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⑨'행정의 달인' 송하진 전북도지사

"전북 전체를 한옥마을처럼 발전시키겠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선6기의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행정의 달인’이다. 지난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첫발을 디딘 송 지사는 이후 전북도청에서만 20년을 근무했다. 이후 행자부를 거쳐 민선 4·5기 전주시장을 역임한 송 지사는 그야말로 전북도를 훤히 꿰뚫고 있는 ‘행정통’으로 평가된다.

전주시장 재직 시절 송 지사의 활약은 대단했다. 전주 한옥마을은 송 지사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한옥마을은 지난 1977년부터 전통문화특구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시쳇말로 파리만 날렸다. 그러다 송 지사가 전주시장 시절 한옥마을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지금은 연간 5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는 전주시 인구의 8배가 넘는 엄청난 수치다.

송 지사는 이러한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본선보다 어렵다는 새정치연합 경선에서 재선 현역의원인 유성엽 후보와 재정경제부장관과 3선 의원을 지낸 강봉균 후보까지 꺾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전북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역경제는 침체되고, 해마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다른 후보들이 모두 정부 심판을 외칠 때 오직 전북을 살리겠다며 읍소했던 송 지사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전북 전체를 한옥마을처럼 변화시키겠다는 송 지사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송 지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송 지사와의 일문일답.

- 선거기간 123정책(관광객 1억명, 일자리·소득 2배, 인구 300만)으로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인구 문제만 하더라도 통계청은 전북 인구가 조만간 150만 이하(※ 현재 전북 인구는 187만)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임기 내 실현하기에는 무리한 공약이라는 지적입니다. 


▲ ‘123공약’은 공약발표 당시 밝혔듯이 임기 4년 안에 실현하겠다는 공약이 아니라 전북의 꿈과 희망을 수치로 나타낸 상징적인 슬로건입니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향후 4년 동안 강한 의지로 밀어 붙이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결코 실현이 불가능한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은 지역이 정체되어 있긴 하지만 새만금이 2030년 완공되면 76만명, 전북혁신도시가 완성되면 22만명의 인구유입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농업과 관광, 탄소산업 육성을 통해,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라북도를 만들어간다면 떠나는 전북에서 돌아오는 전북, 살고 싶은 전북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일자리와 소득을 2배로 늘릴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 그동안 일자리정책은 제조업 중심 2차 산업 위주로 추진되어 왔으나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를 계속 늘리는 것은 자치단체로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MICE산업 활성화, 농산어촌의 관광 자원화사업을 통한 관광서비스 일자리 창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농업, 관광활성화, 탄소전략산업 특화로 일자리 2만개를 늘리겠습니다. 또 창업 활성화로 신규 일자리도 만들겠습니다. 청년창업지원, 융복합형 신산업 발굴, 창업 R&D 지원, 강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지역 인력들의 취업을 지원해 인력유출을 막고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개발한 행정의 전설
침체된 전북 살릴 구원투수로 등판

- 이외에도 임기 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들엔 무엇이 있습니까?

▲ 저는 이외에도 도정의 3대 키워드인 농업과 관광, 탄소산업 육성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농업정책의 경우 사람이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즉, 농촌과 농업과 농민이 모두 즐거운 삼락농정(三樂農政)을 펼치겠습니다. 더 나아가 농업을 식품산업 등과 조화롭게 융합시켜 전북을 농생명 연구개발특구로 육성하겠습니다. 특히 그동안 등한시됐던 농업농촌, 생태자연, 전통문화를 융합해 전북의 대표적 관광자산으로 육성하겠습니다.


도내 모든 시·군에 한국문화를 가장 잘 간직하면서도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관광명소를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전북 전체를 하나의 관광권처럼 묶어 국내외 모든 관광객들이 어디서든 즐기고 체험하고 머무를 수 있는 토탈 관광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또 탄소산업을 자동차, 조선ㆍ항공, 신재생에너지, 농기계 등 4대 분야로 확대하고 각각의 전략기지를 조성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스포츠레저 및 실버산업에도 진출해 전라북도 전체를 대한민국의 탄소산업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

- 이 같은 공약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로부터의 예산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송 지사께서는 중앙정치 경험이 없어 향후 예산확보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 정부의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현실적으로 국가예산확보 여건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SOC분야, 산업, 농업분야에 대한 정부 지출한도액이 축소되어 새만금 관련 사업 등 전북도 관련 주요사업 예산이 부처단계에서 과소 반영됐습니다. 따라서 저는 주요예산 증액을 위한 발 빠른 대응을 이미 시작한 상태입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세종시를 찾아 기재부 장차관 · 예산실장과 국토부장관을 만나고 전북도의 비전과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또한 도내 국회의원과 이번에 당선된 도, 시군 단체장이 만나 ‘전북발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앞으로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예산확보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데는 중앙정치 경험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사안별로 치밀한 논리를 개발하고 중앙정치권과 함께 공조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중앙부처 근무시절 교부세과장 등을 지내며 직접 예산을 다뤘던 경험과 인맥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여야 정치권과도 긴밀히 공조해 나간다면 정치권 출신 광역단체장들과 비교해도 국가예산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북의 주요현안 중 하나가 바로 새만금사업입니다. 그런데 새만금사업이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실정입니다. 이를 타개할 대책은 무엇입니까?

▲ 새만금은 명실상부한 국가사업입니다. 새만금은 전북이 국가에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가 주도해 국가사업으로 시작한 만큼 끝까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에 떠넘기려 해서는 안 됩니다. 새만금은 전북도민에게는 엄청난 꿈과 희망이 걸린 사업이지만 방조제 공사에만 19년이 소요되는 등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린 상황입니다.

