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⑦'친박 실세' 서병수 부산시장

"침체된 부산, 힘 있는 시장이 바꾼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선6기의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서병수 부산시장은 친박 핵심 중 핵심으로 통하는 인사다. 야권단일후보였던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돌풍을 잠재운 것도 서 시장의 ‘힘 있는 시장론’이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서 시장은 당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0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내 비주류였던 친박계를 대표해 최고위원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서 박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계속 되는 인구감소로 활력을 잃어가던 부산 시민들에게 힘 있는 시장의 등장은 분명 희소식이다. 특히 지난 7·30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했던 친박 핵심 이정현 의원의 예산폭탄 공약이 화제가 되면서 서 시장을 향한 부산 시민들의 기대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침체된 부산의 변화를 위해서는 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던 서 시장. 과연 그는 약속대로 부산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서 시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서 시장과의 일문일답.

- 부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3대 키워드로 ‘사람과 기술, 그리고 문화’를 제시하셨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 우선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인재’를 키우고 좋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입니다. 또한, 부산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해양플랜트, ICT융ㆍ복합, 에너지, 방사선 의ㆍ과학, 수산식품 등 5대 미래전략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서 부산시가 20년, 30년을 먹고 살아갈 ‘기술’을 키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부산을 매력 있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 사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부산을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 지난 7월1일 시장 취임식이 상당히 특별했다고 들었습니다.
▲ 저는 임기 첫 출발을 시민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기사식당에서 택시기사님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 하고 부산진시장, 한진중공업, 지하철1호선(다대선) 공사현장 등을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했습니다. 취임식은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모든 일과가 끝난 오후 6시30분부터 부산시청 야외 녹음광장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로 개최했습니다. 특히 각계의 의견을 담은 ‘시민소리함’을 전달받을 때 부산시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고 혁신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서 시장께서는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힘 있는 시장’이십니다. 역시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의 경우는 지난 7ㆍ30재보선에서 예산폭탄 공약을 내세워 큰 호응을 얻었는데, 부산시민들도 예산폭탄을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 저는 박근혜정부를 만든 일등공신 중 한 명이라고 자부합니다. 현 정부와 돈독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이런 네트워킹을 통해 부산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의 중요 현안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임 한 달, 가속도 붙은 '혁신'
권위 벗어던진 취임식으로 화제


- 취임 이후 시정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며 ‘일자리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부사람을 만날 때 차비가 필요하면 시장 판공비까지 갖다 쓰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취임 후 첫 정책회의에서 우리 직원들에게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접 중소기업 사장도 만나고, 외국기업 대표도 만나고,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다른 지역에서 사업하는 사람을 만나서 아이디어를 얻고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직접 그런 사람들을 만나야 일자리가 나오고 창의력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아울러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제가 가진 판공비는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지원할 생각입니다. 시장 판공비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이런 곳에 판공비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만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는 뜻 같습니다. 그렇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요?
▲ 저는 좋은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창출하는 것을 시정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민간부분의 일자리 창출이 있어야 합니다. 그 핵심은 제조업 등 뿌리산업을 비롯해 금융, 관광, 마이스(전시컨벤션 등)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인재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아울러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을 부산에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시는 ‘좋은기업유치단’을 구성하고 우수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본격적인 기업유치 활동에 전념토록 할 예정입니다.

- 앞서 언급하신 시장 직속의 ‘좋은기업유치단’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입니까?
▲ 우리 시는 그동안 기업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어왔으나, 공무원 조직만으로는 기업투자 정보에 접근이 어렵고, 투자정보를 발굴했다고 해도 기업과 연결 네트워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기업유치 업무추진 패러다임을 기존 관 중심에서 민관협력체계로 전환하고자 시장 직속으로 자문기구인 ‘좋은기업유치위원회’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좋은기업유치위원회는 시장을 위원장으로 국내 및 외국계 기업 대표와 금융계, 학계, 법조계등 유치전문가 그룹 30여명으로 구성했으며 부산시 기업유치 정책 자문, 기업투자정보 제공, 유치 대상별 협상루트 발굴 및 기업 접촉 등 기업유치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 취임식에서 위대한 부산, 낙동강 시대를 열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 역사적으로 주요 대도시의 발전은 큰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서부산은 낙동강을 중심으로 김해평야, 낙동강하구, 가덕도 등 아름다운 강과 해안선을 끼고 있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발전이 억제되어 왔으나, 우리 시민들의 여망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됨으로써 현재 연구개발특구를 포함한 국제물류산업도시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서부산은 낙동강변의 생태공원과 낙동강 하구의 몰운대 등 천혜의 자연경관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시에서는 이러한 자산을 토대로 서부산 전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아우르기 위한 서부산 글로벌시티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부산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우수한 항만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이 같은 항만 인프라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십니까?
▲ 부산은 우리나라 제1의 해양수산중심도시로 타 지자체에 비해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으로 환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북극항로의 핵심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북극해 시대의 ‘새로운 국제물류 글로벌 허브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은 해양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부산항을 북극해 개발의 전진기지로 개발하기 위해 작년부터 북극 전문워킹그룹을 운영하고, 정부의 북극정책과 연계한 4개 분야 26개 과제로 구성된 ‘부산시 북극정책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안전한 부산시를 만들기 위한 대책은 무엇이 있습니까?
▲ 안전 문제는 평상시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소홀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안전에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에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부산에는 아직까지 대형 재난이나 대형 사고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 부산이 아직 완벽한 안전도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막을 수 있었던 인재를 막지 못해 우리 모두 원칙과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산도 이번 기회에 지역특성을 반영한 재난대응 행동매뉴얼 점검과 민·관 협업 안전관리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선 통합적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특성을 반영해 안전조직을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 부산은 동서 지역 간 빈부격차가 큰 편입니다. 부산의 균형 발전을 위해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계십니까?
▲ 저는 동서 지역 간의 불균형 해소 없이는 부산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부산을 사람 살기에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부산의 미래를 위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부산 낙후 문제는 획기적인 대책 없이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서부산 낙후 문제는 개별적인 프로젝트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일자리정책, 산업정책, 문화정책, 교육정책, 도시계획, 교통정책, 하천정비 등을 동시에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 세부계획은 무엇입니까?
▲ 저는 서부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낙동강 주변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서부산의 가장 큰 보물은 바로 낙동강입니다. 부산인구의 1/3에 달하는 시민들이 낙동강 주변에 살고 있지만, 남북으로 도로가 가로질러 단절되어 있습니다. 낙동강과 주민들을 연결 시킬 수가 있다면, 서부산은 거대한 ‘강변 공원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상의 공단지역을 낙동강과 연결하고 센텀시티처럼 첨단산업, 쇼핑, 문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가진 복합단지로 변모시킨다면 부산에서 지금까지 즐기지 못하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탄생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부산권은 산업과 주거, 쇼핑과 문화, 교육과 연구기능이 골고루 갖춰진 도시로 신공항, 신항만의 배후도시일 뿐 아니라 동남권의 실질적인 중심도시 기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일자리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려
부산 바꿀 '안전시장' '혁신시장'

