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4국정감사 이슈 '총정리'

굵직굵직한 이슈 산더미 "잘하면 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당초 8월에 실시되기로 했던 사상 첫 분리 국정감사가 무산됐다. 때문에 정치권의 이목은 벌써부터 2차 국정감사로 집중되고 있다. 올해는 유독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들이 많아 국정감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후반기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핫이슈들을 미리 살펴봤다.

당초 여야는 올해부터 국정감사(이하 국감)를 두 차례(1차 8월26일~9월4일, 2차 10월1일~10일)로 분리 시행키로 합의했었다. 짧은 기간 많은 산하기관들에 대한 감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매년 부실국감 논란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 첫 분리국감은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잘하면 뜬다”
예비 국감스타

올해는 세월호 참사, 고양터미널 화재,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윤 일병 사망사건 등 유독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들이 많이 발생하면서 국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따라서 정치권의 이목은 벌써부터 2차 국감으로 쏠리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의 활약 정도에 따라 정치인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는 세월호 참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항만공사 등의 기관들이 감사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상임위다. 농해수위는 이들 기관들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 책임 문제 등을 철저히 따지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세월호 여파로 너도나도 ‘안전제일’
톱스타 국감장에? 연예계도 긴장


특히 농해수위의 감사대상인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여야의 집중 공략대상이 될 전망이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세월호 선박검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기관이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E등급(아주 미흡) 판정을 받기도 했다. 물론 농해수위에서는 세월호와 관련된 사안 외에도 쌀 관세화, 한중FTA, 기초농산물 수매제 등 주요 현안도 비중있게 검토될 예정이다.

안전행정위원회(이하 안행위)에서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초기대응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안전행정부(이하 안행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게 되는 안행위는 당초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며 ‘행정’안전부에서 ‘안전’행정부로 이름까지 바꾼 안행부가 정작 이번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집중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안행위 소속 의원들은 안행부와 경찰청, 소방방재청 산하 20개 공공기관과 공직유관기관 등에 69명의 ‘관피아’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고, 공직자의 비리 및 예산낭비 실태에 대한 감찰에 착수키로 한 상태다. 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한 대응과 사고관리 체계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이슈
국감까지 지속?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위)에서도 안전 문제를 최대 화두로 꺼내들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산자위 국감에서는 원전비리와 전력난 해결 대책이 최대 이슈였으나 올 여름에는 별다른 전력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많은 의원들이 산업부와 산하기관의 안전대책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위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은 전국 13개 노후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사업소 300곳 중 150곳이 전기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은 부분을 따져 물을 예정이며, 새정치민주연합 전정희 의원은 한국전력이 전선이선공법이 기존 작업보다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사비 절감을 위해 해당 공법을 고집해온 점을 추궁할 예정이다.

야권은 이외에도 산업부가 밀어붙여 올 초 개정된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성과가 마땅치 않은 점도 질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직 산업부장관은 외촉법 통과 시 2조3000억원의 투자, 1만4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진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진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FTA 체결에 따른 수입가격 인하 체감효과가 미미하다는 점 역시 야권의 공격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칠레, 미국, EU 등 47개국과의 FTA를 체결했지만 칠레산 포도, 미국산 오렌지와 쇠고기, EU산 돼지고기 가격은 관세인하에도 FTA 이전보다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방위원회(이하 국방위)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임위 중 하나다.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 연천 관심병사 트럭 탈영 사건, 훈련 중 특전사 사망사고, 4성 장군 음주추태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올해는 군 관련 사건사고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여야 의원들은 군 기강해이, 군부대 내 가혹행위와 관리부실 문제 등을 집중 추궁하고 확실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국감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잇따라 발생한 군 관련 사고가 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방장관으로 재임하던 기간 발생했다며 ‘김관진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군 기강은 해이해져만 가고, 인권의식도 없고, 안전에 대한 책임과 준비도 없는 허점투성이, 문제투성이 군을 이렇게 방치하고, 은폐해 왔으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총괄 책임지는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영전할 수 있었단 말인가”라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비판했다.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에서는 부동산 규제완화, 가계부채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초이(최경환)노믹스’로 불리는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에 대해 새정치연합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실세 부총리의 말 한마디에 금융당국 수장이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처사”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예고했다.

당초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나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부총리가 규제 완화 입장을 표명하자 이를 옹호하고 나서서 논란이 일었었다.

또 정무위에서는 올해 초 발생한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감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 강화 대책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가 폐지됨에 따라 대체 인증수단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현안
세월호에 묻히나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통계청, 한국은행 등이 피감기관인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에서는 최근 톱스타 송혜교의 탈세혐의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연루 의혹 등이 주요쟁점으로 떠올랐다. 송혜교에 대한 봐주기 세무 조사가 큰 화제를 낳으면서 기재부 국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이례적으로 무척 높아진 상태다. 

송혜교뿐만 아니라 최근 한류스타 장근석도 탈세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재위 국감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세청은 현재 연예인 탈세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세청과 관련해서는 지난해에 이어 세수 실적 부진에 대한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수 실적 부진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큰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재위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실효성, 체납세금 징수의 문제점, 추가적인 세원 발굴 방안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번에 탄생할 국감스타는 누구?
정치권 이목 온통 10월 국감장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논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까지 법조계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대법원, 군사법원, 법무부, 대검찰청 등을 점검하는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의 국정감사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사위에서는 이들 고위인사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강하게 질타하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주문할 예정이다.

또 최근 윤 일병 사건 등에서 드러난 군사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강하게 질타하고 군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파악할 계획이다. 법사위는 당초 1차 국감에서 군사법원과 관련해 이틀의 일정을 배정하는 등 군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할 예정이었다.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 국감에서는 단골 메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 문제와 다른 공공기관보다 월등히 많은 전문직원제도 등의 방만경영을 질타할 예정이다.

군·검 긴장
개혁 이뤄질까?

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임대주택 등록제 등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관련해서는 올해 국감에서도 ‘4대강 사업’ 이슈로 곤욕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4대강 보 인근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와 4대강 사업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뜨거운 논쟁이 예고된다.

야당은 4대강 보 건설이 유속의 흐름을 막아 큰빗이끼벌레를 확산시켰다고 보고 있다. 야권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으로 진 부채 8조원을 정부 재정으로 갚아선 안 된다며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을 주문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점검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재가동이냐 폐쇄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경주 월성원전1호기에 대해 집중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환경부, 기상청,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하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단골손님인 지방상수도 개선문제와 지하수 오염, 물이용부담금 제도, 수도요금 현실화 등이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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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