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⑩‘창조경제 전도사’ 김기현 울산시장

“창조·품격·희망 가득한 울산 미래 그려가겠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선6기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이번 호에 <일요시사>가 만난 광역단체장은 ‘창조경제 전도사’ 김기현 울산시장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의 시정 화두는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이다. 여기에는 지난 50년간 공업화로 국내 최대 산업도시로 성장한 울산을 ‘창조’ ‘품격’ ‘희망’을 키워드로 새롭게 그려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울산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변방도시라는 한계와 주력산업인 조선, 중공업, 석유화학산업 등이 침체국면에 접어들며 숱한 난제와 도전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시장이 역대 울산시장선거 사상 최다 득표(65.4%)로 당선된 것은 ‘김기현이라면 울산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판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울산 남구을)으로 중앙정치무대에서 그가 보여준 활약을 눈여겨봤던 시민들이 울산에서도 중앙정치무대에서와 같은 활약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 시장은 국회 입성 후 10여년간 새누리당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 중책을 맡아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에도 충실해 무려 88개의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근혜정부의 대표적 경제기조인 ‘창조경제’도 김 시장이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시절 기틀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창조경제는 울산의 재도약을 위해 김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김 시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울산은 지금 ‘창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며 “울산이 우리나라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중추도시로 나아가도록 이끌겠다”며 창조경제 전도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사법·입법부 경험에 이어 행정까지 경험하게 된 김 시장은 시장임기를 어떻게 수행해 나가느냐에 따라 개인적으로도 정치적 도약기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제 민선6기 울산시장으로 새로운 울산의 미래를 그려나갈 김 시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 울산시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무엇을 꼽고 계시는지요?

▲ 우선적으로 창조산업 아이템 발굴 및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업 등의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IT 등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정책관’을 두고, 민·산·관 합동으로 창조경제기획단(가칭)을 설치해 미래 거점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 이외에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현안들이 있으시다면?

▲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인프라구축이 적기에 조성되는 것은 물론이고 석유거래 관련 금융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전지산업이 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아울러 전력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인 이른바 ‘스마트 그리드 사업’ 육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취임사에서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을 만들겠다고 밝히시며, 울산의 미래상을 대변하는 키워드로 ‘창조’ ‘품격’ ‘희망’을 제시하셨습니다. 각 키워드로 어떻게 울산의 미래를 꾸려갈 것인지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창조’는 울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창조경제 실현을 의미합니다. 이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품격’은 행복한 삶의 질 제고와 직결되는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품격있는 도시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끝으로 ‘희망’은 ‘희망도시 울산’으로 나아가기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인프라로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시민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찬 울산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창조산업 아이템 발굴 및 육성 중점 추진”
“품격 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 만들 것”


-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에 대한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기간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의 노후 원전 폐쇄 등 탈핵 공약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변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노후 원전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 노후 원전의 지속적 사용은 시민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전) 사고들이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 원전 사용연장이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검증된 것이냐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많은 사전적 절차와 합의를 거친 부분인 만큼 당장 이를 중단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국가 전체의 전력수급 문제와 에너지 공급원 등 제반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중장기 원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아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이 효율적인 대안이 될 것입니다.

- 경기침체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장기 과제로 밀린 경전철 사업의 재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고령화 사회, 도시환경 문제 등에 직면한 현실을 감안하면 대중교통수단의 다양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에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중교통체계 전반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경전철 사업은 대중교통 다양화의 한 방안으로 종합적인 시각에서 고려할 생각입니다. 다만 지방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재정운영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시민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모색할 예정입니다.

- 김 시장께서 지난 1일 새로 선보인 인사가점제도(실적가산점제도 활성화 방안)에 ‘시장 칭찬항목’을 비중 있게 두신 것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평직원이 시장과 직접 대면이 어려운 만큼 실·국장에 대한 줄서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 칭찬항목은 개개인에 대한 칭찬이 의례적인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닌 즉각적인 인사고과 인센티브로 명확하게 반영해 열심히 일하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가 효과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평소 업무에 관해 평직원들과 기탄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주요 업무에 대해서는 실무자들과 활발한 토론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이 제도를 통해 소신 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울산은 산업단지가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편입니다. 안전한 울산을 만들기 위한 대책이 있다면?

▲ 울산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고 액체위험물 취급량은 전국 최대입니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안전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다시 설계해 안전정책부서를 행정부시장 직속으로 기능을 강화하고, 산단안전팀을 신설했습니다. 또한 대형 재난사고 예방 및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울산 U-CITY 통합관리센터를 설치하고 종합소방훈련장 조성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난으로 힘겹게 지자체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와 해법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재정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방자치는 허구입니다. 현재 제도상 중앙과 지방이 세입은 8 대 2, 세출은 4 대 6으로 정해진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재정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방재정력 확충을 위한 지방소비세율 인상, 지방교부세율 인상, 보조금 포괄위임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가사업의 지방부담 전가 해소 등을 통한 실질적 지방자치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 울산에서 근래 치러진 총선, 지방선거, 보궐선거를 모두 새누리당이 석권하며 새누리당 일색의 정치지형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를 하시는지요?

▲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창조의 틀을 바탕으로 새로운 울산을 한 번 만들어 보자는 시민들의 강렬한 희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안정적이고 확실한 지역발전을 바라는 시민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시민의 열망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앞선 질문과 관련해 견제와 균형이 무너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의회와의 관계를 우려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의회출신으로 의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의회에 여당이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민들을 대표해 모인 자리인 만큼 시민들의 입장에서 비판할 것이 있다면 충분히 비판해주시고,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판단된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고 시정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의회와는 견제와 균형을 기본으로 객관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소신 있고 열심히 일하는 공직분위기 조성”
“경제지표 1위 넘어 행복지수도 1위 만들 것”

- 4년 뒤 울산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 울산은 지금 ‘창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울산이 우리나라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중추도시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한편 단순한 경제적 지표, 소득지표에서만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행복지수도 1위가 되도록 울산을 변화시켜 보겠습니다. 아울러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 울산의 새 시대를 연 시장, 도시의 틀을 바꾼 시장, ‘희망의 사과나무’ 씨앗을 뿌린 선견지명이 있었던 울산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울산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존경하고 사랑하는 120만 시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약속드리겠습니다. 항상 섬김과 나눔의 낮은 자세로, 우리 울산이 도시 역량에 걸맞는 위상을 정립하고 명실상부한 일류도시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저와 함께 시정을 이끌어나가시는 주인공이십니다. 새로운 울산, 변화된 울산을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 뛰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시민 여러분들이 여태까지 해 오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시민 여러분도 저에게 많은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carpediem@ilyosisa.co.kr>


[김기현 울산시장 프로필]

▲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판사
▲ 울산광역시 고문변호사
▲ 울산 YMCA 이사장
▲ 17·18·19대 국회의원(울산 남구을)
▲ 한나라당 대변인
▲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 민선 6기 울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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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