현재 새만금사업 추진 계획을 보면 1단계는 완료 시점이 2020년, 2단계는 2030년입니다. 따라서 사업 추진 속도를 좀 더 앞당길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최근 거론되는 한·중경제협력단지 조성과 토지주택공사, 관광공사 등 공공기업 자금도 끌어와야 합니다. 기업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항만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 14개 시·군 중 무려 7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있었습니다. 현재 새정치연합에서 무소속 시·군수들에 대해 입당을 제안하고 있지만 시큰둥한 반응이라 도정 추진과정에서 무소속 시·군수들과의 불협화음이 우려됩니다.

▲ 전라북도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시·군이 잘돼야 도가 발전한다는 원칙을 두고 도정추진 과정에서 도와 시·군의 수평적 협력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생각입니다. 도와 시·군간 현안 해결을 위해 ‘전북 시군 정책협의회’를 연중 최소 2회 이상 정례화해 운영할 방침입니다. 또 하나, 도에서는 시·군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 감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도정 방향에 부합한 컨설팅 감사와 정책감사로 전환하겠다는 뜻입니다.

8년간 전주시장을 해보니 도가 시군이나 민간부문에 대한 평가를 통제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평가보다는 컨설팅 위주로 도정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자치사무는 위법성에 한정한 감사를 실시하고 사후 비위 적발보다는 사전 예방적 점검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청렴활동 우수 시군에 대해서는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 선거 기간 전주종합경기장 터를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호텔 등이 들어서는 복합시설로 개발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주변 중소상인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반발이 있었는데 중소상인을 구제할 대책은 무엇입니까?

▲ 전주종합경기장 터를 컨벤션센터 등 MICE산업 인프라 시설로 활용해야하는 것은 전주시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전주 중심부인 종합경기장 주변 도시재생사업은 신·구시가지의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는 계기이자 컨벤션센터와 호텔 등 복합 시설을 갖춰 새만금 배후도시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주변 중소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주시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문제로 최근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어느덧 도지사 취임 두 달 차에 접어들어 전북에서도 본격적인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송 지사께서 추구하는 인사의 원칙은 무엇입니까?

▲ “금비부위보 옥개불위견 용지이발묵 불급와력완(金非不爲寶 玉豈不爲堅 用之以發墨 不及瓦礫頑)  ‘금이 어찌 보물이 아니고 옥이 어찌 단단하지 않으랴만 먹을 가는 데는 기와조각만 못하네’라는 시구가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않으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쓰는 일은 옛날부터 매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민선6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적재적소에 알맞은 사람을 쓰는 것이 도정 발전의 첫 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전면적인 인사보다는 정책과 업무의 일관성과 조직의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해 일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민선6기 3대 핵심과제인 농업과 관광 그리고 탄소산업분야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개편하고, 이에 적정한 인력을 조정 배치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 하지만 도의회에서는 송 지사의 초기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써야 합니다. 내 사람이라도 쓸 만한 사람은 쓰겠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공을 세웠다고 맞지도 않는 자리에 앉히는 것은 잘못이지만 쓸 만한 사람을 쓴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전북권 공항 반드시 필요, 관철 위해 노력
국가가 시작한 새만금, 국가가 책임져야

- 송 지사의 대표적인 업적인 전주 한옥마을이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습니까?

▲ 좁은 지역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다보니 방문객들에게 상업적으로 비쳐진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옥마을의 전통적, 감성적 정취를 유지하기 위해 곧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그동안 침체됐던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강력한 개혁을 원하는 도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송 지사께서 너무 유연하게 도정을 이끌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 조직 구성원이 수동적으로 일을 해서는 살아 있는 조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제 평소 소신입니다. 달리는 말에 무조건 고삐를 죄고 채찍질을 가한다고 해서 잘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강한 드라이브도 필요하지만 정확히 방향을 제시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일을 할 때 능률도 배가되는 것입니다.

바닷물이 겉으로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속의 유속은 얼마나 빠른지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조직이 채 정비되기 전이라 그렇게 보이실지 모르지만 내부적으로는 차질 없이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송 지사께서는 후보 시절 올해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변경 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을 명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셨습니다. 하지만 전임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전북도의회 마지막 인사말에서 김제공항 부지를 공식화해 전·현직 도지사 간 의견이 상충됩니다.

▲ 전북권 공항은 전북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인프라입니다. 전북권 공항은 김제공항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대안으로 추진되던 군산공항마저 미군과의 협의가 성사되지 않아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이후 거론되는 부지로는 새만금신공항부지와 김제공항부지, 김제화포지구 등 3곳이 있는데 주민들의 의사와 항공수요 등의 여건을 잘 파악해 추진하겠습니다. 일단은 혼선을 빚고 있는 국제공항을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16∼’20)에 반영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현재 개발청에서 공항을 포함한 새만금광역기반시설설치 용역이 실시 중입니다.

- 끝으로 전북도민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은?

▲ 현재 전라북도는 열악한 재정자립도, 침체된 지역경제, 심각한 인구유출 등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화이부동(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한 새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리더십을 바라며 저를 선택해 주셨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전북발전의 희망에 불씨를 당기는 민선6기를 만들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변함없는 성원과 적극적인 도정참여 부탁드립니다.

 

<mi737@ilyosisa.co.kr>

 

<송하진 전북지사 프로필>


▲ 전라북도 경제통상국 국장
▲ 행정자치부 교부세과 과장
▲ 전라북도의회 사무처장
▲ 제36,37대 전라북도 전주시 시장
▲ 제34대 전라북도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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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