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새누리 움직이는 '박사모' 실체추적

"박사모에 찍히면 사무총장도 파리 목숨"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각종 선거 때마다 박사모가 새누리당 내부 경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막후실세 역할을 해왔다는 의혹 때문이다. 지난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는 박사모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성찰의 목소리가 들끓기도 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박사모)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팬클럽이다. 지난 2004년 정광용 회장이 인터넷카페로 시작한 것이 현재 온라인회원 7만여명, 오프라인회원 18만여명에 달하는 거대 팬클럽으로 성장했다.

거대 팬클럽
경선 텃밭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박사모 회원들은 유세장 곳곳을 누비며 박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박사모는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은 아니다.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은 호박가족(회장 임산)이다.

호박가족이 박사모를 제치고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으로 지정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지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의 경선에서 패배한 후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유세에 나서겠다고 하자 이에 반발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선후보캠프에 합류했다.

일부 회원 여전히 부적절한 정치개입 의혹
감사 사각지대, 박사모 관리 손 놓은 친박


그러자 박사모 회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고 일부 팬클럽 회원들이 정 회장에게 맞서기 위해 만든 것이 호박가족이다. 이후 박 대통령도 호박가족을 공식 팬클럽으로 지정해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박사모의 위상은 여전하다. 온라인회원 7만여명, 오프라인회원 18만여명의 거대 조직은 각종 당내 경선에서 판세를 단숨에 역전시킬 수도 있는 황금 텃밭이다.

박사모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조직망이 탄탄한 것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회원 수는 수만명에 달해도 실제 활동하지 않는 유령회원이 대다수인 여타 팬클럽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선거를 앞두고 경선이 열릴 시기만 되면 박사모 회원들이 러브콜에 시달리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 박사모의 공식적인 입장은 당내 경선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팬클럽이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게 되면 잡음이 일 수밖에 없다. 다만 새누리당의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해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힘을 모은다는 것이 박사모의 공식입장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 대통령의 여타 팬클럽들이 새누리당 박완수 경남지사 경선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에 나섰을 때도 박사모는 참여하지 않았다.

새누리 막후실세
의원보다 힘세다

그런데 이러한 내부 규칙이 물밑에서도 잘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지난 새누리당 7·14전당대회를 전후해서는 박사모와 관련해 온갖 풍문이 무성했다. 당시 김무성 후보와 서청원 후보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전당대회에서 박사모 회원들이 대거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후보를 돕기 위해 움직였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은 자신이 박사모 회원임을 내세워 개별 후보 측과 접촉하면서 마치 선거브로커처럼 행동했다는 풍문이 무성했다.

또 일부 회원은 박사모 팬클럽 카페에서 회원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지기 등의 직책을 이용해 박사모 회원의 명부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있었다. 결국 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같은 내부 투서가 줄을 잇자 ‘박사모의 기본정신을 망각하지 말라’는 성명까지 발표해 회원들의 자제를 요청하기에 이른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과거부터 일부 박사모 회원들이 각종 선거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휘둘러 왔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박사모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집단도 드물다. 당연히 경선을 앞두고 온갖 청탁과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대부분의 회원들은 순수하게 박 대통령을 좋아해서 박사모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과 박사모를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도 일부 존재 한다는 것을 박사모 회원들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사모의 엄청난 영향력은 과거 선거과정에서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친이(친이명박)계의 핵심이었던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박사모의 낙선운동 끝에 텃밭인 경남 사천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후보에게 패했다.

이 후보는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서 친박학살 공천을 주도한 인물이라 박사모의 표적이 됐다. 선거 초반 강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을 때만 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박사모가 본격적인 낙선운동을 시작하자 선거 판세는 금세 뒤집어졌다. 당시 선거결과는 18대 총선 최대 이변으로 꼽히기도 했다.
 

친이계 후보와 친박계 후보가 맞붙었던 지난 2009년 경북 경주 재선거도 박사모의 힘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박사모는 당시 선거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적극 지원해 당선시켰다.

친이계 정종복 후보는 한나라당의 정식 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박사모의 조직력에 밀려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수성 후보에게 패했다. 박사모 정 회장은 당시 정수성 후보의 선거연설원으로 등록해 직접 지원유세에 나섰고, 박사모 회원 수백 명도 선거기간 경주에 머물며 유세장 바람잡기와 전화 돌리기를 통해 정수성 후보를 지원했다.

이 같은 조직력과 영향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는 “웬만한 초재선 의원들보다 박사모 간부진이 훨씬 힘이 세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박사모에 찍히면 현역 사무총장도 텃밭에서 날아가는 것을 똑똑히 봤는데 감히 누가 박사모를 무시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박사모가 새누리당 후보 지원 외에 공식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적은 없지만 물밑에선 박사모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박사모는 이처럼 힘 있는 조직이지만 공식적으로 팬클럽을 관리하는 기관은 없어 사실상 감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감사 사각지대
이제라도 관심을

과거 정치인 팬클럽의 대명사 격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노혜경 전 대표는 민주당(현 새정치연합) 공천비리와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은 사례가 있다. 단순 팬클럽으로 출발한 단체였음에도 규모가 커지다보니 각종 이권 관련 청탁이 들어오게 되고, 결국 일부 간부진이 비리와 연루되고 말았던 것이다.

향후 박사모 관련자들이 비리와 연루되거나 사고를 일으킨다면 박 대통령은 도덕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실은 박 대통령의 팬클럽까지는 관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는 박사모를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실정이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인 만큼 박 대통령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선거 등 필요할 때만 '단물' 쏙
박사모 내부서도 성찰의 목소리


박 대통령과 친박계 의원들은 박사모의 일탈 가능성에 대해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박사모가 논란을 일으킬 때면 “박사모의 모든 행위는 박 대통령의 뜻과 무관하다”며 과거부터 여러 차례 선을 그어왔던 것이 고작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괜히 섣부르게 박사모 일에 개입했다가는 향후 박사모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활동을 하는 박사모를 모른 체 할 수도 없어 박 대통령과 박사모의 관계는 한 마디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 가까이 하기도 멀리 하기도 어려움)의 관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공천 청탁 같은 거창한 비리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사실 팬클럽의 지도부는 마음만 먹는다면 관광차 대절비, 현수막 제작비, 식비 등 다양한 곳에서 착복이 가능한 구조다. 박사모는 비교적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돈이 도는 곳이다 보니 잡음이 생길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예고된 사고
막을 수 있을까?

이 같은 논란을 이미 예상했기 때문인지 박사모는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박사모의 존폐 여부를 놓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박사모의 정 회장은 “당초 박사모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해체하기로 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다했으니 박사모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박 대통령의 5년을 지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회원들을 대상으로 박사모 해체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회원들의 투표결과 박사모는 압도적인 표차이로 존립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 정치전문가는 “박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사모와 관련된 사고는 결국 박 대통령에게도 도의적 책임이 지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박사모를 비롯한 개인 팬클럽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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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