역시 정치 편향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언론계의 현실”이라며 “새정치연합은 공당인 만큼 공정한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입법을 하는 등 좀 더 큰 틀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 길들이기 중단
편파 방송부터 중단


공정언론특위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정작 공정언론환경 조성과 관련한 입법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언론특위 측은 “현재 편파보도에 대한 모니터링 및 항의 활동과 입법 준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입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은 현재 방송심의제도를 특정언론에 대한 길들이기 용도로 남발하고 있다”며 “현재 한 언론사당 최대 12명의 의원이 배정돼 해당 언론을 감시한다고 하는데, 언론사들이 새정치연합을 마음대로 비판할 수 있겠나? 새정치연합은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하고 언론의 비판을 경청하고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를 먼저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