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⑤'광주의 박원순' 윤장현 광주시장

'민주화 성지'에서 새정치 바람 일으킬까?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선6기의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인물이다. 의사 출신으로 ‘아름다운 가게’ 전국 대표 등을 역임하며 광주 시민운동계에서는 잔뼈가 굵었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가 광주광역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윤 시장은 지난해 12월 당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깜짝 발탁되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됐고, 이후 안철수 공동대표의 후광으로 광주시장에 당선됐다.
여러 가지 면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닮은꼴이다. 그래서 윤 시장에게는 ‘광주의 박원순’이라는 정치적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윤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 잡음 속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안철수계 광역단체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윤 시장이 앞으로 펼치는 시정은 안철수의 ‘새정치’를 가늠해보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윤 시장은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새정치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윤장현 신임 광주시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윤 시장과의 일문일답.

- 민선6기 시정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입니까?
▲ 저는 ‘먹고 사는 문제’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시정 최우선 목표로 추진해 광주시를 넉넉한 경제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또 어느 한 사람도 버려지지 않는 따듯한 복지도시를 조성해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우리 광주는 대한민국의 민주 성지, 인권·평화 도시로 큰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으나, 언제부터인지 이런 광주정신이 많이 퇴색된 것 같습니다. 광주정신을 바로 세워 자존감 있는 당당한 도시를 만들 계획입니다.

- 광주시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들은 무엇이 있습니까?
▲ 우선 기업, 노조, 지역사회 구성원을 총망라한 협력네트워크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독일 슈투트가르트 모형을 응용한 ‘광주형 일자리 창출모델’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의 허브역할을 하게 될 ‘사회적 경제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광주를 한국의 사회적경제 모델도시로 육성하겠습니다.

또 대통령 공약사업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구체화를 위한 자동차 전용 국가산업단지, 친환경 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광주를 자동차밸리도시로 육성하고, 지역경제의 기초가 되는 유망 중소기업 100개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겠습니다.

전남과 공동으로 광주-목포권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해 외국자본 유치에도 주력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자영업자, 중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서민경제안정을 위한 정책을 적극 펼치겠습니다.


- 윤 시장께선 의사이자 시민운동가였습니다. 광역시장직을 수행하기엔 행정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 현재는 정치경력이나 행정경력보다 시민을 섬기는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저는 시민단체에서 오랫동안 리더로서 훈련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부족한 행정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토론회를 활성화해 7천여명의 공직자와 함께 시민의 뜻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현명하게 일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공직자들이 창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토론을 장려하는 등 열린 리더십으로 조직을 잘 이끌어 가겠습니다.

"윤장현 당선, 안철수에 기회준 것"
윤장현과 안철수는 공동운명체

- 인수위 기간 중점적으로 준비한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 당선된 이후 한 달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 고견을 듣고 민생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준비위원회와 시청 공무원들을 통해 광주시정을 파악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4년 동안 펼칠 행정의 큰 밑그림을 그리는 일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먼저 민선6기 시정운영의 10대 기본원칙과 조직ㆍ인사·재정운용의 기본방향, 광주ㆍ전남 상생 추진과제를 선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광주권 KTX 운행방안,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등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현안에 대해 현장답사와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 발전적 방안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 지난 선거에서 전략공천 논란으로 잡음이 심각했습니다. 광주시민들이 전략공천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 시장을 선택해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광주시민들이 안철수 대표에게 기회를 다시 한 번 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만.
▲ 광주시민들께서는 늘 위대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역사의 고비 때마다 광주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높은 역사의식과 변화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실망이 시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줬고, 결국 새 정치에 대한 간절한 염원으로 이어져 광주 시민들이 저를 선택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번 재보선 공천과정에서도 전략공천을 실시해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새정치연합의 공천 내홍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윤 시장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천정배 전 장관도 전략공천으로 탈락했습니다.
▲ 재보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중립을 지켜야 할 시장이 이에 대해 의사표현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공천 문제와 관련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겠습니다.
 

- KTX 광주역 정차를 재검토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지역 내 반발이 거센데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지난 2006년 광주시는 KTX 정차역을 ‘광주송정역’으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했으나, 광주 북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KTX가 광주역에도 정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결국 시에서는 지난 2013년 ‘KTX 일부편수 광주역 진입방안’을 최종안으로 국토부에 건의를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시 KTX 광주역 진입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것은 광주역 진입이 실현되더라도 광주역 주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재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국토부가 KTX 광주역 진입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하반기(10월 이후)까지는 다소 시간이 있습니다. 그동안 이용 시민들의 편의, 주변 공동화 우려 등 현실적 측면과 도시철도 2호선 등 대중교통과 연계하는 장기교통종합계획을 심도 있게 살펴볼 계획입니다.

