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친노-비노 전면전' 치닫는 내막

"친노 돕느니 차라리 새누리 돕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친노 배제가 통합인가? 문재인 대표는 할 만큼 했는데 왜 자꾸 시비를 거는 건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전당대회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던 문재인 대표의 공언은 이미 허언이 돼버린 지 오래다. 친노와 비노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8전당대회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보는 한동안 큰 호평을 받았다.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해 중도 외연을 크게 넓혔고, 가장 큰 관심사였던 당직 인선도 무난하게 끝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신임 사무총장에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양승조 의원을 임명하고, 정책위의장에는 정세균계의 강기정 의원을 임명하면서 계파 안배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아울러 지명직 최고위원에도 비노계로 분류되는 추미애 의원과 이용득 전 최고위원을 지명했다. 취임 당시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던 문 대표의 공언이 나름대로 잘 실천된 것이다.

계파 청산?
계파 대립!

이에 힘입어 문 대표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취임한 지 불과 19일 만에 다시 계파 간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문 대표가 친노계인 김경협 의원을 수석사무부총장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김한길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승용 수석최고위원은 “그동안 수석사무부총장은 수석최고위원이 추천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문 대표가 관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친노인사를 임명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에 항의하며 한동안 당무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반대를 위한 반대나 비판을 위한 비판까지 들어줄 이유는 없다”며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비노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김경협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중립을 지켜야 할 선관위원임에도 알게 모르게 문 대표의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인물”이라며 “그런 인물을 당 실무를 총괄하고 차기 총선 공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무부총장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결국 친노가 다 해먹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친노계는 이같은 비노진영의 문제제기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사무부총장은 공천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직책이 아니다. 사무처의 결정권자는 결국 사무총장이 아닌가? 이미 사무총장에 비노계 인사를 앉혀놨는데 사무부총장 한 명을 친노계 인사로 임명했다고 이렇게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비노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석사무부총장에 김경협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조직사무부총장에도 친노계인 한병도 전 의원을 임명하려고 했다.

친노 챙기기
비노 반발

그런데 이에 대한 비노계의 반발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문 대표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한병도 카드를 철회하고 조직사무부총장 자리에 김한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관영 의원을 임명한 것이다.

문 대표가 한발 물러서자 문 대표의 당직 인선에 반발해 당무를 거부해 온 주승용 최고위원도 일단 전북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당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 대표가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해 온 노력들은 이번 사건으로 완전히 묻혀버렸다.
 

비노계는 문 대표의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이다. 탕평인사를 하겠다더니 측근들을 공천의 핵심 실무자로 임명하려한 문 대표가 스스로 오해와 분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노계의 생각은 다르다. 한 친노인사는 “친노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탕평이고 통합인가? 이는 분명한 역차별이다. 문 대표는 지금까지 탕평인사를 위해 정말 많이 양보했는데 겨우 사무부총장 자리 하나로 이렇게 몰아세우는 게 말이 되나? 차, 포를 다 떼 준 것이나 다름없는데 왜 자꾸 시비를 거는 건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도 격앙된 목소리로 “문 대표는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으로 당내 분란이 일어나면 자꾸 양보하며 넘어가려고 하는데 언제까지 당하기만 할 건가? (비노계의) 부당한 요구를 더 이상 들어 줄 필요가 없다”며 “그 사람들(비노계)은 차라리 집권을 못하더라도 우리(친노)가 집권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의 양보로 당내 갈등이 봉합되긴 했지만 문 대표의 양보가 거듭되면서 친노계의 불만도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친노 배제가 통합? 불만 폭발
탕평 약속 어디로? 비노도 불만

이번 사건은 현재 새정치연합 내 비노계와 친노계가 얼마나 서로를 불신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일단 봉합되기는 했지만 새정치연합 내에서 언제든지 계파 갈등이 다시 표면화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게다가 당장 내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앞으로 공천권을 둘러싼 친노와 비노 간의 계파 갈등이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당대회에서 문 대표에게 석패한 이후 침묵을 지키던 박지원 의원도 할 말은 하겠다며 최근 문 대표를 겨냥한 작심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 지도부가 4월 재보선을 전략공천 없이 경선으로만 치르기로 한 것에 대해 “전략공천의 잡음을 두려워해 ‘이기는 선거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문 대표의 당직 인선에도 문제가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당 지도부가 재보선에서 1석만 차지해도 이기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패배다”라며 돌직구를 던졌다.

비노계에서는 만약 친노계와 비노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박 의원이 비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 대표를 거의 이길 뻔했다”며 “전당대회 이후 박 의원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호남에서 박 의원의 영향력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모두가 실감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뿌리 깊은 반노 감정이 적나라하게 표출된 만큼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노계가 조금이라도 소외당하면 당장 호남이 들썩이기 시작할 텐데 여전히 호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박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면 그 파괴력은 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뜨는 박지원
문재인 위협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4·29재보선은 친노계와 비노계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다.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등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단 3곳에서 치러지는 초미니 재보선이지만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정치권에서는 비노계가 내심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에서 참패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재보선에서 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승리하게 되면 당장 내년 총선에서 비노계가 설 자리는 없다.

반면 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재보선에서 패한다면 비노계를 중심으로 한 야권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친노계와 비노계가 이번 재보선의 승리 기준을 각각 다르게 잡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친노계는 이번 재보선의 승리 기준을 1석 이상으로 낮춰 잡고 있는 반면 비노계는 세 곳 모두 야권 강세 지역인 만큼 전승을 거둬야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끌어안으려는 문, 멀어지려는 비노
괜한 트집 잡기? 신당 준비하나?

특히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 서구을 선거 결과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광주 서구을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선거전략을 세웠지만 이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합류한 국민모임과 정의당이 이 지역에서 후보를 내기로 한데 이어 천정배 전 법무장관도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천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이 모든 재보선 후보들을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이 50%씩 참여하는 경선을 통해 뽑기로 결정하자 탈당을 선언했다.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패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천 전 장관도 광주 서구을 선거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그가 이번 선거에서 패할 경우 향후 정치권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측이 엉뚱하게도 텃밭에서 총력전을 치르느라 정작 다른 두 곳의 선거전략이 모두 뒤엉켜버릴 가능성도 크다. 국민모임과 정의당, 천 전 장관은 재보선 과정에서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 패배
문재인 직격탄


일각에서는 재보선 과정에서 호남권 비노계 의원들이 야권단일후보를 물밑에서 도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싹트고 있다. 새정치연합 후보가 광주에서 패한다면 문 대표와 친노세력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단행한 공천 결과에 불만을 가진 호남권 후보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라북도의 경우 기초단체장 14명 중 절반인 7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전라남도 역시 22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8곳을 무소속에 내줬다. 당시 무소속 후보들이 호남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호남 국회의원들이 물밑에서 무소속 후보들을 지원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지원 의원의 지지자들 사이에선 호남당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친노와 비노의 전면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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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