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박근혜 제부’ 공화당 신동욱 총재

“실험단식 해보니 유민아빠는 거짓 단식한 것”

[일요시사 =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로 잘 알려져 있는 공화당 신동욱 총재가 ‘실험단식’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를 응원하는 지지자들도 있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조롱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그가 실험단식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공화당 신동욱 총재가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겠다며 실험단식을 시작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터뷰 당시 신 총재는 벌써 실험단식 22일 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신 총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로도 잘 알려진 인물. 그는 지난 2008년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결혼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신 총재는 다소 불편한 사이다. 신 총재는 육영재단 운영권을 놓고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1년6개월 동안이나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출소 후 조용한 생활을 이어오던 그가 갑자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화당을 부활시키고 실험단식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그 이유를 들어보기 위해 신 총재를 직접 만났다.

다음은 신 총재와의 일문일답.


- 실험단식이 20일을 넘겼다. 실험단식을 해보니 어땠나?
▲ 물과 소금만으로 진행하는 실험단식은 17일 차에 종료했다. 단식을 직접 해보니 저혈압, 저혈당 증상이 너무나 심했다. 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어지러움 증상이 심각했다. 분명히 개인차는 있겠지만 아무리 개인차가 있어도 김영오씨처럼 40일 이상 단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히 밝혀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사실이 실험단식을 통해 밝혀졌으니 김영오씨와 유가족들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단식은 무엇인가?
▲ 모 매체 기자에 따르면 김영오씨는 단식 초기부터 알약형태로 효소를 섭취하며 단식을 진행했다. (※신 총재의 일방적인 주장이지만 신 총재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할 녹취록을 공개했다. 따라서 본지는 신 총재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신 총재의 주장을 그대로 지면에 싣는다.) 그래서 저는 효소를 섭취하며 진행하는 단식은 단식이 아니라 다이어트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현재는 효소를 섭취하며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 효소를 섭취하니 확실히 몸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는가?
▲ 그렇다. 영양분이 공급되기 시작하니까 확실히 다르다. 게다가 효소단식은 아무리 단식을 오래해도 단식 후 곧바로 식사가 가능하다. 그래서 저는 언제 단식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단식이 끝나면 광화문 광장에서 바로 식사를 하는 퍼포먼스를 할 계획이다. 이게 효소단식의 실체다. 김영오씨가 병원에 입원한 것도 다 쇼다. 김영오씨는 처음부터 진정성 없는 단식을 한 것이다.

- 일각에선 실험단식이 유가족을 조롱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있다.
▲ 보수진영에선 유가족들이 몰래 음식을 먹었다고 주장하고 유가족들은 물과 소금만 섭취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서로의 주장이 상반될 때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은 직접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실험단식을 시작하게 됐다. 제가 만약 하루 이틀 단식하고 그만뒀다면 유가족을 조롱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벌써 20일 넘게 단식을 진행하고 있고 저로서는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다. 겨우 유가족을 조롱하기 위해 목숨 걸고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나?

- 공화당을 창당하고 총재가 됐다. 우리나라에선 소수정당이 뿌리를 내리기 힘든 구조인데 차라리 새누리당에서 정치를 할 생각은 없었나? 공화당을 창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 지금 청계 광장에 가보면 보수단체에서 국회 해산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 모두 세월호 정국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다. 유가족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여야 합의를 두 번이나 파기한 것은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아예 포기한 것이다. 그럴 거면 아예 ‘세월호유가족당’을 만들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장하라는 것이다.

저는 세월호 정국을 거치면서 이 시대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이나 모두 중도를 표방하고 있다. 물이면 물이고 술이면 술이지 이도 저도 아닌 정당들이 됐다. 그래서 우리 공화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사상을 유지·발전시키고, 5·16혁명정신을 계승하여 통일준비시대를 맞이하고자 창당됐다.

- 공화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 공화당은 오는 2016년 새누리당을 흡수합병하고, 2017년에 집권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대부분 나이가 많은 편인데 저는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직접 대권에 출마할 생각이다.


- 다소 현실성이 부족한 목표 같다.
▲ 현재 공화당의 지지율은 비공식적으로 3.6%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 달이면 4%가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원외 정당이지만 지지율만 놓고 따지면 제3당이 될 것이다. 만약 저희당 지지율이 10%가 넘어서고 제가 대선후보로 출마해 3% 이상 득표를 하면 눈덩이처럼 당이 확장될 것이다. 지금은 춘추전국시대다. 대권 잠룡들의 지지율이 고만고만하다. 난세에는 반드시 영웅이 나타나는 법이다. 세월호 정국에서 보수진영 중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정당은 공화당밖에 없다.

