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부실공사 떠넘기기 실태

주민 안전 나몰라 하는데 명품아파트?

[일요시사 경제팀] 한종해 기자 = 현대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힐스테이트가 시끄럽다. 명백한 불법인 전실을 제공한다고 허위 분양 광고를 낸 데 이어, 입주 2년 만에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만한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 명품아파트를 표방하는 현대건설의 무책임한 행동에 주민들의 불안은 깊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7년 30여년을 사용해 온 ‘현대아파트’ 간판 대신 새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들고 나왔다. 힐스테이트의 첫 작품은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파주힐스테이트1차’였다. 그해 5월 분양 당시 어려운 분양여건 가운데서도 일부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명품아파트답게 파주힐스테이트1차는 분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행사인 기창플러스가 3만3000여m²을 기부채납해 만들어진 당동 근린공원은 마치 숲속에 있는 아파트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조경시설을 잘 갖췄다. 단지에서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등산로와 산책로는 물론, 주차공간을 100% 지하화해 단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단지 안에 문고와 실내 골프연습장, 헬스장, 회의실 등 커뮤니티시설도 갖췄다.

인기 아파트
끔찍한 속사정

현재 신축 아파트에는 대부분 적용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출동경비 시스템과 단지 내 차량출입통제 시스템도 적용됐다. 주방 천장에는 인공지능센서를 달아 실내 쾌적도를 유지시켜 주고 디지털 실별 온도제어 시스템이 설치됐다.

문제는 2010년 입주 후에 발생했다. 입주 후 2년차 초기시점부터 4년차 시점까지 발코니 샤시에 아주 미세한 점이 생기기 시작해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넓어졌다. 백화 현상이 발생했고 일부 세대에서는 크랙 깨짐 현상도 나타났다.


백화현상은 샤시에 있는 유리사이의 공기 건조층이 훼손되면 발생한다. 시공상 마감처리 불량으로 인한 하자라는 얘기다. 일반적인 샤시에는 복층유리가 사용되는 데, 판유리 두 개 사이에 습기 흡수제 역할을 하는 ‘스페이서-간봉’이라는 물질이 충진되어 있는 구조다. 스페이서-간봉은 제작 당시 유입된 공기의 습기를 제거하고 유리사이의 온도 완충역할을 한다.
 

백화현상은 원인제거를 해도 소용이 없고 샤시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비용은 샤시 유리 사이즈와 층고에 따라 다른데 고층의 경우 사다리차를 동원해야해 1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나올 수 있다.

파주힐스테이트1차는 피해 사례 접수에 나섰다. 지난 3월 기준, 총 631세대 중 관리사무소에 발코니 샤시 하자 자진신고를 한 세대는 42세대. 15%가 넘는 수치다. 입주민 70%가 세입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발코니 샤시 하자가 발생한 세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주민들은 관리사무소를 통해 현대건설 측에 AS를 요청했다. 현대건설은 거절했다.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 CS센터 강북사무소장이 파주힐스테이트1차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보낸 ‘유리 하자 보수 요청에 대한 회신’ 공문에서 현대건설은 “세대 외부샤시는 본 공사 당시 시행사인 기층플러스(주)에서 시공한 사항으로 현대건설 시공과는 무관하다”며 “아울러 공용부 복층유리 하자는 하자보수 책임기간이 경과했다”고 답변했다.

10년 보증 샤시 두고
2년 보증 선택, 왜?

주민들은 반발했다. 아파트 분양계약 당시 현대건설 모델하우스 분양사무실에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브랜드 로고가 찍힌 옵션 샤시 계약서를 작성했고, 옵션에 따른 추가 납입 대금 또한 현대건설 명의의 계좌로 납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요시사>가 입수한 당시 파주힐스테이트1차의 분양계약서와 옵션계약서의 외관은 같았으며 예금주 명 또한 현대건설로 동일했다. 옵션 계약을 체결한 주민들이 받은 ‘옵션금 납부 안내문’에도 보낸 이는 ‘현대건설주식회사’로 명시되어 있었으며 발코니 옵션금과 마감재 옵션금 모두 현대건설의 국민은행 계좌로 납입할 것을 안내하고 있었다.
 


