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게스트하우스 '오해와 진실'

잘 된다하니…대책없이 따라하기

[일요시사 사회2팀] 박창민 기자 =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11만명이 훌쩍 넘었다. 특히나 백팩커(Back Packer)라고 불리는 젊은 배낭여행족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에 머물며 2만원 내외의 저렴한 숙박 시설인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 사실 게스트하우스는 국내에서 법적, 행정적 공식용어가 아니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민박업과 게스트하우스 경계는 모호하다. 최근 규제 없이 난립하는 불법 게스트하우스가 성행하면서 법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의 민박업의 시작은 홈스테이다. 80년대부터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 대거 방문하며, 매년 교환 방문을 홈스테이로 진행했다. 이후 87년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의 민박이 소개되어 외국인 민박 활동이 전개됐다. 88서울올림픽 개최 때 정부는 외국인 민박 가정을 모집 교육했다. 2002년 월드컵 동안 부족한 숙박 시설을 보완할 목적으로 각 개최도시 열 군데 5000가정을 모집해 교육했다. 일부 개최도시에 외국어 훈련 보조비용까지 각 민박 가정에 지원했다. 하지만 일회성 모집과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없이 한시적인 운영으로 끝났다.
 
외국인에 망신
 
게스트하우스는 여행자용 숙소로 저렴한 요금과 간단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민박업을 의미한다. 유럽·미국·호주 등 외국에서 인식되는 게스트하우스의 보편적 의미는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긴밀한 교류를 가능케 하는 홈스테이 형태다. 따라서 보통 게스트하우스의 숙박 형태는 한 방에 몇 명이 묵는지를 결정하는 3인실, 5인실 등이 기준이 된다. 
 
국내 게스트하우스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기준으로 ‘도시지역의 주민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가정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숙식 등을 제공하는 업’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에 부합한 민박업들은 홈스테이,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등 다양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홈스테이는 한국 가정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숙식을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호스텔은 외국인 및 내국인 관광객을 위해 샤워장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며, 문화 및 정보 교류 시설 등을 갖춘 시설을 말한다. 
 
이처럼 명칭들 사이에 대한 개념이 비슷해 게스트하우스의 통상적 의미가 흐려지고 있다. 도시민박업 기준에 부합만 한다면 어떤 숙박 형태에도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민박업과 다른 숙박업에 속한 여관이나 모텔과 등 일반 숙박 시설에서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내걸 수 있다. 
 

이처럼 규제가 없이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게스트하우스 난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문제로 부산시에는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의 숙박업소가 60개나 된다. 이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찾았지만 관리가 안된 모텔에 투숙해 낭패를 보거나, 실망한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관광진흥법상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만 숙박을 제공해야 한다. 내국인을 들일 시 등록을 취소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손님을 받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내국인 여행자들의 게스트하우스 이용은 급증하는 추세이다. 국내 여행객 A씨는 “국내 기차 여행하면서 대부분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데, 가끔씩 어떤 곳은 한국 사람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말해 모텔에서 자곤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스트하우스 이용에 있어 관련 법규가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내국인은 일반 숙박업으로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숙박업으로 된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교외나 도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2만원 내외 저렴한 숙박 시설 인기
오피스텔 원룸 변신…무허가 난립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주거지역 및 도시에서 일반 관광숙박 시설로 허가 받기는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서울 시내 게스트하우스 등록 업소 145곳 중 39곳만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국 관광객이 적은 지방 도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들의 고민이 크다.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은 3개 국어가 가능한 관광통역사를 의무적으로 둬야 하지만 정작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외국인은 많지 않다. 게스트하우스 업주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 먹고 살기 위해 내국인 관광객을 받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서울 홍대 주변과 명동 등 도심에서 원룸과 오피스텔을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무허가 업소들이 판을 치고 있다. 현행법 상 오피스텔과 원룸은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스트하우스의 목적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생활문화를 알리자는 취지다.
 

일반 가정집과 오피스텔만 제공하는 것은 그 취지에 애초부터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 게스트하우스들은 숙박업소에서 요구하는 안전기준에 따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화재보험에 들지 않고 소화기 등 기본적인 소방안전 부분에 전반적으로 취약하다. 
 
마포의 경우 외국인 관광 민박업이 총 167곳이다. 불법으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를 합치면 250곳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비어 있는 원룸을 게스트하우스로 돌려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에게 7만원 내외에 방을 대여해주는 식이다. 
 
 
최근 중국 자본이 홍대나 신촌 일대의 단독주택을 사들여 중국 내 여행 사이트를 통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서울 동교동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홍대 일대에 단독 주택에 민박 개념의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은데, 대부분 돈 많은 중국인들 것이다”고 말했다.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은 실제로 그 일대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중국인들이 많아졌다고 증언했다.
 
게스트하우스의 내국인 유치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존에 운영 중인 게스트하우스의 경우는 내국인 손님이 아니면 사업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문화관광연구원은 앞으로 게스트하우스가 별도로 제도화된다면 일부 내국인(외국인게스트와 외국에서부터 동행한 한국인 및 외국인 게스트의 한국 내 지인 등)에 대해 선별적 유치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진흥법 시행령에서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내 마을기업에 속한 게스트하우스에 한해 내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허용했다. 하지만 마을기업으로 지정되기가 쉽지 않아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허술한 관련법
 
전문가들은 부실한 법 제정과 단속이 불법 게스트하우스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터넷에 홍보만 하면 일정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점을 이용해 불법으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가 많다고 주장했다. 
 
현재 모텔과 여관 등은 숙박업 관련 공중위생법으로 보건 위생당담 공무원,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은 문화정책당담 부서로 관광진흥 관련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이원화된 시스템이 공무원들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예인도 게스트하우스 장사
 
지난해 한류스타 ‘슈퍼주니어’(슈주) 멤버 규현(26·조규현)의 부친이 게스트하우스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최근 규현의 부친이자 중구 명동에서 M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조모(55)씨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9월부터 중구 명동 6층짜리 건물 1개 층만 게스트하우스로 신고하고 2∼6층 5개 층을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중구청과의 합동 단속 과정에서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위법성 요인을 확인해 처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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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