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덮친 7·30쓰나미> ④복잡해진 새정치 '당권 방정식'

벼랑 끝 싸움 "당권 놓치면 공천학살 당한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7·30재보선에서 참패했다. 당 지도부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벌써부터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차기 당권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 당권을 거머쥐면 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는 곧 19대 대선후보 선출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예비 대선주자로선 생사가 걸린 셈이다. 새정치연합의 차기 당권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까? <일요시사>가 미리 예측해봤다.

7·30재보선의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내부의 시선은 차기 당권에 쏠려 있었다. 여론조사공표 금지기간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미 선거 판세는 기울대로 기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공천학살 공포
치열해진 경쟁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11대4라고 하는데 전남 순천·곡성 결과만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악몽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의원들은 선거 막판 격전지에 출마한 후보들을 돕기보단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승리가 확실한 호남에서 자기 표밭 다지기에 더 몰두했다. 호남은 가장 많은 당원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벌써부터 새정치연합 내부의 당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차기 당권을 거머쥐면 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는 곧 19대 대선후보 선출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계파전 양상이 될 차기 당권경쟁에서 밀린다면 다음 총선에서 공천학살을 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도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운만 감돌 뿐 그 누구도 섣불리 차기 당권을 향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패배로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당권에 대한 개인적 욕심을 드러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재인 가장 유력, 당헌 개정이 관건
박지원, 다시 한 번 당 간판될까?

자칫 차기 당권 경쟁이 과열돼 계파갈등으로 표출될 경우 당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또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아무리 서두르더라도 전당대회까지는 2~3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어 서두를 이유도 없다는 판단이다.

이달에라도 빨리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재보선 참패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전당대회 개최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당대회가 너무 늦어지게 되면 계파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우려가 있어 새정치연합으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찌됐든 당내 친노(친노무현)·486·정세균계 등이 차기 당권을 놓고 충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새정치연합의 차기 당권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문재인 의원이다. 문 의원은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계의 수장 격으로 지난 대선에선 박근혜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를 펼쳐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문 의원이 차기 당권에 직접 도전한다면 최소한 현재 당내에서는 필적할 상대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치권의 분석이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안철수 의원은 이미 당 대표직을 사퇴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재보선에서 살아 돌아오는 데 실패했다.

문재인 독주
이변은 없다?


문제는 새정치연합 당헌 중 ‘당권과 대권의 분리’ 조항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당헌에 따르면 ‘당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선거일로부터 1년 전까지 사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문 의원으로서는 당헌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대선에 출마하려면 가장 중요한 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당헌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지만 이를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대권주자군이 당대표가 되면 일찌감치 줄서기가 시작되는 등 당이 혼란스러워진다는 이유다.
만약 친노진영이 당헌 개정을 밀어붙일 경우 내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 의원은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하기보단 다음 대선에서 자신을 도와 킹메이커 역할을 할 주자를 전폭 지원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문 의원이 직접 출마할 것인지 아니면 후방지원에 머물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만 한다.

당헌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박지원 의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가장 많은 당원이 몰려 있는 호남에 탄탄한 조직을 갖고 있다.

특히 앞으로 비대위 체제가 가동되면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는데, 박 원내대표와 박 의원은 끈끈한 관계로 유명하다. 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 당선되는 데 박 의원이 막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은 정치권에서 공공연한 이야기다.

박 의원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원내대표의 막후 지원을 받는다면 차기 당권 행보에 더욱 큰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절대적인 중립을 유지해야 할 박 원내대표가 박 의원을 어디까지 도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자칫 상대 후보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어 민감한 부분이다.

역시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인 정세균 의원은 재보선 참패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이른바 ‘정세균계’ 의원들과 조찬모임을 가졌다. 정례모임이라고는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차기 당권을 겨냥한 행보를 벌써 시작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정 의원은 새정치연합 내에서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강경파가 당권을 잡으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가 정 의원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진영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대선패배 이후 물러났던 친노진영이 다시 전면에 나설 경우 쇄신 이미지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친노계가 오히려 자신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정 의원을 적극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크호스 정동영
원외인사의 반란?

이들 빅3 외에도 현재 차기 당권 주자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10명이 넘는다. 새정치연합의 차기 당권 경쟁이 백가쟁명식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우선 이번 재보선 공천에서 탈락한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도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원외 인사지만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원칙 없는 전략공천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략공천의 희생양이었던 두 사람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비록 현역 의원이 아니고 원외에 머문 기간이 오래돼 원내세력도 전무한 상황이지만 쇄신이 절실한 당의 상황을 감안할 때 그들이 가진 상징성은 큰 경쟁력이다. 특히 정 전 의원은 민주당의 대선후보까지 지낸 인물로 가장 많은 당원이 있는 호남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정 전 의원 본인도 차기 당권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원외인사 중엔 정동영 가장 앞서
지역위원장 쟁탈전이 1차 관문

이외에도 직전 원내대표였던 전병헌 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박병석 의원, 추미애, 이인영 의원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올 초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했었던 추 의원의 경우 4선의 여성의원으로 쇄신 이미지에 가장 잘 맞는다는 평가가 있지만, 원내대표가 이미 여성인 상황에서 당대표까지 여성이 차지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당 안팎의 부정적인 여론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이 의원의 경우는 ‘486계’의 대표주자지만 인지도와 조직력 등이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그동안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진영과 번번이 각을 세워왔던 조경태 의원도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하다. 조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당권을 놓고 문 의원과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이미 선언한 바 있다. 다만 당 지도부가 재보선 참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상황에서 최고위원이었던 조 의원이 전당대회에 곧바로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했었던 노영민, 최재성, 이종걸 의원과 신계륜, 김동철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도 자천타천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백가쟁명 경쟁
후보군 난립

 
한편 차기 당권의 향방은 곧 있을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의 지역위원장 선임을 통해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전 단계로 조강특위를 꾸리게 된다.
조강특위는 전국 246개 지역위원회의 지역위원장을 정하는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당대표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은 지역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좌우된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지역위원장 자리를 가져오는 게 급선무다.

따라서 지역위원장 자리를 놓고 계파별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투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차기 전당대회의 윤곽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2016년 총선까지는 별다른 큰 선거가 없다. 때문에 차기 당 대표는 결정적인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2년의 임기를 끝까지 지켜내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복잡해진 새정치연합의 당권 방정식은 어떻게 풀리게 될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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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