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다른 김무성의 ‘일구이언 정치’ 속내

못 믿을 정치인의 말? ‘그때그때 달라요’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정치인의 말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핵심요소다. 거짓말이 많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믿을 수 없는 말이 ‘정치인의 말’이다.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거짓공약을 쏟아내고, 그에 현혹된 국민들은 가장 거짓말을 잘한 정치인을 찍는 것이 현실인 까닭이다. 대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로 이어진다. 선거가 없는 시기에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바꿔야 할 정치풍토지만, 지도자급 정치인마저 동조하고 있다면 요원한 일이다. 그런데 집권당의 수장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거짓말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전직 미국 CIA 거짓말 탐지 조사관 3인이 펴낸 <거짓말의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통상 하루 10번 이상의 거짓말을 한다. 심리학자들도 “거짓말을 하는 편이 이롭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나 거짓말을 하며, 난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쉽게 거짓말을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누구나 거짓말의 유혹에 빠질 수 있고, 실제로 거짓말을 많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인 거짓말
대부분 악의적

물론 거짓말에도 종류가 있어 모든 거짓말을 다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시한부 생명의 환자에게 하는 “괜찮아질 거예요”와 같은 거짓말은 ‘선의의 거짓말’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한 “젊어 보인다” 등의 ‘아부성 거짓말’도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거짓말을 하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거짓말을 문제 삼기는 힘들다.

문제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남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해 하는 ‘악의적 거짓말’이다. 악의적 거짓말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 저변에 목적과 결과를 위해서라면 과정과 절차는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정치인의 거짓말은 악의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가장 믿을 수 없는 말은 정치인의 말’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는 요즈음, 특히 거짓말로 도마 위에 자주 오르내리는 정치인은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우여곡절 끝에 집권당 대표에 선출된 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급부상한 김 대표는 과거에도 거짓말로 자주 구설에 올랐고, 현재까지도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대표의 거짓말 사례는 한 둘이 아니라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를 모아 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1> 김 대표는 수개월간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던 세월호특별법 논란과 관련해 지난 7월16일 여야 지도부 4자회동(김무성·이완구, 안철수·박영선)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은 받을 수 없고, 대신 야당에 특검 추천권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이후 침묵을 이어간 그는 지난 8월13일 여야 원내대표 간 1차 협상안을 야당이 파기하며 국회파행을 수습하기 위한 ‘김무성 역할론’이 커지자 “세월호법 협상은 원내대표의 권한이다. 내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야당 지도부의 전화도 피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며 유가족의 기대를 부풀려 놓고 말 바꾸기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책임을 지기는커녕 야당 전화도 받지 않으면서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집권당의 대표이자 정치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사례 2> 그는 철도 부품 제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9월3일 부결된 이후 ‘방탄국회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에서 우리 스스로 법이 바뀌기 전이라도 실천하겠다. 방탄국회는 없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한 것이다.

과거부터 반복된 거짓말 구설
일단 내뱉고 여차하면 뒤집기?

김 대표가 호언장담 한 만큼 당론으로 가결을 결정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그는 체포동의안 부결 다음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됨으로써 국민적 비난이 비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 비난을 달게 받겠다”는 사과로 슬쩍 넘어갔다.


<사례 3> 김 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지난 7월15일 오찬회동 직후 이뤄진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의 교육부장관 내정과 정성근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사퇴에 대해 당초 “몰랐다. 오찬 회동에서는 그런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에게 내각 인선을 귀띔조차 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하루 만에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황 장관 내정에 대한 말이 있었다. 정 전 후보자 사퇴도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과의 대화는 어떤 경우에라도 보안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있었던 일도 없다고 했다”고 거짓말을 실토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지난 2011년 1월에도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 및 개헌 논의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자 잇달아 거짓말을 쏟아냈다. 우선 회동이 사실로 밝혀지자 기자회견을 통해 “참석자들끼리 말을 않기로 해 약속을 지킨 것인데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개헌 논의가 있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또 다른 거짓말을 했다. 곧장 개헌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마저 드러나자 그는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그런(개헌)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회동 당시) 감기로 몸이 안 좋아서 화장실을 왔다 갔다 했고, 대통령이 평소 하던 이야기여서 기억을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과거부터 반복된
무대의 상습 거짓말

