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한주의 국감스타

부실·막장국감 논란 속 정책국감 이끈 4인방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무려 151일 간이나 공전하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2014년 정기 국정감사가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국정감사장에서도 ‘막말’ ‘당쟁’ ‘자료인용 오류’ 등 고질적인 병폐는 반복됐지만 개중에는 송곳 같은 질의로 눈길을 끈 의원들도 있다. <일요시사>가 한 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국토교통위원회)
"현대로템, 코레일 열차 15년간 독점 공급"

지난 15년간 코레일 열차의 대부분을 현대로템이 독점 공급하고 있어 경쟁입찰을 통해 단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코레일이 도입한 전기동차 1398량을 전량 공급했다. 계약금액은 약 1조4000억원이다. 1398량 가운데 현대로템이 다른 업체와 경쟁을 통해 계약을 딴 것은 152량(약 10.8%)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1990년대까지는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 등 3개 업체가 경쟁해 가격이 안정됐지만 1999년 이들 업체가 합쳐져 현대로템이 출현한 이후 장기간 독점이 이어져 왔다고 비판했다. 현행 입찰방법은 국제입찰로 정해져 있으나 실제로 외국기업이 참여한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열차도 현대로템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서울시는 열차 881량 가운데 756량(약 86%)을 현대로템에서 구입했다. 인천시와 부산시는 각각 74량, 178량을 모두 현대로템에서 들여왔다.

이 의원은 “코레일은 원가 절감뿐 아니라 현대로템의 잦은 부품 하자 등을 고려해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경쟁입찰을 적극적으로 검토·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노후 차량을 교체하기 위해 국제입찰을 검토 중인데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분석 결과 경쟁입찰로 2020년까지 161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수출입은행 대출 대기업 편중, 중소는 외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지난 23일 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정책금융인 수출입은행의 대기업 편중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금 상위 10% 기업 270곳이 받은 지원금은 57조6236억원으로 수출입은행 전체 지원금 75조7687억원의 76.05%를 차지했다. 반면 지원금 하위 50% 기업 1364곳이 받은 지원금은 전체 지원금의 3% 수준인 2조2985억원에 불과했다.

지원 규모별로는 상위 10% 기업은 2000억원 이상 고액을 지원받았지만 나머지 90% 기업은 300억원 이하 소액을 지원받았다. 김 의원은 “고액대출이 가능한 소수 대기업이 수출입은행 여신의 대부분을 가져갔지만 나머지 중소·중견기업들은 소규모 자금만 지원받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그간 수출입은행이 중소·중견기업 대출비중이 45%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자료를 보면 중소·중견기업이 지원액을 절반을 가져간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원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의원은 “수출을 위한 자금이 급한 쪽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라며 “안전성과 실적만 따져 소수의 대기업에 지원액을 몰아주기보다는 자금이 목마른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열배관 시설 사고 '시험성적서 위조' 때문"


지난 2007년부터 고양, 분당, 강남지역에서 발생한 열배관시설 사고가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보온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열배관 수명을 예측하기 위해 독일지역난방연구소와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그 결과 열배관 공급관의 수명은 40년, 회수관의 수명은 50년으로 각각 분석됐다.

용역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전체 3624㎞ 열배관 시설 중 14%인 504km는 앞으로 20년은 더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역난방공사는 난방 및 온수 공급용 열배관의 보수 및 교체 등으로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09억원을 지출했으며 연평균 71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총 19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열배관 자체시설 사고는 무려 15건을 차지하고 있다. 원인은 1997년 이전에 설치된 배관 중 배관 연결부 보온자재의 방수성능이 미흡해 외부 침투수가 유입되면서 구간 부식이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지난 1997년 이전에 설치된 보온자재 시험성적서가 위조됐기 때문으로 올해 초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글로벌 시장서 국산 소프트웨어 고작 2%"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 방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차지하는 순수 국내 기술의 SW 비중이 극히 적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란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지난 23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300조에 이르는 전 세계 SW 시장에서 순수 국산 SW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서비스를 통한 초고속인터넷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지만 네트워크망만 발전했지 실제 쓰이는 SW나 운영체제(OS) 등은 모두 외산 일색이란 것이다. 정부가 매년 SW 산업 육성책을 내놓곤 있지만 실효성 없는 전시성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 의원은 꼬집었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올 7월까지 수출액 및 고용수 확장, SW시범학교 운영 등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우 의원은 “그간 정부가 내놓은 SW산업 육성 전략 자체가 관련 산업 인력에 대한 추가공급에 초점이 맞춰진 공급자 중심이다 보니 실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SW산업 특성상 통계와 같은 데이터가 상당히 중요한데 이런 부분은 고려하지 않은 채 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전략이 실질적인 산업육성으로 이어지지 못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가 가진 초고속 ICT망 기술력에 모바일 단말기 OS까지 국산화가 이뤄졌을 때 진정한 ICT 창조 강국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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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