하자 보수 책임기간에 대한 불만도 있다. 현대건설이 명품아파트를 자처했다면 품질보증이 2년밖에 안되는 H사의 샤시를 선택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 파주힐스테이트1차 발코니 옵션 시공에 씌인 샤시는 H사의 샤시로 무상 AS기간은 2년에 불과하다. 반면 L사의 샤시는 최장 10년의 품질보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샤시 업계 구조상 우리나라 샤시의 대표적 생산자인 L, K, H사는 합성 수지 바만 제작해서 판매하고 대리점에서 부자재 및 보강재를 이용해서 조립 후 시공사에서 시공을 담당한다. AS는 제품 자체 하자만 생산자가 책임지고 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공·조립상 하자는 각 대리점과 샤시 시공사에서 책임을 진다.

주민들은 “현대건설은 아파트 분양자에게 분양금과 별도로 옵션 계약에 의해 1500만원이 넘는 고액의 발코니 샤시 시공비용을 받고 시공하였고, 평소 광고처럼 항상 명품아파트를 자처한다면 상품광고나 사용만족도 등을 통해 대중에게 품질이 우수하고 대중 인지도가 높은 L사의 샤시 시공을 해야했다”며 “H사의 샤시를 선택해 하자를 발생하게 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으며 AS 책임문제에 대해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시행사에 고묘하게 책임을 떠 넘기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불법 전실 제공한다고 허위 광고
공정위 시정명령에 “책임 없다” 버티기

주민들은 또 “샤시 품질보증기간 2년은 제품 자체에 대한 문제가 있을 때 해당되는 것으로 시공상문제는 AS가 아닌 ‘리콜’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옵션 계약인 발코니 시공은 기창플러스에서 선정한 시행사 리앤미알파에서 담당한 것으로 현대건설은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며 “현대건설도 하자 보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주민들의 하자 보수 요구를 받고 시행사인 기창플러스와 리앤미알파에 회사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하자 보수 요청을 했는데 각사가 자금 사정과 품질보증기간 경과를 이유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옵션계약에서 현대건설 명의로 대금 납입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세대 별로 옵션 계약기간이 제각각이고 계좌도 다양해 편의상 현대건설이 납입을 받아 시공 완료 후 정상적으로 기창플러스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발코니 하자 AS의 책임을 현대건설이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또 있다. 소비자보호원의 조정결정 때문이다. 파주힐스테이트1차 입주민 일부는 지난 2012년 10월, 소보원에 현대건설의 허위 분양광고에 따른 손해배상에 대한 분쟁신청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건설에 내린 시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2년 만에 샤시 백화·깨짐
피해 보상 ‘모르쇠’ 일관

현대건설은 파주힐스테이트1차를 분양하면서 아파트 전실이 공용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견본주택의 전실에 빌트인 가구를 설치, 전용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를 해 지난 2010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해당 사실을 파주 힐스테이트 1차 정문 게시판에 공표할 것을 주문받았다.

현대건설은 2007년 4월27일부터 2009년 11월6일까지 인터넷 분양홈페이지 e-카탈로그를 통해 파주힐스테이트1차 아파트를 분양과고 하면서 ‘단위세대 전실 설치’의 제목 아래 ‘전세대 전실 설치, 공용공간과의 완충 및 수납공간 형성 가능’이라고 표현해 광고했다.
 


2007년 4월27일부터 2007년 10월23일까지는 견본주택에 평형별로 5.1∼7.0m² 넓이의 전실을 설치하고 내부에 수납가구를 배치해 전시했으며 2008년 10월7일부터 2008년 10월20일까지는 ‘무상 및 유상 옵션 서비스’ 행사를 실시하면서 전실입구에 인터폰을 설치해 수분양자들에게 전시했다.

