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③'혁신의 아이콘' 남경필 경기도지사

"힘들어도 '혁신의 길' 절대 포기할 수 없어"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이제 일제히 민선 6기의 임기를 시작한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남경필 신임 경기도지사는 '혁신의 아이콘'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후 꾸린 것도 인수위원회가 아닌 혁신위원회였다. 도지사 취임 후엔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차를 직접 운전해 첫 출근을 했다.

남 지사는 사실 가장 평탄한 길을 걸어온 정치인 중에 한 명이다. 불과 33살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 된 후 내리 5선을 했다. 정치 입문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낙선 경험이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가장 험난한 길을 걸어온 정치인이기도 하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남 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한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이 전 부의장이 국회에 입성하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청와대 거수기 정당으로 전락한다는 이유였다. 살아 있는 권력에 도전한 대가로 남 지사는 당시 사찰까지 당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남 지사는 대통령들을 향한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런 남 지사가 또 한 번 파격적인 정치실험에 나선다.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타파하겠다며 야당과의 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정부에서 연정이 시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남 지사는 본인을 비롯해 모든 관료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연일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경기도는 남 지사가 몰고 온 혁신 바람으로 거센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과연 남 지사의 정치 혁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남경필 신임 경기지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남 지사와의 일문일답.

- 우선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민선 6기 도정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입니까?
▲ 최우선 과제는 '안전한 경기도'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소방재난본부를 안전컨트롤타워로 만들고 예방점검ㆍ대응ㆍ복구 등 재난안전업무를 소방재난본부로 일원화해 총괄하겠습니다. 또 소방재난본부 산하에 도지사 직속 안전기획관을 신설해 도내 안전 문제를 챙기겠습니다.

- 이외에도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들은 무엇인지요?
▲ 교육, 복지, 노인, 저출산, 일자리 등 경기도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대안으로 저는 '따복(따뜻하고 복된)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은 단편적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공동체 복원을 통해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 나가야만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복마을을 통해 예전의 온정 넘치는 공동체를 복원하고 그 속에서 일자리와 복지도 찾아낼 것입니다. 앞으로 따복마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도지사 직속의 TF를 꾸리고 따복사랑방, 따복서당, 따복놀이터, 따복동아리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도지사 당선 후 경차를 직접 몰고 출근을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신선한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남 지사께서 대권을 염두에 두고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쇼'라며 비판하시는 분도 계시고 초심을 잃지 말라고 격려해 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 주시면 저의 진정성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지금도 먼곳을 현장방문 할 때는 불가피하게 관용차를 이용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가까운 도청에 출퇴근하는 일까지 관용차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당 경차는 제가 구입한 개인차량입니다. 저는 정치에 입문한 후 끊임없이 혁신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저는 '혁신하지 않으면 혁명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12일간 머물면서 우리 사회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런데 혁신은 남을 비판해서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바뀔 때 시작됩니다. 경기도지사가 됐으니 제가 주장한 혁신을 실천으로 옮기려고 하는 것입니다.

취임 후 경차 몰고 출근하자 '허걱'
"혁신행보가 쇼라고? 지켜봐 달라"

- 경기도지사 당선 이후 정치권에선 남 지사를 이미 대권주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기분이 어떠신지요? 대권에 도전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 황송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긴 하지만 지금 제게는 어울리지 않는 과분한 옷을 입은 느낌입니다. 대권은 아직 제게는 먼 일입니다. 우선 급한 것은 지난 선거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절반의 마음을 얻는 일입니다. 아직은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앞으로 도정을 잘 이끌어 인정을 받게 되면 대권은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습니다.

- 사실 남 지사께서는 당초 당 지도부의 요청에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버티다 선거에 나서게 됐습니다. 때문에 향후 도정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 경기도지사는 제가 8년 전부터 품어왔던 꿈입니다. 지난 2006년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 참여해 김문수 전 지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저는 김문수 캠프의 선대본부장으로 경기도의 구석구석을 누볐습니다. 김 전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는 인수위원장을 맡아 경기도정을 세밀하게 살피기도 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경기도의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있고, 경기도의 미래 비전과 발전 방안에 대한 준비도 잘되어 있다고 자부합니다.

- 경기도에서 연정을 시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한 것은 그 정당이 추구하는 노선과 정책을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연정을 위해 이를 대폭 수정한다면 유권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 저는 겨우 0.8%라는 적은 표차이로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승자가 100%를 독식하는 지금 같은 구도에서는 정치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승자독식 상황을 '윈윈게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나서서 기득권을 버리겠다고 한 것입니다.

