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②'나도 대권주자' 최문순 강원도지사

"대권도전 여부, 알아서 판단해 주세요"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이제 일제히 민선 6기의 임기를 시작한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방선거가 만들어 낸 스타다. 최 지사는 지난 2011년 4·27보궐선거에 깜짝 등장해 불리했던 판세를 단숨에 뒤집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당시만 해도 정치신인에 불과했던 그의 승리는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후 최 지사는 '변방'으로 취급받던 강원도지사를 역임하면서도 늘 이슈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

최 지사의 재선은 야권의 불모지인 강원도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현재 강원도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여권세가 강하다. 이렇듯 불리한 지역판세 속에서도 최 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것은 그만큼 그의 인물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정치권에서 최 지사의 몸값이 연일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민선 6기의 임기를 시작한 최 지사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하루 10개가 넘는 공식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최 지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최 지사와의 일문일답.

- 우선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민선6기 강원도정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입니까?
▲ 민선6기의 도정비전은 '소득 2배 행복 2배 하나 된 강원도'입니다. 동계올림픽 및 특구, 양양공항, 레고랜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알펜시아, 수도권 연결 교통망 등 강원도의 신성장 동력을 중점 육성하고, 관련 기업들을 유치할 것입니다.

또 도내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관광산업에도 매진해 체류형 관광시설 확충, 글로벌 랜드마크 조성, 문화예술 콘텐츠산업 육성 등을 해내겠습니다. 이외에도 농어업 6차 산업 육성, 지역자본의 역외 유출 방지 시책 등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 강원도는 새정치연합 현역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야권의 불모지입니다.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선거기간 직접 도루묵도 팔고, 감자도 팔며 강원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다녔습니다. 그런 진정성을 봐주신 것 같습니다. 처음 도지사에 당선됐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도민들을 섬기는 저의 자세를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재선에 성공하셨지만 강원도의회는 새누리당이 총 44석 중 38석이나 차지했습니다. 도정을 추진함에 있어 사사건건 발목을 잡힐 우려가 있는데.
▲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는데 저는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민선5기 때도 새누리당 도의원 수가 과반이 넘었지만 큰 문제없이 도정을 잘 운영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며 도의회의 여소야대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어차피 과반이 안 되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오히려 조화와 상생,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색채 강한 강원도서 재선 성공
뛰어난 인물 경쟁력, 높아진 몸값

- 도의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된 타 광역단체들에서는 '연정'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저는 연정이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도정을 펼치면서 양당이 크게 부딪힐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게 고등학교 무상급식 정도인데 그거 외에는 서로 갈등을 빚은 적이 없어서 연정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겉보기엔 연정을 하면 크게 무슨 효과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연정을 하면 실제 할 수 있는 행위는 정무부지사 자리를 상대 당에게 주는 것 정도가 고작입니다. 저는 그보다는 여성부지사를 임명해서 도내 여성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 여성부지사를 임명하시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그동안 도내 여성들은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펼칠 기회가 없었습니다. 훌륭한 여성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모성의 섬세함과 배려라는 새로운 덕목을 도정에 적용해 강원도 내부의 단합을 도모하고 도민들과 활발한 소통을 해나가겠습니다.

- 재선에 성공하시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최 지사를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사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지원유세에 나온 제 딸들을 보고 도민 여러분들께서 "손녀가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도정을 운영하며 그만큼 건강을 많이 해쳤는데) 대권까지 바라보긴 버겁습니다.(웃음) 그 부분은 언론인 분들께서 쓰시고 싶은 대로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 타 광역단체장들의 경우 이미 몇몇 분은 대권도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현역 광역단체장들의 대권도전 러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광역단체장들의 대선 출마는 지역정부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칠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많은 광역단체장들이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다소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사자들께서 잘 판단해 결정하실 문제라고 봅니다.

- 대표 공약으로 어르신 건강카드 지급, 대학생 등록금·취업지원금 지원 등을 약속하셨습니다. 일각에선 포퓰리즘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 절대 포퓰리즘이 아닙니다. 저는 도민들께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이 같은 공약들을 만들게 됐습니다. 해당 공약들은 예산도 많이 안 들고 파급효과도 높습니다. 직접 지원하는 방식의 복지는 즉시 소비로 이어지고, 소비가 생산으로, 생산이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방식입니다.


일례로 어르신 건강카드 공약의 경우 1년에 8만원 정도의 의료비를 어르신들에게 지원하게 되는데, 현재 도내 약국, 한의원 같은 곳들이 불경기로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의료비 지원은 어르신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도내 의료계 종사자들과 연관업체, 그 가족들에게까지 파급효과가 미칠 것입니다. 해당 공약들은 도의회와 합의가 되면 바로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해당 공약들을 이행하는 데 470억 정도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셨습니다. 현재 강원도가 집행하고 있는 예산의 대부분이 경직성 경비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처럼 어떤 형식으로든 후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 강원도의 한 해 전체 예산이 약 4조원 가량 됩니다. 해당 예산은 겨우 전체 예산의 1퍼센트 남짓입니다. 도의회만 동의해준다면 결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습니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살펴보면 개최지가 올림픽 이후 오히려 빚에 허덕이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복안은 무엇입니까? 올림픽 이후 시설의 사후활용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저는 우선 올림픽 이후 강원도가 빚에 허덕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과잉투자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올림픽이 끝난 이후 시설들을 유지 관리하는 데 엄청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시설들을 헐어버릴 각오까지 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빚잔치로 끝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 인천 아시안게임의 경우 북한이 참여할 예정인데, 평창 올림픽의 경우는 아직까지 북한의 참여여부가 불투명합니다.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북한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하는 것 아닌지요?
▲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려면 반드시 북한이 동참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동계종목이 별로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참가하고 싶어도 참가할 선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 공동훈련을 제안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적자 올림픽 안 돼…시설철거까지 고려"
"연정 실효성 없어" 화합의 정치 약속

- 최근 들어 남북관계가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이 많은 강원도의 특성상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없으십니까?
▲ 강원도 관광산업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남북관계를 ‘선경후정’의 관점에서 보면 관계개선의 실마리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접경지역이 많은 강원도 관광산업도 문제지만 대한민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남북 간 경제협력과 통일준비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모쪼록 정부에서 담대하고 통 큰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최 지사께선 과거 도내에 골프장이 난립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민선5기를 마치며 발표하신 주요 성과들을 보면 도내에 들어선 골프장들을 마치 민자유치의 모범사례처럼 포장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요?
▲ 해당 시설들은 단순한 골프장이 아니라 여러 가지 관광시설들이 합쳐진 종합형 리조트입니다. 저는 도내에 골프장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취임 후 강원도지사 직속 ‘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 먼저 다시 한 번 저를 믿어 주시고, 도정을 맡겨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상대후보를 선택하신 도민들의 뜻도 존중하면서 늘 대화와 타협으로 강원도를 발전시키는 데 ‘올인’하겠습니다.

향후 몇 년은 강원도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피와 땀을 아끼지 않고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우리 강원 도민들께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지혜와 열정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최문순 강원도지사 프로필>


▲MBC 기자
▲MBC 노조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초대위원장
▲MBC 대표이사
▲제18대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강원도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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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