- ‘TNT2030 공약’(인재 육성과 기술 혁신을 위해 매년 1조원씩, 4년간 4조원을 투자해 2030년대 부산을 한국 최고의 인재·기술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흥미롭습니다.
▲ 부산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경제ㆍ산업의 중심지로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드는 활기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기업과 사람이 빠져나가면서 질적 성장은 멈추고 도시의 미래발전 원동력을 상실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부산시장이 되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해왔고 그 결과 TNT2030 공약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TNT2030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실제 사례 도시로는 독일의 드레스덴과 미국의 RTP(Research Triangle Park)가 있습니다.
 

독일의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완전 폐허가 된 도시였으나,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독일에서도 최고의 경쟁력 있는 도시로 재도약 했습니다. 미국 북캐롤라이나주의 RTP(Research Triangle Park)는 1950년대 담배, 면방직 등에 의존하여 1인당 소득이 미국 51개주에서 50위에 머무르던 가장 낙후한 도시였으나 정부주도하에 대학을 육성하고, 연구기능을 강화해 이제는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혁신 클러스터로 발돋움했습니다. 물론, 현재 부산의 여건이 단기간 내에 세계적인 혁신사례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부산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부산이 동북아의 해양중심지로 거듭 나기 위한 비전을 말씀해주십시오.
▲ 부산은 환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잇는 국제적 관문도시로, 대한민국이 세계로 나가는 출발점이면서 동시에 세계가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도착점입니다. 따라서 민선 6기 부산시는 5대 도시목표 중 ‘해양수도 건설’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기존 부산시 해양수산 정책들의 성공적인 이행 및 새로운 미래비전으로 제시된 민선6기 공약들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신해양산업을 육성하고 북극항로 개척 등 부산항을 글로벌 전진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극지정책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겠습니다. 부산해양특별구역 지정을 통해 원도심권 재생은 물론 신해양산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항만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켜 미래지향적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창출해 나가겠습니다. 이외에도 수산업의 미래 산업화 및 기반시설 선진화를 통해 국제수산물류 중심도시로의 위상을 재정립해 나갈 계획입니다.


- 4년 뒤 부산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 거창한 구호나 비전이 우리를 먹고살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어떤 훌륭한 미래 비전이나 청사진도 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의 삶과 미래의 비전이 균형을 이루는 부산이 되어야 합니다.

부산이 잘사는 것이 아니라 부산 시민이 잘살아야 합니다. 부산 시민이 잘살게 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체질을 바꾸어야 합니다. 부산의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부산의 체질을 튼튼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부산의 체질을 바꿔 우리 부산이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 하는 토대를 닦은 시장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 마지막으로 부산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 앞으로 임기 4년 동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자리 시장, 각계각층 그늘진 곳을 밝혀주는 따뜻한 시장, 각종 사고와 재난에서 시민을 지키는 안전 시장, 미래를 튼튼히 준비하는 미래 시장, 시정의 혁신을 책임지는 혁신 시장이 되겠습니다. 부산시민들께서도 적극 동참해주시고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mi737@ilyosisa.co.kr>


<서병수 부산시장 프로필>

▲ 우진서비스(현 부일여객) 대표이사
▲ 동부산대학 금융경영과 겸임교수
▲ 부산시 해운대구 구청장
▲ 제16,17,18,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소장
▲ 한나라당 최고위원
▲ 새누리당 사무총장
▲ 제36대 부산광역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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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