<사례 4> 김 대표는 박근혜정부 출범을 전후해 불거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하 NLL대화록) 불법 입수 의혹에 대해서도 수차례 말을 바꿨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그는 2012년 12월14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포기하려 했다”며 NLL대화록을 낭독했다. 당시 연설에서 밝힌 주요 내용은 추후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NLL대화록 원문과 토씨까지 똑같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해 6월26일 비공개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대선 당시 NLL대화록을 입수해 읽었다. 그걸 몇 페이지 읽다가 손이 떨려서 다 못 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5개월 뒤 검찰 조사에서는 “(대선) 당시 하루에도 수십 건의 보고서와 정보지가 들어왔다. ‘찌라시’ 형태로 NLL대화록 문건이 들어왔고, 그 내용이 정문헌 의원이 얘기한 것과 같아 연설에서 읽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찌라시에 의해 탄생된 찌라시정권”이라고 꼬집기도 했지만, 김 대표는 NLL대화록 불법 유출 혐의에 대해 지난 6월9일 새누리당 서상기·조원진·조명철·윤재옥 의원, 남재준 전 국정원장, 한기범 국정원 1차장, 권영세 주중대사 등과 함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대통령 위해 같은 사안 놓고 수차례 말 바꾸기도
상황 따라 바뀌는 거짓말…역사에선 거센 역풍

<사례 5> 김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정권옹호 방송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됐던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 무마 압력 의혹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 그는 2012년 11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김 사장 해임안 처리를 앞두고 방문진에 ‘김재철 구하기’ 압력을 가했다는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폭로가 나오자 “평상시 방문진 김충일 이사와 통화를 자주 하지만 김 사장 관련 통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이사는 한 언론을 통해 “(해임안 처리 직전) 김무성 대표와 하금열 대통령실장이 전화를 걸어와 김 사장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라고 실토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지만,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거듭 부인해 논란이 일었다.

<사례 6> 김 대표는 지역구인 부산에 해양수산부와 신공항을 유치하겠다는 공약과 관련해서도 말을 바꿨다. 지난 대선 당시 이를 강하게 주장했던 그는 지난해 4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직후 “해수부 부산 설치는 (대선) 표심을 얻기 위해 주장했던 것”이라며 “다시 만들어진 해수부가 제대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중앙부처가 있는 곳(세종시)에 있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신공항 유치와 관련해서는 지난 8월말 국토교통부가 “영남권 신공항 수요가 충분하다”는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공항 설립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그는 “정치권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며 당에 ‘신공항 입단속령’까지 내리며 입장을 바꿨다.

거짓말의 역풍
실수보다 위험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의 자리에서 사실상 쫓겨났다. 그가 물러나게 된 결정된 이유는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하려다 들킨 것 때문이 아니라, 혐의에 대한 전면 부인 속 사건 은폐 시도에 관여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구한말 나라를 망국으로 몰고 간 중대한 이유 중 하나로 ‘거짓’을 꼽으며 “거짓이 협잡을 낳고 협잡이 불신을 낳고 불신에서 모든 불행이 생긴다. 죽는 한이 있어도 거짓말을 말라. 심지어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말라. 꿈에라도 거짓말을 했거든 깊이 뉘우쳐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정치인에게 실수보다 더 위험한 것은 거짓말이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교훈을 주는 사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는 의미다. 김 대표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속칭 ‘구라 무대(무성대장)’란 정치권 일각의 비아냥에 대해 김 대표가 한 번 쯤은 되돌아볼 시점이 지금인 듯싶다.

 

<carpediem@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