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⑨'행정의 달인' 송하진 전북도지사

"전북 전체를 한옥마을처럼 발전시키겠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선6기의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행정의 달인’이다. 지난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첫발을 디딘 송 지사는 이후 전북도청에서만 20년을 근무했다. 이후 행자부를 거쳐 민선 4·5기 전주시장을 역임한 송 지사는 그야말로 전북도를 훤히 꿰뚫고 있는 ‘행정통’으로 평가된다.

전주시장 재직 시절 송 지사의 활약은 대단했다. 전주 한옥마을은 송 지사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한옥마을은 지난 1977년부터 전통문화특구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시쳇말로 파리만 날렸다. 그러다 송 지사가 전주시장 시절 한옥마을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지금은 연간 5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는 전주시 인구의 8배가 넘는 엄청난 수치다.

송 지사는 이러한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본선보다 어렵다는 새정치연합 경선에서 재선 현역의원인 유성엽 후보와 재정경제부장관과 3선 의원을 지낸 강봉균 후보까지 꺾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전북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역경제는 침체되고, 해마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다른 후보들이 모두 정부 심판을 외칠 때 오직 전북을 살리겠다며 읍소했던 송 지사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전북 전체를 한옥마을처럼 변화시키겠다는 송 지사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송 지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송 지사와의 일문일답.

- 선거기간 123정책(관광객 1억명, 일자리·소득 2배, 인구 300만)으로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인구 문제만 하더라도 통계청은 전북 인구가 조만간 150만 이하(※ 현재 전북 인구는 187만)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임기 내 실현하기에는 무리한 공약이라는 지적입니다. 


▲ ‘123공약’은 공약발표 당시 밝혔듯이 임기 4년 안에 실현하겠다는 공약이 아니라 전북의 꿈과 희망을 수치로 나타낸 상징적인 슬로건입니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향후 4년 동안 강한 의지로 밀어 붙이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결코 실현이 불가능한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은 지역이 정체되어 있긴 하지만 새만금이 2030년 완공되면 76만명, 전북혁신도시가 완성되면 22만명의 인구유입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농업과 관광, 탄소산업 육성을 통해,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라북도를 만들어간다면 떠나는 전북에서 돌아오는 전북, 살고 싶은 전북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일자리와 소득을 2배로 늘릴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 그동안 일자리정책은 제조업 중심 2차 산업 위주로 추진되어 왔으나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를 계속 늘리는 것은 자치단체로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MICE산업 활성화, 농산어촌의 관광 자원화사업을 통한 관광서비스 일자리 창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농업, 관광활성화, 탄소전략산업 특화로 일자리 2만개를 늘리겠습니다. 또 창업 활성화로 신규 일자리도 만들겠습니다. 청년창업지원, 융복합형 신산업 발굴, 창업 R&D 지원, 강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지역 인력들의 취업을 지원해 인력유출을 막고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개발한 행정의 전설
침체된 전북 살릴 구원투수로 등판

- 이외에도 임기 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들엔 무엇이 있습니까?

▲ 저는 이외에도 도정의 3대 키워드인 농업과 관광, 탄소산업 육성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농업정책의 경우 사람이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즉, 농촌과 농업과 농민이 모두 즐거운 삼락농정(三樂農政)을 펼치겠습니다. 더 나아가 농업을 식품산업 등과 조화롭게 융합시켜 전북을 농생명 연구개발특구로 육성하겠습니다. 특히 그동안 등한시됐던 농업농촌, 생태자연, 전통문화를 융합해 전북의 대표적 관광자산으로 육성하겠습니다.


도내 모든 시·군에 한국문화를 가장 잘 간직하면서도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관광명소를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전북 전체를 하나의 관광권처럼 묶어 국내외 모든 관광객들이 어디서든 즐기고 체험하고 머무를 수 있는 토탈 관광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또 탄소산업을 자동차, 조선ㆍ항공, 신재생에너지, 농기계 등 4대 분야로 확대하고 각각의 전략기지를 조성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스포츠레저 및 실버산업에도 진출해 전라북도 전체를 대한민국의 탄소산업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

- 이 같은 공약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로부터의 예산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송 지사께서는 중앙정치 경험이 없어 향후 예산확보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 정부의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현실적으로 국가예산확보 여건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SOC분야, 산업, 농업분야에 대한 정부 지출한도액이 축소되어 새만금 관련 사업 등 전북도 관련 주요사업 예산이 부처단계에서 과소 반영됐습니다. 따라서 저는 주요예산 증액을 위한 발 빠른 대응을 이미 시작한 상태입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세종시를 찾아 기재부 장차관 · 예산실장과 국토부장관을 만나고 전북도의 비전과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또한 도내 국회의원과 이번에 당선된 도, 시군 단체장이 만나 ‘전북발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앞으로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예산확보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데는 중앙정치 경험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사안별로 치밀한 논리를 개발하고 중앙정치권과 함께 공조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중앙부처 근무시절 교부세과장 등을 지내며 직접 예산을 다뤘던 경험과 인맥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여야 정치권과도 긴밀히 공조해 나간다면 정치권 출신 광역단체장들과 비교해도 국가예산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북의 주요현안 중 하나가 바로 새만금사업입니다. 그런데 새만금사업이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실정입니다. 이를 타개할 대책은 무엇입니까?

▲ 새만금은 명실상부한 국가사업입니다. 새만금은 전북이 국가에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가 주도해 국가사업으로 시작한 만큼 끝까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에 떠넘기려 해서는 안 됩니다. 새만금은 전북도민에게는 엄청난 꿈과 희망이 걸린 사업이지만 방조제 공사에만 19년이 소요되는 등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린 상황입니다.

