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족이 밝힌 ‘당구왕’ 김경률 사망 수수께끼

“절대 자살할 사람 아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쓰리쿠션 세계를 주름잡았던 당구왕 김경률. 그는 한때 세계랭킹 2위로 한국 당구를 국제무대로 끌어올렸다. 재미난 쇼맨십과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동네 형’ 같은 당구 선수. 그런 그가 생일을 앞둔 지난 2월22일 갑작스럽게 숨졌다. 그의 사망 소식에 자살, 실족사, 타살 등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그의 빈소에 찾아가 유족과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월23일 밤 11시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고양시 화정동에 있는 명지병원. 늦은 시간이지만, 빈소는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화환은 너무 많아 놔둘 곳이 없어 리본만 떼어 벽에 걸려 있다. 빈소를 차린 지 하루도 되지 않았지만, 방문객은 벌써 347명. 조의금 상자는 다른 조문객들이 조의금을 집어넣기 힘들 만큼 꽉 차 있다. 고인의 세 살 난 딸은 뽀로로를 보며 아무것도 모른 채 물개박수를 치며 춤을 추고 있다.
 
수수께끼1
사건의 전말
 
고인은 지난 2월22일 오후 3시 자신의 어머니 집인 일산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층이며 경찰은 그가 베란다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타살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고인이 숨질 당시 어머니, 누나와 함께 있었다. 
 
24일 어머니는 고인이 베란다를 청소하며, 고장 난 방충망을 고치다가 떨어진 것이라고 진술했다. 어머니는 이날 “추우니깐 고인에게 신발을 신고 청소를 하라고 말했지만, 양말을 신고 나갔다”며 “원래 집 방충망이 굉장히 틀어져있다. 사건 당시 딸(고인의 누나)과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고인은 베란다를 청소하며 어머니가 직접 고치기 힘든 틀어진 방충망을 고치기 위해 난간에 올라갔다. 당시 고인은 방충망을 고치려고 힘을 주었다가 미끄러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어머니가 사건이 일어난 뒤 3일 만에 진술한 이유에 대해 유족 측은 “22일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는 어머니한테 알리지 않았다. 고인의 누님은 ‘어머니가 심장이 좋지 않다. 이 사실을 아셨다간 큰일 나신다’고 말해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어머니가 고인이 숨졌다는 사실을 안 것은 24일이다. 이날 어머니는 오열하시며 진술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나마 그 다음날 안정을 되찾으시고 최종진술하셨다”고 말했다.
 
수수께끼2
자살 아닌 이유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경률이 어떻게 된 거예요?’ ‘정말 자살한 게 맞나요?’ ‘뉴스에서 자살이라고 하던데’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날 당시 자살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는 ‘김경률 자살’이라는 내용의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졌다. 고인의 20년 친구 김씨는 “대부분 언론이 잘못 보도하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자살이라고 성급하게 몰고 간 기사 때문에 유가족과 고인을 사랑한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기사에서 고인의 사망 장소를 자택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자택이 아니라 일산에 있는 어머니 집이며, 사고가 발생한 층은 11층이 아니라 20층이다. 사고 발생 장소도 선수의 방이 아니라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이다. 
 

베란다서 떨어진 사인 두고 의문 제기
경찰 자살에 무게…가족은 사고사 주장
 
경찰과 언론은 김씨가 자살했다고 추정하면서 이유로 경제적인 어려움과 성적 부진을 꼽았다. 하지만 유족들과 지인들은 이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씨가 자살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상주로 있는 작은아버지는 “23일이 경률이 생일이다. 22일 이날 모인 가족들이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5번이나 불렀다”며 “생때같은 세 살 난 자식을 두고 유서 한 장 안 남기고 자살한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함께 경률이 시신을 확인했다. 시신이 하반신을 제외하고는 다 깨끗했다”고 말하며 “상식적으로 자살하려는 사람이 방충망을 열고 뛰어내리지, 열지도 않고 방충망에 뛰어드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반문했다. 
 
 
 
작은아버지는 경찰과 언론이 조사하고 의심한 것은 당연하지만, 경제적 문제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에 이르게 했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에 울분을 토했다. 
 
작은아버지는 “경률이에 대해 인터넷에는 자살 이야기밖에 없다”며 “나는 그놈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지켜본 경률이는 그런 일로 인생 포기할 놈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수께끼3
뇌 수술 후유증?
 
고인의 친구 김씨는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경률이는 우리나라 최고의 당구선수다. 돈도 잘 벌며, 어려운 놈 절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오히려 경률이가 자신이 지금까지 투자한 당구장이나 사업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에 대해 누님과 상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고인은 지난 2월 9일 미국 당구 관련 업체인 이완 시모니스 후원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살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 2013년 고인은 당구 경기에 방해됐던 눈 떨림 현상을 고치기 위해 뇌신경 수술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한 점을 비관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누구도 경률이의 성적에 신경 쓰지 않았다. 본인도 신경을 잘 안 썼다”며 “마음먹고 다시 당구를 치려는 생각에서 사업을 정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께끼4

경제적인 문제?
 
밤 10시면 돌아가야 할 상조 도우미 아주머니들은 새벽 2시가 돼도 조문객 접대에 정신이 없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지금까지 상조 일 하면서 이렇게 늦게까지 조문객들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새벽 3시가 돼서야 돌아갔다. 
 
보통 장례는 3일 장이지만 고인의 장례는 5일 장으로 치러졌다. 유족들은 3일 장으로 하려고 했으나 당구연맹과 관계자들은 “5일 장을 해야 한다”며 나섰다고 한다. 고인은 지난 2월23일부터 26일까지 장례를 치렀다. 유족들은 장례기간 방명록에 이름을 작성한 조문객 수는 12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여기저기서 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함께 선수 생활한 관계자는 “향만 다섯 번째 피웠다”며 “나를 보고 처음으로 웃어준 친구였다. 비록 형이지만 이 친구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 녹아드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생일 하루 전에…극단적인 선택?
“베란다 청소…방충망 고치다 추락”
 

조문객 중에는 혼자 조용히 앉아 있다가 가는 사람도 꽤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고인의 팬이거나 함께 당구를 쳤던 아마추어급 당구선수들이다. 
 
김씨는 “고인은 당구에서 말하는 최고의 샷이었다”며 “그는 프로였지만 언제나 동네 형처럼 일반인이든 아마추어든 스스럼없이 함께했다”고 말했다. 언제나 우승비는 밥값으로 다 쓴다고도 했다.
 
당구인들 사이에서는 ‘당구는 싸가지가 없어야 잘 친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를 찾아온 지인 대부분 그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되는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그 일화로 현재 그가 쓰고 있는 당구 용품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국산 브랜드만 고집했다. 세계적인 당구 선수인 그는 이미 해외 여러 당구용품 회사에서 전속 계약 제의를 받았다. 이에 김씨는 “고인은 국산 브랜드에 애착이 있었다. 이런 제의가 들어오면 항상 자신보다 어려운 선수를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덧붙여 “돈 때문에 이상한 생각할 그런 친구가 아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min1330@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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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