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드리운 박지만의 '수상한 그림자'

조응천은 왜 박지만에 줄 섰을까?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파문’에 대해 검찰이 모두 허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유독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민간인 신분인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그룹 회장이 청와대 문건을 지속적으로 전달받아왔다는 사실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청와대 주변에서 어떤 일을 꾸몄던 것일까? 박 회장의 수상한 그림자를 <일요시사>가 추적해봤다.

   
▲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박지만 EG회장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파문’에 대해 수사해온 검찰이 지난 5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이 내린 결론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이 ‘허위’라는 것이다. 검찰은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불리는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나 청와대 비서진을 지칭하는 ‘십상시’의 실체는 없다고 결론 냈다. 또 검찰은 박지만 EG 회장에 대한 미행설도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지만 봐주기
검찰의 코미디

반면 검찰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박관천 경정과 공모해 정윤회 문건 등 청와대에서 생산·보관된 대통령기록물을 무단 유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경정을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공용서류은닉, 무고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조응천 전 비서관을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런데 검찰의 이번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선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박 경정이 조 전 비서관 등의 지시에 따라 민간인 신분인 박 회장에게 청와대 문건을 총 17건이나 넘긴 사실이다. 이 가운데 공무상비밀에 해당하는 문건은 모두 10건으로 여기에는 민간기업 3곳과 관련된 첩보문건 4건이 포함돼 있었다. 

검찰은 박 회장이 박 경정으로부터 지난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시로 문건을 건네받거나 동향보고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민간인 신분인 박 회장이 현직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청와대 문건을 건네받아 보관해온 행위는 형법상 공용서류은닉죄에 해당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자신의 미행설을 지인으로부터 듣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사실을 확인했던 것도 수사결과 드러났다.


관리자가 관리대상에게 비선 보고
청와대 내부 사정 밝은데 왜?

취임 초부터 친인척 비리근절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던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동생인 박 회장에 대해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이번 검찰 수사결과를 보면 박 회장이 청와대 주변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특히 박 회장에게 문건을 건네라고 지시한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서 원래는 박 회장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조 전 비서관이 오히려 청와대 내부문건을 수차례 박 회장에게 보고 하는 등 비선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의 친인척 관리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당시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이 박 회장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문건들은 내용이 심상치 않은 것들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피보다 진한 물
박지만 완패

문건에는 무역업체 대표인 기업인 P씨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약점을 잡은 뒤 청탁에 불응 시 녹음파일을 이용해 협박한다는 내용, L씨가 공천 및 공사수주 알선 명목으로 다수의 관계자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거나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기관 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다는 내용, O씨가 부인 명의로 토지취득, 차명주식 취득 등 탈세의혹이 있고 공사수주 대가로 개발회사 회장에게 수억원을 건네거나 조세포탈로 수십억원을 추징당한 전력이 있다는 내용, 레저업체 모 대표가 다수의 여성과 사실혼 관계이고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과 동거하는 등 성생활이 문란하다는 내용, 모 호텔 회장이 환각제를 복용한 상태에서 집무실에서 여직원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 밖에도 ‘정윤회를 만나려면 현금 7억원 정도 들고 가야 한다’ ‘중국인 재력가 S씨가 서향희 변호사와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다’ ‘누군가 서 변호사와 친분을 이용해 채용되려 한다’는 등 박지만 회장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와 관련된 보고도 담겨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해당 문건의 신빙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그저 정보보고 실적을 올리기 위해 풍설을 부풀려 꾸며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박 회장에게 보고된 청와대 문건에는 민간기업 관련 첩보와 불륜 등 사생활 관련 내용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청와대에 의한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검찰은 박 회장이 유출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고 소극적으로 보고를 받기만 했다는 박 회장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박 회장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한편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보고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이 문고리 3인방을 견제하기 위해 박 회장을 끌어들여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결국 박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청와대 내부의 권력암투에 개입한 것이 된다. 박 대통령이 물리적으로는 박 회장을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했었는지는 몰라도 사실 박 회장은 멀리서도 청와대에 ‘수상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할 때부터 “박근혜정부는 동생들(박지만, 박근령)만 사고 안 치면 성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박 대통령에 두 동생은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었다.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박 대통령의 임기 동안 동생들이 해외라도 나가주면 좋겠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왔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두 동생에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두 동생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박지만 라인’ 인사들이 낙하산을 타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박 회장에게 문건을 전달했던 조 전 비서관 역시 정치권에서는 박지만 라인으로 분류한다.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친분관계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조 전 비서관은 검사시절 박 회장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한 인연이 있다.

어찌 보면 악연임에도 박 회장은 당시 조 전 비서관의 강직한 성품에 반해 이후에도 계속 인연을 맺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박 회장과 육사 동기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백기승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박지만 라인으로 분류되지만 박근혜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1년여 만에 박지만 라인으로 분류된 인사들은 대거 옷을 벗거나 한직으로 물러났다. 따라서 실제로 정윤회씨와 박 회장이 청와대 주변에서 권력암투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박 회장은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한 측근에게 “피보다 진한 물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인사 문제만 놓고 본다면 박 회장은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확실히 완패한 모양새다.

박지만 라인
정윤회 라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사정에 밝은 조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 수시로 정보를 넘기며 줄을 대려 했던 것만 봐도 박 회장이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대통령의 친인척이기 때문에 조 전 비서관이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 동생들의 상황 인식 역시 박 대통령의 기대와는 매우 다르다. 박 대통령의 또 다른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박지만 회장이 국정개입을 했다고 해도)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주변에서 걱정하는 것들을 대통령께 전달할 수도 있고 좋은 분이 있으면 천거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친누나가 대통령인데 ‘나는 사고 칠까 봐 아무 것도 안하고 내 사업만 할 거야’ 이런다면 오히려 그게 정상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생각 역시 박 이사장과 대동소이할 것이란 지적이다.

박지만 라인 수상한 퇴진 재조명
정말 청와대에 얼씬 못했을까?

일각에선 박 회장이 청와대와 거리를 두려 해도 박 회장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가 박 회장의 국정개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 변호사는 법조계에 들어오자마자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대학시절부터 성공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동기들 사이에서 알려져 있었다. 그런 서 변호사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박 회장의 국정개입을 적극 부추겼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서 변호사는 박 회장과 결혼 후 각종 기업의 감사, 사외이사, 고문 등을 맡으면서 ‘박근혜 후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친인척 비리
결국 재발?

정치권에서는 심지어 ‘만사올통(모든 일이 올케를 통하면 이루어진다)’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였다. 일부 친박계에서도 박 회장보다 서 변호사가 더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계했었다. 실제로 청와대에서 유출된 후 <세계일보>가 지난해 5월8일 입수한 총 128쪽 분량의 문건들에는 서 변호사와 관련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박 회장이 청와대 주변에 얼씬도 못 하게 했다고 자부하지만 결국 검찰 수사결과를 보면 박 회장이 대통령도 모르게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이라며 “역대 정부가 모두 친인척 비리로 레임덕을 겪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친인척 관리 방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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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