현재 새만금사업 추진 계획을 보면 1단계는 완료 시점이 2020년, 2단계는 2030년입니다. 따라서 사업 추진 속도를 좀 더 앞당길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최근 거론되는 한·중경제협력단지 조성과 토지주택공사, 관광공사 등 공공기업 자금도 끌어와야 합니다. 기업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항만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 14개 시·군 중 무려 7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있었습니다. 현재 새정치연합에서 무소속 시·군수들에 대해 입당을 제안하고 있지만 시큰둥한 반응이라 도정 추진과정에서 무소속 시·군수들과의 불협화음이 우려됩니다.

▲ 전라북도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시·군이 잘돼야 도가 발전한다는 원칙을 두고 도정추진 과정에서 도와 시·군의 수평적 협력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생각입니다. 도와 시·군간 현안 해결을 위해 ‘전북 시군 정책협의회’를 연중 최소 2회 이상 정례화해 운영할 방침입니다. 또 하나, 도에서는 시·군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 감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도정 방향에 부합한 컨설팅 감사와 정책감사로 전환하겠다는 뜻입니다.

8년간 전주시장을 해보니 도가 시군이나 민간부문에 대한 평가를 통제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평가보다는 컨설팅 위주로 도정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자치사무는 위법성에 한정한 감사를 실시하고 사후 비위 적발보다는 사전 예방적 점검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청렴활동 우수 시군에 대해서는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 선거 기간 전주종합경기장 터를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호텔 등이 들어서는 복합시설로 개발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주변 중소상인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반발이 있었는데 중소상인을 구제할 대책은 무엇입니까?

▲ 전주종합경기장 터를 컨벤션센터 등 MICE산업 인프라 시설로 활용해야하는 것은 전주시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전주 중심부인 종합경기장 주변 도시재생사업은 신·구시가지의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는 계기이자 컨벤션센터와 호텔 등 복합 시설을 갖춰 새만금 배후도시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주변 중소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주시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문제로 최근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어느덧 도지사 취임 두 달 차에 접어들어 전북에서도 본격적인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송 지사께서 추구하는 인사의 원칙은 무엇입니까?

▲ “금비부위보 옥개불위견 용지이발묵 불급와력완(金非不爲寶 玉豈不爲堅 用之以發墨 不及瓦礫頑)  ‘금이 어찌 보물이 아니고 옥이 어찌 단단하지 않으랴만 먹을 가는 데는 기와조각만 못하네’라는 시구가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않으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쓰는 일은 옛날부터 매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민선6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적재적소에 알맞은 사람을 쓰는 것이 도정 발전의 첫 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전면적인 인사보다는 정책과 업무의 일관성과 조직의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해 일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민선6기 3대 핵심과제인 농업과 관광 그리고 탄소산업분야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개편하고, 이에 적정한 인력을 조정 배치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 하지만 도의회에서는 송 지사의 초기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써야 합니다. 내 사람이라도 쓸 만한 사람은 쓰겠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공을 세웠다고 맞지도 않는 자리에 앉히는 것은 잘못이지만 쓸 만한 사람을 쓴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전북권 공항 반드시 필요, 관철 위해 노력
국가가 시작한 새만금, 국가가 책임져야

- 송 지사의 대표적인 업적인 전주 한옥마을이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습니까?

▲ 좁은 지역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다보니 방문객들에게 상업적으로 비쳐진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옥마을의 전통적, 감성적 정취를 유지하기 위해 곧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그동안 침체됐던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강력한 개혁을 원하는 도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송 지사께서 너무 유연하게 도정을 이끌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 조직 구성원이 수동적으로 일을 해서는 살아 있는 조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제 평소 소신입니다. 달리는 말에 무조건 고삐를 죄고 채찍질을 가한다고 해서 잘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강한 드라이브도 필요하지만 정확히 방향을 제시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일을 할 때 능률도 배가되는 것입니다.

바닷물이 겉으로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속의 유속은 얼마나 빠른지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조직이 채 정비되기 전이라 그렇게 보이실지 모르지만 내부적으로는 차질 없이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송 지사께서는 후보 시절 올해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변경 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을 명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셨습니다. 하지만 전임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전북도의회 마지막 인사말에서 김제공항 부지를 공식화해 전·현직 도지사 간 의견이 상충됩니다.

▲ 전북권 공항은 전북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인프라입니다. 전북권 공항은 김제공항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대안으로 추진되던 군산공항마저 미군과의 협의가 성사되지 않아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이후 거론되는 부지로는 새만금신공항부지와 김제공항부지, 김제화포지구 등 3곳이 있는데 주민들의 의사와 항공수요 등의 여건을 잘 파악해 추진하겠습니다. 일단은 혼선을 빚고 있는 국제공항을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16∼’20)에 반영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현재 개발청에서 공항을 포함한 새만금광역기반시설설치 용역이 실시 중입니다.

- 끝으로 전북도민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은?

▲ 현재 전라북도는 열악한 재정자립도, 침체된 지역경제, 심각한 인구유출 등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화이부동(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한 새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리더십을 바라며 저를 선택해 주셨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전북발전의 희망에 불씨를 당기는 민선6기를 만들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변함없는 성원과 적극적인 도정참여 부탁드립니다.

 

<mi737@ilyosisa.co.kr>

 

<송하진 전북지사 프로필>


▲ 전라북도 경제통상국 국장
▲ 행정자치부 교부세과 과장
▲ 전라북도의회 사무처장
▲ 제36,37대 전라북도 전주시 시장
▲ 제34대 전라북도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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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