전실은 명백한 불법이다. 국토해양부가 제정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단독주택과 달리 주거전용면적 부분과 주거공용면적 부분, 기타 공용면적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복도에 해당되는 전실은 주거공용면적으로 특정세대가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다.

특히 전실 입구에 출입문을 설치하는 등의 구조변경은 국토해양부가 제정한 ‘공동주택의 발코니 및 구조변경 업무처리 지침’에 의해 금지되는 행위이며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도 피난시설에 해당되는 전실을 폐쇄·훼손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위법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광고 속 전실에 수납장을 배치한 것은 공간활용의 예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므로 전실을 배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오해를 유발할 수 없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조치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시정조치취소 소송
현대건설 ‘패’

서울고법 행정6부(부장판사 임종헌)는 공정위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카달로그 광고가 아파트 주요 수요층인 장년층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없고, 실제로 입주자들은 광고와 달리 해당 전실을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춰볼 때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을 지나치게 불이익한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파주힐스테이츠1차 안내게시판에 공표해야 했다.

지난 2011년 10월4일부터 7일간 김창희 당시 현대건설 대표이사 명의로 공표한 안내문에는 “저희 회사는 2007년 4월24일부터 2009년 11월6일까지 분양 홈페이지 e-카탈로그 견본 주택 등을 통해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리 935번지 소재(파주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분양광고 하면서 주거용면적 부분인 전실을 개별세대가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허위·과장의 광고행위를 하여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주민들은 현대건설에 손해배상을 촉구했다. 현대건설의 전실에 대한 허위·과장광고로 인해 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이렇다.

먼저 전실 사용이 가능한줄 알았던 입주민 일부는 이미 현관문을 따로 설치해 전실을 전용공간으로 사용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관계 당국에서 조사를 나올 경우 꼼짝없이 벌금을 물어야 할 판이다. 또한 전실을 사용하지 못한 세대들은 전실을 사용하고 있는 세대와 집 면적이 최대 3평가량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같은 분양금을 내고 입주했다.

이에 주민들은 소보원에 분쟁 조정신청을 냈다. 현대건설은 분양을 담당했던 시행사 기창플러스에 그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소보원은 현대건설 측에 “세대당 70만∼260만원을 배상하라”고 조정결정을 내렸다.

소보원은 ▲파주힐스테이프1차 아파트 공급계약서상 아파트의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은 모두 현대건설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되어 있는 점 ▲분양과정에서 현대건설의 이미지 광고와 상호가 사용된 점 ▲분양자들이 현대건설의 브랜드 가치를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한 점 등을 토대로 “현대건설은 기창플러스와 함께 아파트의 사실상 공동사업주체로서 이해관계를 같이 하면서 아파트를 신축했다고 볼 수 있다”며 “현대건설에게도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분양인들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보원 손배 결정
현대건설 ‘무시’

현대건설은 소보원의 조정결정을 따르지 않았다.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다르게 소보원의 결정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민들과 현대건설은 손해배상을 주제로 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으로 재판부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오랜 전 일이라 잘 모르겠다”는 무성의한 답변을 내놨다.

 

<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대엔지니어링 석수서 굴욕
‘엠코타운→힐스테이트’ 이름 바꿨지만 청약 미달

지난 9월부터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서 굴욕을 당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초 브랜드 사용 조건이 맞지 않아 해당 아파트는 ‘석수 엠코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모집공고를 냈다. 단일 사업장 규모가 300가구 미만이고, 공사금액도 500억원이 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거듭된 요구로 ‘석수 엠코타운’은 ‘힐스테이트 석수’로 간판을 바꿔달고 청약에 나섰다.

결과는 참패. 지난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4∼25일 힐스테이트 석수 1∼3 순위 청약 결과, 112가구 모집에 105명이 청약을 접수해 0.93대 1로 마감했다.

총 6개 주택형 중 84m²B∼84m²F까지 5개 주택형은 간신히 턱걸이 했지만 84m²A 주택형은 55가구 모집에 40명만 청약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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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