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잠적 40일 긴급인터뷰> 이애란 탈북여성 1호 박사

"김정은, 이미 실각했을 가능성 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4일 북한 권력순위 2, 3, 4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우리나라를 깜짝 방문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뒷말이 무성했던 상황이라 그들의 방한은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연 북한 3인방 방한의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벌써 40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 내 절대권력인 김정은의 신상은 우리나라의 안보와도 직결된 민감한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이미 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쳐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애란 탈북여성 1호 박사다. 이 박사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이른바 북한 3인방이 방한한 것은 ‘무엇인가 중요한 협상을 하러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연 파격적인 추측의 근거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이애란 박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이 박사와의 일문일답.

- 지난 4일 북한 3인방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깜짝 참석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이 뭐라고 보나?
▲ 처음에 그 3명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딱 들었을 때는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나) 항복하러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뭔가 중요한 협상을 하러 온 것 같기는 하다.

-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하는데 진정성이 있다고 보나?
▲ 북한이 원하는 남북관계는 햇볕정책, 평화번영정책 때와 같은 남북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때는 북한이 ‘금 나와라 뚝딱’하면 나올 정도로 남한이 굴종적인 대북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그런 남북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후 사실 북한 통일전선사업부의 목표는 남북관계 경색이었다. 보수정권이 집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 김정은이 한 달 넘게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박사께서는 김정은이 이미 실각했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하셨다.
▲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현재 북한 내부에서의 이권싸움이 심각한 상황이다. 장성택도 이권싸움의 희생양이었다. 2인자인 장성택도 하루아침에 떨어져 나갈 정도라면 이권싸움의 심각성을 익히 알 수 있다. 이런 북한 내부의 이권다툼에 김정은이 휘말려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겉으로는 김정은이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해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일 수도 있다. 가설이지만 만약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황병서에 의해서 일어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근거가 무엇인가?
▲ 확신을 가지게 된 근거는 이번에 3인방이 와서 회담장에서 보여줬던 행동들이다. 뉴스를 통해 유심히 봤는데 최룡해와 김양건이 황병서를 대하는 모습이 이전과는 달랐다. 북한 특유의 권력자에게 복종하는 모습이 있는데, 두 사람이 황병서를 대하는 모습이 그것과 같았다. 별로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데 ‘황병서 총정치국장께서 직접 오셨다, 직접 승인하셨다’라는 말을 너무 자주 반복했다. 그들이 남한에 올 때 행동 하나 하나를 미리 계산하고 왔을 텐데 황병서가 북한을 총괄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조국통일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서 이들이 통일을 놓고 뭔가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김정은이 행방을 감춰서) 전 세계 언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김정은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무엇인가 문제가 생긴 거다.


- 그렇다면 현재 북한의 실권을 황병서가 갖고 있다고 보나?
▲ 저는 왜 이번 방문에 세 사람이 같이 왔을까 생각해봤다. 북한 사람들에게 황병서는 사실 ‘듣보잡(인지도가 떨어지는 사람)’이다. 조직지도부에 오래 있었지만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직책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황병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반면 최룡해는 북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사람이다. 북한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결국 최룡해의 인지도를 이용해 황병서를 띄우기 위해 같이 왔다고 생각한다. 통일전선부장인 김양건이는 그냥 한국에 줄을 놔야 하기 때문에 같이 온 거고.

- 이들이 방문하면서 김정은의 전용기를 이용했는데, 김정은의 전용기를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들었다.
▲ 맞다. 그리고 평소 같으면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배려로 전용기까지 내주면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는 등의 방식으로 김정은의 업적을 강조해서 말해야 북한식이다. 그런데 이번 방문에선 그런 말이 전혀 없었다. 친서도 없었고 선수단을 만나서도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기존 북한식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저는 이들 일행이 김정은을 지우려 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조선신보> 등에서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나오긴 했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들이 남한과 중대한 협상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다.

"황병서가 실권 잡은 듯, 방한 내내 황병서 강조"
"과도한 김일성 따라하기로 건강 해쳤을 것"


-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했다면 우리보다 평소 친밀했던 중국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닌가?
▲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중국에 붙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중국에 붙으면 북한 체제의 정당성이 없어져서 그날로 북한은 무너지게 된다. 북한은 일제강점기 시절 악행에 대한 교육을 매우 엄격하게 시킨다.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크다. 남한도 지금 미제 식민지라고 해서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주체사상을 교육받은 북한이 중국에 가서 붙는다? 그럼 당장 북한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북한 사회를 큰 동요 없이 유지시키려면 통일을 전제로 남한과 협상을 벌이는 방법밖에 없다.
 

- 이미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북한에서 김정은을 제거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 과거 김일성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조선 국민들의 문맹률이 85% 이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일성이 집권했고 지주들의 땅을 빼앗아서 나눠주고 소련의 도움을 받아서 경제적 상황도 좋았다. 그래서 우상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선전만 계속한다고 좋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김일성 우상화와 김정은 우상화의 차이는 분명하다. 아무리 우상화 작업을 해도 현재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에서 북한이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살았든지 죽었든지 김정은은 더 이상 실권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자취를 감춘 이유가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과도한 치즈 섭취로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는데.
▲ 치즈를 과도하게 섭취한 것도 건강이 나빠진 한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절대권력자였던 할아버지 김일성을 흉내 내기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우는 호르몬주사를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몸의 밸런스를 깨버린 것 같다.

- 아무리 김일성 따라 하기라고 해도 지나치게 살이 찐 모습은 북한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올 수도 있지 않나?
▲ 북한에서도 너무 살이 찐 사람은 싫어한다. 하지만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세습을 하기 위한 명분이 너무 없으니까 그런 짓이라도 한 것이다. 김일성을 닮아야 선전하기가 쉽다 보니까 무리를 해서라도 김일성 따라 하기를 한 것이다. 일종의 코미디라고 본다.

- 북한 3인방을 호위한 경호원도 화제가 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이 황병서 일행을 경호하는 동시에 황병서 일행이 탈북망명 시도를 할 경우 처리하기 위해 보내진 감시역이라고 분석했다.
▲ 그건 언론에서 너무 과도하게 해석한 것 같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최룡해나 김양건도 처리해야 하는데 경호가 황병서에게만 집중된 느낌이었다. 내가 보기엔 경호원도 황병서를 띄우기 위한 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 같다.


- 북한 3인방의 방문이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의 결실이라고 보나?
▲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의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 그냥 우연히 생긴 일이다. 북한의 상황과 아시안게임 폐막식이라는 기회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물론 박근혜정부가 북한과의 원칙 있는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 애쓴 측면도 있다. 그런 것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나는 남북관계에서는 성과를 내려고 조급해하는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본다. 차라리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당장 남북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아무것도 없다. 무조건 5·24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용서도 사과를 받고 해야지 그냥 하는 것을 굴종일 뿐이다. 남녀 관계도 한 쪽이 너무 매달리면 잘 안 된다.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밀당을 할 줄 모르는 것 같다.

- 너무 대결주의적인 시각은 아닌가?
▲ 남한에 와서 놀란 것이 내가 북한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나를 위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남한 내에 북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일각에선 나를 극우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동안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이다. 극우라는 비판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이 나를 비판한다고 해서 북한의 실상을 미화해서 이야기 할 수는 없지 않나?

<대담 = 김명일 기자>

 

<이애란 박사 프로필>

▲ 탈북여성 1호 박사(이화여대 식품영양학 박사)
▲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서울전문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과 교수
▲ 하나여성회 대표
▲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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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