-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이 무산됐습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 계획이신지요? 정홍원 총리는 기념곡 지정을 반대하는 여론도 워낙 강해 자칫 잘못하면 국론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은 30년 넘게 5ㆍ18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로 불려왔던 곡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해 정부가 새로운 기념곡 제작을 시도해 광주시 국회의원, 5ㆍ18단체, 시민단체 등이 강력한 저지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국론분열 등을 이유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미루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념곡 지정에 찬성하는 국민이 60%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내년 제35주년 기념식 이전에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 국회 등을 방문해 설득하면서 각계각층과 긴밀히 협조하는 등 모든 노력을 다 할 계획입니다.

- 내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복안은 무엇입니까? U대회가 적자대회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순수한 세계대학생들의 화합과 교류의 스포츠제전인 만큼 적자, 흑자 논리를 떠나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대회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U대회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체육 인프라 확충을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 국제적 위상 제고, 시민의 자긍심 고취 등 무형자산 제고에도 힘을 쏟을 것입니다.

지난 2일에는 북한을 포함한 201개 국가에 공식 초청장을 보냄으로써 본격적인 대회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대회 전 종목을 대상으로 테스트 이벤트와 인천아시안게임 참여 등을 통해 실전능력을 배양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광주U대회의 비전인 평화대회의 구현과 대회의 흥행을 위해 국제 종합스포츠대회 사상 최초로 남북단일팀구성을 반드시 실현해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과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평화대회로 만들겠습니다.

재보선 전략공천 논란은 '노코멘트'
먹고 사는 문제부터 최우선 해결

- 최근 친인척을 비서관으로 내정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친인척이 비서관으로 근무하게 되면 공무원들의 눈치 보기와 줄서기가 불을 보듯 훤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 해당 비서관은 관련법 테두리 내에서 적법한 절차와 자격기준을 적용해 채용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시장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적임자로 결정했으며 비서관은 시장인 저와 임기를 같이 합니다. 일각에서 우려하시는 공무원들의 줄서기는 없을 것이며 공무원들이 시민만을 위해, 본연의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 전임 강운태 시장의 경우 재임기간 광주시가 검찰로부터 다섯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했고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향후 깨끗한 광주시를 만들기 위해 추진할 정책은 무엇이 있습니까?
▲ 먼저, 비록 전임 시장시절 이루어진 일이지만 일부 공직자의 잘못으로 인해 시민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립니다. 저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입찰행정은 참가등록에서부터 현장 설명회, 입찰서 제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감찰, 직무교육을 강화하고 문제점에 대한 제도개선을 함께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중요한 모든 행정의 정책결정은 시간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전문가, 관련단체, 시민들의 참여 속에 충분한 토론과 검토를 통해 투명하게 결정하고, 그 결과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시장이 스스로 모범이 되어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고 시민의 뜻에 따라 시정을 추진할 것이며 공직자들도 따르도록 한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의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무원 직무교육, 전문교육 등을 강화하겠습니다.


-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안전한 광주시를 만들기 위한 대책은 무엇이 있습니까?
▲ 광주시는 현재 각종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취약시설 안전점검, 생활주변 안전위해요소 해소를 위한 안전모니터봉사단 운영, 재난대응 민관협력체계 구축, 찾아가는 녹색재난안전교실 운영, 유관기관 합동 대 시민 안전문화운동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불시의 재난발생 시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풍수해, 지진, 산불, 지하철 대형화재 등 29개 유형별 재난대응 행동매뉴얼을 일제히 재정비했고, 매뉴얼 점검 도상훈련을 실시해 미비사항을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내적으로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면서 대외적으로 광주의 국제적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서 2015년에 UN ISDR 가입 및 WHO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ㆍ장기적으로 안전교육 체험센터 설립 등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광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남겨주시지요.
▲ 제가 광주시장이 되고자 한 것은 개인적인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광주의 미래를 위해, 당당한 광주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150만 시민들의 뜻에 결코 어긋나지 않게 바르게 시정을 펼치고 정직한 변화를 추구할 것을 다짐하겠습니다. 시민들과 끊임없이 만나 소통하고 논의를 거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늘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민 눈높이에 있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문제의 해답을 책상 앞 컴퓨터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찾을 것입니다. 이러한 ‘더불어 사는 광주’를 만드는 데는 150만 광주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가 꼭 필요합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주체적인 의식을 가지고 건설적 대안, 건강한 비판을 주시는 데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윤장현 광주시장 프로필>

▲ 중앙안과 원장
▲ 광주시민연대 대표
▲ 아름다운가게 전국대표
▲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장
▲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 광주광역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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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