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잠적 40일 긴급인터뷰> 이애란 탈북여성 1호 박사

"김정은, 이미 실각했을 가능성 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4일 북한 권력순위 2, 3, 4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우리나라를 깜짝 방문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뒷말이 무성했던 상황이라 그들의 방한은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연 북한 3인방 방한의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벌써 40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 내 절대권력인 김정은의 신상은 우리나라의 안보와도 직결된 민감한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이미 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쳐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애란 탈북여성 1호 박사다. 이 박사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이른바 북한 3인방이 방한한 것은 ‘무엇인가 중요한 협상을 하러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연 파격적인 추측의 근거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이애란 박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이 박사와의 일문일답.

- 지난 4일 북한 3인방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깜짝 참석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이 뭐라고 보나?
▲ 처음에 그 3명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딱 들었을 때는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나) 항복하러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뭔가 중요한 협상을 하러 온 것 같기는 하다.

-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하는데 진정성이 있다고 보나?
▲ 북한이 원하는 남북관계는 햇볕정책, 평화번영정책 때와 같은 남북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때는 북한이 ‘금 나와라 뚝딱’하면 나올 정도로 남한이 굴종적인 대북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그런 남북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후 사실 북한 통일전선사업부의 목표는 남북관계 경색이었다. 보수정권이 집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 김정은이 한 달 넘게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박사께서는 김정은이 이미 실각했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하셨다.
▲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현재 북한 내부에서의 이권싸움이 심각한 상황이다. 장성택도 이권싸움의 희생양이었다. 2인자인 장성택도 하루아침에 떨어져 나갈 정도라면 이권싸움의 심각성을 익히 알 수 있다. 이런 북한 내부의 이권다툼에 김정은이 휘말려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겉으로는 김정은이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해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일 수도 있다. 가설이지만 만약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황병서에 의해서 일어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근거가 무엇인가?
▲ 확신을 가지게 된 근거는 이번에 3인방이 와서 회담장에서 보여줬던 행동들이다. 뉴스를 통해 유심히 봤는데 최룡해와 김양건이 황병서를 대하는 모습이 이전과는 달랐다. 북한 특유의 권력자에게 복종하는 모습이 있는데, 두 사람이 황병서를 대하는 모습이 그것과 같았다. 별로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데 ‘황병서 총정치국장께서 직접 오셨다, 직접 승인하셨다’라는 말을 너무 자주 반복했다. 그들이 남한에 올 때 행동 하나 하나를 미리 계산하고 왔을 텐데 황병서가 북한을 총괄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조국통일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서 이들이 통일을 놓고 뭔가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김정은이 행방을 감춰서) 전 세계 언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김정은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무엇인가 문제가 생긴 거다.


- 그렇다면 현재 북한의 실권을 황병서가 갖고 있다고 보나?
▲ 저는 왜 이번 방문에 세 사람이 같이 왔을까 생각해봤다. 북한 사람들에게 황병서는 사실 ‘듣보잡(인지도가 떨어지는 사람)’이다. 조직지도부에 오래 있었지만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직책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황병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반면 최룡해는 북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사람이다. 북한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결국 최룡해의 인지도를 이용해 황병서를 띄우기 위해 같이 왔다고 생각한다. 통일전선부장인 김양건이는 그냥 한국에 줄을 놔야 하기 때문에 같이 온 거고.

- 이들이 방문하면서 김정은의 전용기를 이용했는데, 김정은의 전용기를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들었다.
▲ 맞다. 그리고 평소 같으면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배려로 전용기까지 내주면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는 등의 방식으로 김정은의 업적을 강조해서 말해야 북한식이다. 그런데 이번 방문에선 그런 말이 전혀 없었다. 친서도 없었고 선수단을 만나서도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기존 북한식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저는 이들 일행이 김정은을 지우려 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조선신보> 등에서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나오긴 했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들이 남한과 중대한 협상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다.

"황병서가 실권 잡은 듯, 방한 내내 황병서 강조"
"과도한 김일성 따라하기로 건강 해쳤을 것"


-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했다면 우리보다 평소 친밀했던 중국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닌가?
▲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중국에 붙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중국에 붙으면 북한 체제의 정당성이 없어져서 그날로 북한은 무너지게 된다. 북한은 일제강점기 시절 악행에 대한 교육을 매우 엄격하게 시킨다.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크다. 남한도 지금 미제 식민지라고 해서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주체사상을 교육받은 북한이 중국에 가서 붙는다? 그럼 당장 북한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북한 사회를 큰 동요 없이 유지시키려면 통일을 전제로 남한과 협상을 벌이는 방법밖에 없다.
 

- 이미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북한에서 김정은을 제거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 과거 김일성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조선 국민들의 문맹률이 85% 이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일성이 집권했고 지주들의 땅을 빼앗아서 나눠주고 소련의 도움을 받아서 경제적 상황도 좋았다. 그래서 우상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선전만 계속한다고 좋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김일성 우상화와 김정은 우상화의 차이는 분명하다. 아무리 우상화 작업을 해도 현재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에서 북한이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살았든지 죽었든지 김정은은 더 이상 실권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자취를 감춘 이유가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과도한 치즈 섭취로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는데.
▲ 치즈를 과도하게 섭취한 것도 건강이 나빠진 한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절대권력자였던 할아버지 김일성을 흉내 내기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우는 호르몬주사를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몸의 밸런스를 깨버린 것 같다.

- 아무리 김일성 따라 하기라고 해도 지나치게 살이 찐 모습은 북한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올 수도 있지 않나?
▲ 북한에서도 너무 살이 찐 사람은 싫어한다. 하지만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세습을 하기 위한 명분이 너무 없으니까 그런 짓이라도 한 것이다. 김일성을 닮아야 선전하기가 쉽다 보니까 무리를 해서라도 김일성 따라 하기를 한 것이다. 일종의 코미디라고 본다.

- 북한 3인방을 호위한 경호원도 화제가 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이 황병서 일행을 경호하는 동시에 황병서 일행이 탈북망명 시도를 할 경우 처리하기 위해 보내진 감시역이라고 분석했다.
▲ 그건 언론에서 너무 과도하게 해석한 것 같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최룡해나 김양건도 처리해야 하는데 경호가 황병서에게만 집중된 느낌이었다. 내가 보기엔 경호원도 황병서를 띄우기 위한 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 같다.


- 북한 3인방의 방문이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의 결실이라고 보나?
▲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의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 그냥 우연히 생긴 일이다. 북한의 상황과 아시안게임 폐막식이라는 기회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물론 박근혜정부가 북한과의 원칙 있는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 애쓴 측면도 있다. 그런 것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나는 남북관계에서는 성과를 내려고 조급해하는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본다. 차라리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당장 남북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아무것도 없다. 무조건 5·24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용서도 사과를 받고 해야지 그냥 하는 것을 굴종일 뿐이다. 남녀 관계도 한 쪽이 너무 매달리면 잘 안 된다.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밀당을 할 줄 모르는 것 같다.

- 너무 대결주의적인 시각은 아닌가?
▲ 남한에 와서 놀란 것이 내가 북한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나를 위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남한 내에 북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일각에선 나를 극우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동안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이다. 극우라는 비판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이 나를 비판한다고 해서 북한의 실상을 미화해서 이야기 할 수는 없지 않나?

<대담 = 김명일 기자>

 

<이애란 박사 프로필>

▲ 탈북여성 1호 박사(이화여대 식품영양학 박사)
▲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서울전문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과 교수
▲ 하나여성회 대표
▲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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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