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맥도날드 갑질 기습시위 참관기

“한국 청년들이 당하고 있다”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제발 우리 좀 만나주세요.” 이가현 알바노조(아르바이트노동조합) 조합원은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성토했다. 지난 7일 오후 6시 알바노조 조합원 100여 명은 맥도날드 신촌점 앞에 모였다. 최근 불거진 알바생 갑질을 규탄했다.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알바노조 총회가 끝나고 조합원 100여명은 맥도날드 신촌점으로 향했다. 학교 정문 앞에는 경찰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알바노조 조합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맥도날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부터, ‘알바도 노동자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까지. 
 
그리고 몇 명은 마스크도 썼다. 이에 대해 그들은 “현재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알바생”이라며 “얼굴이 노출되면 왠지  짤릴 것 같아서 썼다”고 말했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 맥도날드가 젊은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착취 의혹]
사건의 발단은 알바노조 조합원 이씨가 부당해고를 당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지난해 11월, 이씨는 맥도날드가 알바를 상대로 저지른 부당한 관행을 폭로했다. 이후 점장으로부터 ‘노동조합활동을 주변에서 불편해 하니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라는 통보를 받았다. 
 
부당함을 느낀 이씨는 맥도날드 측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회사 측에서 자신을 만나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제가 근무했던 곳에서 대화에 나서지 않아, 본사에 메일도 보내고 공문도 보냈습니다”라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몇 차례씩 시도했지만, 이를 무시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알바노조 주장을 부인했다.  
 

[시급꺾기 의혹]
알바노조 관계자는 “처음에는 부당 해고에 대해서만 문제 재기를 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맥도날드가 알바생들을 상대로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가장 크게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일명 ‘시급꺾기’다. 알바노조는 맥도날드 측이 알바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꺾기를 하고 있다고 제기했다. 시급 꺾기는 손님이 없는 시간에 알바들을 집에 보내는데, 그만큼 시급을 깎는 일종의 불법이다.
 
 
특히 노조는 맥도날드 매니저들을 통해 ‘레이버컨트롤’을 확인했다. 이는 매장별로 매출대비 인건비 비율을 정해놓는 것으로, 매출이 낮으면 인건비도 낮춰야 하기에 꺾기를 하거나 수당을 안 주거나, 고의로 근무시간을 줄여 인건비를 꺾는 시스템이다. 이들은 또, 근로 계약서를 작성할 때, 근로시간 같은 항목들을 쓰지 않는 일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대충 근로계약서 써놓고, 실제로 근무하는 시간은 근로계약서와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은 꺾기 근무로 당국에 공식적으로 적발된 적은 없으며, 매장들을 적극 감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저임금 의혹]
알바노조 조합원들은 20분 행진 끝에 맥도날드 신촌점에 다다랐다. 맥도날드 신촌점 정문은 알바노조 조합원이 들어가지 못하게 경찰들이 3열 종대로 막고 있었다. 조합원이 끌고 온 스피커에서 흥겨운 클럽 음악이 흘러나오자 매장 안 여기저기서 “알바도 사람이다, 알바도 노동자다” “적정한 시급을 지급하라” “각종 부당 대우를 중단하라”라는 구호가 기습적으로 터져 나왔다. 조합원들이 미리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가방에 숨겨뒀던 피켓을 꺼내 들며, 맥도날드를 점거했다. 매장 안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는 손님들은 졸지에 갇힌 신세가 됐다. 
 
맥도날드 매장 안에 있던 이혜정 알바노조 사무국장은 손님들을 향해 “저희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5580원 최저임금을 받고 8시간씩 일해도 한달에 체 100만원 받기가 힘듭니다. 법을 잘 지키는 사장 만나서 꼴랑 100만원입니다 ”고 말하며, “학비에 집값에 교통비에 저희는 너무나 가난하고 빚이 많아서 이 빛 없는 삶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서 이곳에 왔습니다”라고 성토했다. 
 

2015년 최저임금 5580원은 전년도에 비해 370원 인상된 수준이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액은 OECD 국가 가운데 4위권인 오스트레일리아, 룩셈부르크 등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일 인당 GNP가 한국(2만5977달러)보다 낮은 슬로베니아(2만3289달러)의 최저 시급 6.0달러보다도 낮다.   
 
알바노조 조합원 100여명 신촌점 점거투쟁
“글로벌 기업이 국내 젊은이들 착취” 주장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알바는 값싼 인간들, 5580원짜리 인간들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히 알바들의 지갑을 더 채우는 게 아니다. 다수의 알바노동자들이 사회가 어떻게 공동체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사람대접을 할 것인지 따져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단체에 따르면 맥도날드 CEO의 시급은 1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약 1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맥도날드 신촌점은 온통 ‘알바갑질 절대 금지’라는 노란색 스티커로 도배됐다. 조합원들은 신촌점 매장 점거 시위를 마치고 다시 어디론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약 300m 정도 거리에 있는 맥도날드 연세대점으로 향한 것이다. 신촌 대학로 거리는 알바노조 조합원들 행진으로 꽉찼다. 
 
 
시민들은 스마트 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행진하고 있는 모습을 담아내기 바빴다. 100여명 정도였던 조합원들은 이런 시민들의 동참으로 눈에 띄게 불어났다. 행진하는 길 롯데리아가 눈에 띄었다. 이들은 롯데리아를 향해 “롯데리아 다음은 너희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롯데리아도 최저임금을 받는 거로 알고 있다. 맥도날드 다음 타겟 대상이다”고 말했다. 
 
[부당해고 의혹]
맥도날드 연세대점은 신촌점보다 경계가 더 살벌했다. 기자들조차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하지만 어김없이 조합원들은 매장 근처를 배회하며, 노란색 스티커를 붙였다. 이에 경찰들은 여기저기서 채증을 하며, 조합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씨는 광장 벤치에 올라가 소리쳤다. “해명을 듣기 위해 맥도날드 본사에 직접 찾아간 저희에게 직원은 ‘담당자를 불러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라’ 해놓고 경찰을 불렀습니다”고 성토했다. 이어 “본사 직원은 ‘그러니까 알바나 하지’라고 말했습니다. 본사직원의 대부분이 알바 출신이라는 맥도날드의 인식이 이 정도”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알바노조에서 부당해고 및 부당처우를 이유로 단행한 시위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근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는 이씨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퇴사 전 3개월 동안 평균 근무일이 주 1회도 되지 않았고, 잦은 일정 변경과 지각, 결근 등 불성실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진행된 지난 2월 5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이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기각됐다. 이에 대해 이씨는 “좁은 매니저실 문을 잠가놓고, 반말로 사직서를 내밀면서 ‘이거 써야 나간다’고 말했던 점장은 제가 먼저 사직을 요청했다고 한다”며 “학생들의 학업스케줄을 보장해주겠다고, 주 1∼2회 일을 하자고 합의한 일정을 매니저는 나보고 ‘주 1·2회밖에 일 안 하는 불성실한 근로자였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맥도날드는 알바노조에서 주장하는 꺾기에 대해 그간 고용노동부에서 수차례 현장 관리 감독을 실시했으나 위반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씨에 대해서도 “한 개인의 거짓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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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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