“새누리당 흡수합병하고, 집권하는 것이 목표”
“시간 지나면 5·16 혁명이라고 평가할 것”

- 실험단식으로 공화당의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 그런데 5·16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목표는 논란이 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딸인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기간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이 헌법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과거사 사과를 했다.
▲ 5·16은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무혈혁명이다. 5·16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르고, 박 대통령의 사과와는 별개 문제다. 저의 아내(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 박근령씨)는 지금도 5·16을 혁명이라고 말한다. 일부 사람들은 5·16을 쿠데타라고 하지만 저는 시간이 더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5·16을 혁명이라고 기억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 박정희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 현재 국회가 세월호 사태로 마비 상태인데 만약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 것이라고 보나?
▲ 그 당시하고 지금은 시대상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세월호 사태가 발생했을 때 바로 헬기를 타고 현장을 찾으셨을 것 같다. UDT 등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들을 전부 투입시키고 현장에서 끝까지 진두지휘를 하셨을 것 같다. 또 박 전 대통령께서는 다수가 반대를 하더라도 세월호를 벌써 인양하셨을 것 같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께서는 최소한의 경호인력만 대동하고 불시에 광화문광장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들을 벌써 만나셨을 것 같다. 공화당은 이런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 반면에 박 대통령의 최근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 저는 박 대통령이 역대 어떤 정부보다도 훌륭하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야권이나 세월호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이 불통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전혀 아니다. 제가 지켜본 박 대통령은 불통이 아니다. 저는 타협할 수 없는 일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결단력이라고 본다. 민주화 이후 이 정도까지 높은 지지율을 오랫동안 유지한 정부는 없었다.

-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의외로 평가가 후한 것 같다.
▲ 그래서 더 객관적인 평가라고 봐주시면 되겠다. 저는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감옥에 갔을 때 살인범들과 방을 같이 썼다. 거기에 가니 재소자들이 왜 명예훼손죄로 잡혀온 사람이 이런 방에 들어왔냐고 하더라. 그런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보기엔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

- 부인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실험단식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셨나?
▲ 저는 아내가 너무 적극 지지를 해줘서 좀 놀랐다. 제 아내는 “사회정의를 위해서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지적하고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다.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그 일심으로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 나의 서방님 감사합니다.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아내가 이곳에 세 번이나 다녀갔고 응원을 계속 해주고 있다.

- 공화당 창당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나? 부모님을 모두 총탄에 잃은 박 전 이사장으로서는 남편이 정치활동을 한다는 것에 걱정도 많았을 것 같다.
▲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몇 년 동안은 제가 정치하는 것을 무척 반대했다. 정치는 너무 힘들고 위험하다고 했다. 그런데 제가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수감되기 전에 아내가 “제가 지금까지 지켜 본 남편은 정치를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공화당 창당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 아내 분이 14살 연상이다.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신 총재께서 정치에 뜻을 두고 박 전 이사장과 결혼한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
▲ 저는 아내를 만나기 전에 이미 정치에 입문했었다. (정몽준 전 의원이 만든) 국민통합21 발기인 중 한 명이다. 당연히 정치적 야망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아내를 이용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내와 결혼한 지 벌써 7년이 지났다. 대중에서 떠도는 의심이 사실이라면 저는 벌써 정신병원에 입원하거나 아니면 자살을 했을 것이다. 공화당을 창당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세간의 떠도는 소문이 모두 거짓이라는 뜻이다.

- 박 대통령과 박 전 이사장이 아직도 불편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간에서 두 사람의 화해를 중재할 생각은 없나?
▲ 두 분의 관계는 아주 좋다. 그것 역시 세간이 만들어 낸 이야기다. 저는 박 대통령 삼형제가 매우 애틋한 관계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 그렇다면 박 대통령과 박 전 이사장이 최근에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적이 있나?
▲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적은 없다. 이심전심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들의 세계는 굳이 만나지 않아도 뉴스를 통해 나오는 메시지라든지 표정만 봐도 안다. 나는 박 대통령께서 제 아내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훗날 박 대통령이 자연인이 되시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저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 친언니는 대통령이고,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은 수백억대 자산가다. 그런데 박 전 이사장은 현재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외다.
▲ 세간에는 제 아내가 재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재산이 하나도 없다. 아내는 강연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고 나는 아내에게 용돈을 타서 쓰고 있는 상황이다. 저는 7년 째 파고다공원 골목에서 생활하고 있다. 거기에서 3000원짜리 안주 놓고 1500원짜리 막걸리를 먹고 있다. 제가 이발을 하는 곳이 3500원짜리다. 저는 이러한 생활이 박정희 가문에 대한 충성이라고 생각한다.


역대 정부는 모두 친인척 비리 때문에 무너졌다. 지금도 저에게 강남 고급음식점에서 대접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저는 저를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두 파고다공원으로 불러 1500원짜리 막걸리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저는 공화당 총재지만 지금 입고 있는 바지도 2900원 짜리다. 만약 다음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한다고 해도 저를 비롯한 모든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청렴’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길 것이다.

- 박 대통령이나 박지만 회장의 지원을 일부러 거절한 것인가?
▲ 처남인 박지만 회장의 경우는 제 아내 생일 때가 되면 생일상을 차려 보내준다. 우린 사실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도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출소하고 나서 취직을 하려고 했더니 잘 안 되더라.

- 세월호특별법을 놓고 여야 간 협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신 총재께서는 여야가 어느 정도까지 양보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 수사권, 기소권은 아마 야당에서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을 것 같다. 대신 저는 특검에 대해서는 야당에서 요구하는 대로 여당이 다 들어줘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에 깨끗하게 밝혀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세월호대책위 지도부도 바뀌었으니까 유병언특별법을 만들고 유병언의 차명재산을 파헤쳐서 국고로 귀속시켜야 한다. 또 의사자 지정은 세월호 유족들이 먼저 야당에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보수, 진보를 떠나 우리 국민 모두가 세월호 특별법을 찬성하고 나도 당장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설 것이다.

 

<mi737@ilyosisa.co.kr>


<신동욱 총재 프로필>

▲ 국민통합21 공동발기인
▲ 백석문화대학 광고마케팅학부 겸임교수
▲ <선경일보> 사장
▲ 공화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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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