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②안·김 정치생명 건 7·30 '단두대 매치'

"기껏 잘해야 본전…이겨도 죽 쒀서 개 줄 판"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걸고 또 한 번 '단두대 매치'를 치르게 됐다. 여야의 명운이 달려 있는 7·30재보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무승부로 끝난 지방선거의 연장전이다. 여야 간의 승패에 따라 양 대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일요시사>가 두 사람의 정치생명이 걸린 '7·30재보선 단두대 매치'를 분석해봤다.

여야의 명운이 달려 있는 7·30재보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분석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정치적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절호의 기회라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팽배하다.

다가오는 재보선
정치적 명운 걸다

이번 재보선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선거의 중요성을 반증하듯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중진 이상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상 무승부로 끝난 지방선거의 연장전 격인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 모두 15곳에서 치러진다. 그야말로 '미니총선'이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2002년 8월 재보선(13곳)의 기록도 이로써 갈아치우게 됐다.
특히 선거의 승패에 따라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점이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10년 가까이 여권에 끌려 다니기만 했던 야권이 드디어 향후 정국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승리한다면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두 대표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안철수 vs 반안철수 연대 정면 대격돌
양 대표, 전략공천 덫에 빠져 '허우적'

지난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무공천 및 계파갈등으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데다가 인천과 경기를 내주며 위상이 실추됐던 두 대표로선 누구보다 재보선 승리가 절실하다. 현재 147석인 새누리당은 4석 이상을 얻어야만 과반인 151석을 방어할 수 있다.


재보선 15곳 가운데 여야 모두 승부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수도권 재보선 지역은 6곳이고, 충청권은 3곳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은 2곳에서 재보선이 실시된다. 새정치연합의 강세지역인 호남지역 재보선 4곳을 제외하면, 새누리당은 최소한 영남권 2곳과 수도권·충청권 2곳에서 승리를 해야 과반을 유지할 수 있다.

일단 재보선의 전체적인 판세는 새정치연합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26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한때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논란에 휩싸이며 20%대까지 하락했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30%대까지 치솟았다.

치솟은 지지율
최고의 호기

세월호 참사 정국,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 GOP 총기 사고 등은 분명 야권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문창극 후보자 논란은 월드컵 열기조차 무색케 할 정도였다.

거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키면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30%대까지 폭락한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까지도 유효했던 새누리당의 '박심 마케팅'은 이번 재보선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호재는 아직도 줄줄이 남아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새로운 장관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월호 국정조사에서는 정부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조사 도중 유가족과 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잠을 자거나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해 구설에 오르는 등 열심히 자책골을 넣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장관들에 대한 의혹들도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논문표절, 병역비리, 세금탈루 등 높아진 검증기준을 적용해 새롭게 임명한 장관후보자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박 대통령의 '막장인사'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가운데 인사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면서 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여권의 결집력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당초 컨벤션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새누리당 7·14전당대회는 연일 후보들 간 이전투구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표를 갉아 먹고 있다. 전대를 치르며 당 내분이 확산되면서 재보선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전투구 끝에 새롭게 취임할 당 대표가 곧바로 치러질 재보선을 제대로 진두지휘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전당대회에 나온 인사들 중 여론조사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한 인사들이 모두 비리혐의에 휩싸였거나 과거 비리전력으로 처벌받은 적이 있어 전당대회가 새누리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볼멘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일례로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의원의 경우 최근 딸의 교수특채 대가로 사학비리를 비호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검찰 고발을 당한 상태다. 그야말로 새누리당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대표와 김 대표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새정치연합도 내부 공천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새정치연합은 지난 3일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동작을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 대표실을 점거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기동민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으로 당초 광주 광산을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었다. 때문에 당 내에서도 "인지도도 없고 명분도 없는 인사를 가장 중요한 격전지에 꽂아 넣었다"는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동작을은 이번 재보선에서 유일한 서울 지역구이며 여야의 승패를 판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히는 곳이다. 이처럼 공천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간 갈등과 대립이 표면화될 경우엔 당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재보선의 판세가 새정치연합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면서 당 내부의 공천 갈등과 그 후유증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심해진 공천 후유증
복잡해진 역학구도

새정치연합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재보선은 여름 휴가철이 한창일 때 치러진다. 새누리당의 조직표를 무시할 수 없다. 7월 청문회와 세월호 국정조사 등도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세련되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연이어 총리후보가 낙마한 상황에서 장관 청문회가 정치적 공세나 발목잡기로 대중들에게 비쳐질 경우엔 오히려 보수진영이 결집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또 지금까지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상승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했는데, 이제는 새정치연합이 먼저 경제성장과 복지 등에 있어서 대안을 제시하고 정국을 주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두 공동대표가 이번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다고 해도 남 좋은 일만 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상승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하다.

김·안 정치적 입지 넓힐 호기?
재보선, 김·안 정치적 무덤 될까?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두 사람은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당을 살려냈지만 '세월호' 덕분이라는 냉혹한 평가만 받아야했다. 오히려 세월호 정국으로 유리한 판세에서도 수도권 광역단체장 2석을 빼앗긴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도 새정치연합이 완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두 사람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잘해야 본전'이란 뜻이다.

또 공천 과정에서 두 사람의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구 민주계 세력이 강하게 뭉치고 있는 현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동작을에선 당초 안철수계 인물인 금태섭 대변인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그런데 새정치연합 현역의원 31명이 이에 반발하며 공동성명을 냈다.

그들이 지지한 것은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었다. 31명에 달하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공천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대부분은 친노 또는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인물들로 구 민주계가 두 공동대표에게 정식으로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측근 챙기기
딜레마 빠져

이러한 당내 분위기를 고려할 때 두 공동대표가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자신의 측근을 전략공천하는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이겨도 다른 계파 수장의 측근들만 국회에 입성하는 꼴이 되고, 지게 된다면 공천 작업을 주도한 두 대표의 책임론만 부각될 것이란 예측이다.

게다가 이번 재보선을 통해 당내 거물들이 복귀하게 되면 두 대표의 입지가 더욱 흔들릴 위험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원래 자신을 챙겨줄 수 있는 힘 있는 사람 옆에 모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안 대표가 이번에도 자기 사람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다면 정치적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측근을 챙길 수도 없고, 안 챙길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두 사람이다. 이번 재보선이 두 공동대표의 무덤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두 사람은 재보선을 통해 더 멀리 도약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추락하게 될까? 두 사람의 정치생명이 걸린 '7·30재보선 단두대 매치'가 다가오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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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