연정은 도지사가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도민 행복'이란 지향점에는 이념이나 정파가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양당이 제시한 공약을 보면 80% 이상이 유사합니다.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지향점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 그렇다면 기존 새누리당의 입장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중 하나인 생활임금조례를 통과시킬 생각도 있으신지요? 야권에서는 연정의 조건으로 해당 조례안의 통과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 연정의 출발인 여야정책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책협의의 아젠다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지방선거에서 저와 김진표 후보가 걸었던 양당의 공약이고, 두 번째는 민선 5기 마지막 도의회에서 통과된 생활임금조례를 포함한 4개 조례안에 대한 입장입니다. 여야가 진지하게 열린 자세로 논의 중인만큼 저 역시 열린 마음으로 협의에서 도출해 낸 결과에 따르겠습니다.

- 현재 도민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현안은 출퇴근 대중교통 문제입니다. 지난 선거 기간 김상곤 후보의 '앉아가는 아침'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는데 김 후보의 공약을 적극 반영할 계획은 없으신지요?
▲ 경기도 교통문제의 심각성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김 후보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도민들의 실제 목소리를 들어보면 도민들이 원하는 버스 정책의 핵심은 '무상'이 아니라 '서비스 개선'입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은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리고, 또 타서도 콩나물버스에서 힘들게 통근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로 타서 앉아가는 '굿모닝 버스'를 구상했습니다. 굿모닝 버스를 통해 서울로 가려는 경기도민은 터미널까지만 오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버스를 탈 수 있게 됩니다. 또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좌석예약도 할 수 있어 앉아가는 아침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하셨습니다. 하지만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너무 숫자에만 집착하는 공약은 아닌지요?
▲ 7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에는 약 25만 개 정도의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포부가 들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식기반 일자리, 문화 콘텐트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할 것입니다. 일례로 서울에 근접한 판교·광교 테크노밸리 등에 지식집약산업, 바이오·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할 생각입니다. 특히 투자와 멘토링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G-슈퍼맨 펀드를 8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청년 기업에 투자할 것입니다. 저는 경기도를 창조경제의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 경기도는 북부와 남부 간 격차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오죽하면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경기북도'를 신설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낙후된 경기북부의 발전을 위한 복안은 무엇입니까?
▲ 우선 경기북부를 옭아매고 있는 이중삼중의 규제를 합리화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일 먼저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권한과 규제를 시·군으로 분산하겠습니다. 그 후 중앙정부에 수도권 규제 합리화를 촉구할 생각입니다.

또 (가칭) 경기북부 지역발전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경기북부발전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겠습니다. 구리~포천·서울~문산 민자도로, 국지도 39호선, 국도3호선 우회도로, GTX 파주 연장, KTX 의정부 연장, 교외선 복선전철화 등 교통, 철도 인프라 확충에도 힘쓰겠습니다. 이외에도 지역경제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경기도민은행을 경기북부에 설립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기득권 내려놓기, 도지사부터 
연정으로 '윈윈(win-win)정치'

- 최근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직자들의 비리 문제가 연이어 불거져 나오면서 국민들의 실망감이 큽니다. 깨끗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 저는 데이터에 기반해 과학적이면서도 투명한 행정을 펼치겠습니다. 행정을 펼치며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도민들에게 최대한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행정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면 비리 문제가 불거질 소지는 애초부터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깨끗한 경기도를 만드는 본질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경기교육감으로 진보성향인 이재정 교육감님이 취임하셨습니다. 과거 김문수 전 지사와 김상곤 전 교육감은 교육재정 분담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기도 했는데 걱정은 없으신지요?
▲ 아이들의 교육문제에는 이념과 정파가 없습니다. 당선 후 이재정 교육감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 문제에 이념과 정파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정책의 목표와 추구해야 할 가치가 정해지면 방법론은 맞출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재정 교육감이 공약한 초등체험학습·수학여행 무상화, 혁신학교 확대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최근 경기도와 경기도 교육청은 정책협의를 위한 상시 창구를 구성하는데 합의했습니다. 앞으로 양 기관이 정책 책임자를 두 명씩 파견해 상시 운영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는 도지사와 교육감이 포함된 3+3 회의체를 통해 논의하고 결정하겠습니다. 경기도와 경기도 교육청이 다소 의견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일단 공통점부터 찾아서 협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경기도는 산업단지가 많아 그만큼 산업재해에 대한 우려도 높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도내 산업 재해율을 낮출 방안은 무엇입니까?
▲ 안전은 시대정신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가 428명이나 됩니다. 원인을 살펴보니 각 사업체마다 안전관리사가 있지만 대부분 회사의 총무부장, 경리부장이 안전관리사직을 겸하고 있어 유명무실한 실정이었습니다.

50인 이하 소기업에는 안전관리사를 배치할 의무 규정조차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경기도가 안전관리사를 직접 채용해 지역별로 배치하겠습니다. 또 경기도 전역의 안전 실태 점검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소방을 포함한 안전기술직 인력을 대폭 보강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해주시지요.
▲ 저는 현장에서 도민들과 소통하는 도지사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가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시작한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대한민국 전체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길이라 합의 과정에서 시간도 걸리고 갈등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남경필 경기도지사 프로필>


▲ <경인일보> 기자
▲ 제15~19대 국회의원
▲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 한나라당 최고위원
▲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
▲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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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