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②안·김 정치생명 건 7·30 '단두대 매치'

"기껏 잘해야 본전…이겨도 죽 쒀서 개 줄 판"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걸고 또 한 번 '단두대 매치'를 치르게 됐다. 여야의 명운이 달려 있는 7·30재보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무승부로 끝난 지방선거의 연장전이다. 여야 간의 승패에 따라 양 대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일요시사>가 두 사람의 정치생명이 걸린 '7·30재보선 단두대 매치'를 분석해봤다.

여야의 명운이 달려 있는 7·30재보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분석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정치적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절호의 기회라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팽배하다.

다가오는 재보선
정치적 명운 걸다

이번 재보선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선거의 중요성을 반증하듯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중진 이상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상 무승부로 끝난 지방선거의 연장전 격인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 모두 15곳에서 치러진다. 그야말로 '미니총선'이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2002년 8월 재보선(13곳)의 기록도 이로써 갈아치우게 됐다.
특히 선거의 승패에 따라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점이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10년 가까이 여권에 끌려 다니기만 했던 야권이 드디어 향후 정국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승리한다면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두 대표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안철수 vs 반안철수 연대 정면 대격돌
양 대표, 전략공천 덫에 빠져 '허우적'

지난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무공천 및 계파갈등으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데다가 인천과 경기를 내주며 위상이 실추됐던 두 대표로선 누구보다 재보선 승리가 절실하다. 현재 147석인 새누리당은 4석 이상을 얻어야만 과반인 151석을 방어할 수 있다.


재보선 15곳 가운데 여야 모두 승부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수도권 재보선 지역은 6곳이고, 충청권은 3곳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은 2곳에서 재보선이 실시된다. 새정치연합의 강세지역인 호남지역 재보선 4곳을 제외하면, 새누리당은 최소한 영남권 2곳과 수도권·충청권 2곳에서 승리를 해야 과반을 유지할 수 있다.

일단 재보선의 전체적인 판세는 새정치연합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26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한때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논란에 휩싸이며 20%대까지 하락했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30%대까지 치솟았다.

치솟은 지지율
최고의 호기

세월호 참사 정국,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 GOP 총기 사고 등은 분명 야권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문창극 후보자 논란은 월드컵 열기조차 무색케 할 정도였다.

거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키면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30%대까지 폭락한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까지도 유효했던 새누리당의 '박심 마케팅'은 이번 재보선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호재는 아직도 줄줄이 남아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새로운 장관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월호 국정조사에서는 정부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조사 도중 유가족과 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잠을 자거나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해 구설에 오르는 등 열심히 자책골을 넣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장관들에 대한 의혹들도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논문표절, 병역비리, 세금탈루 등 높아진 검증기준을 적용해 새롭게 임명한 장관후보자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박 대통령의 '막장인사'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가운데 인사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면서 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여권의 결집력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당초 컨벤션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새누리당 7·14전당대회는 연일 후보들 간 이전투구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표를 갉아 먹고 있다. 전대를 치르며 당 내분이 확산되면서 재보선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전투구 끝에 새롭게 취임할 당 대표가 곧바로 치러질 재보선을 제대로 진두지휘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전당대회에 나온 인사들 중 여론조사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한 인사들이 모두 비리혐의에 휩싸였거나 과거 비리전력으로 처벌받은 적이 있어 전당대회가 새누리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볼멘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일례로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의원의 경우 최근 딸의 교수특채 대가로 사학비리를 비호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검찰 고발을 당한 상태다. 그야말로 새누리당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대표와 김 대표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새정치연합도 내부 공천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새정치연합은 지난 3일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동작을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 대표실을 점거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기동민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으로 당초 광주 광산을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었다. 때문에 당 내에서도 "인지도도 없고 명분도 없는 인사를 가장 중요한 격전지에 꽂아 넣었다"는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동작을은 이번 재보선에서 유일한 서울 지역구이며 여야의 승패를 판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히는 곳이다. 이처럼 공천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간 갈등과 대립이 표면화될 경우엔 당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재보선의 판세가 새정치연합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면서 당 내부의 공천 갈등과 그 후유증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심해진 공천 후유증
복잡해진 역학구도

새정치연합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재보선은 여름 휴가철이 한창일 때 치러진다. 새누리당의 조직표를 무시할 수 없다. 7월 청문회와 세월호 국정조사 등도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세련되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연이어 총리후보가 낙마한 상황에서 장관 청문회가 정치적 공세나 발목잡기로 대중들에게 비쳐질 경우엔 오히려 보수진영이 결집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또 지금까지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상승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했는데, 이제는 새정치연합이 먼저 경제성장과 복지 등에 있어서 대안을 제시하고 정국을 주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두 공동대표가 이번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다고 해도 남 좋은 일만 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상승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하다.

김·안 정치적 입지 넓힐 호기?
재보선, 김·안 정치적 무덤 될까?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두 사람은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당을 살려냈지만 '세월호' 덕분이라는 냉혹한 평가만 받아야했다. 오히려 세월호 정국으로 유리한 판세에서도 수도권 광역단체장 2석을 빼앗긴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도 새정치연합이 완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두 사람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잘해야 본전'이란 뜻이다.

또 공천 과정에서 두 사람의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구 민주계 세력이 강하게 뭉치고 있는 현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동작을에선 당초 안철수계 인물인 금태섭 대변인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그런데 새정치연합 현역의원 31명이 이에 반발하며 공동성명을 냈다.

그들이 지지한 것은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었다. 31명에 달하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공천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대부분은 친노 또는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인물들로 구 민주계가 두 공동대표에게 정식으로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측근 챙기기
딜레마 빠져

이러한 당내 분위기를 고려할 때 두 공동대표가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자신의 측근을 전략공천하는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이겨도 다른 계파 수장의 측근들만 국회에 입성하는 꼴이 되고, 지게 된다면 공천 작업을 주도한 두 대표의 책임론만 부각될 것이란 예측이다.

게다가 이번 재보선을 통해 당내 거물들이 복귀하게 되면 두 대표의 입지가 더욱 흔들릴 위험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원래 자신을 챙겨줄 수 있는 힘 있는 사람 옆에 모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안 대표가 이번에도 자기 사람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다면 정치적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측근을 챙길 수도 없고, 안 챙길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두 사람이다. 이번 재보선이 두 공동대표의 무덤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두 사람은 재보선을 통해 더 멀리 도약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추락하게 될까? 두 사람의 정치생명이 걸린 '7·30재보선 단두대 매치'가 다가오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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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