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새누리당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7·14전당대회 출마자 윤곽이 드러났다. 양강으로 꼽히는 서청원·김무성 의원을 포함해 10여명의 후보들이 경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다. 전당대회에 나서는 차기 당권주자들의 기상도를 <일요시사>가 전망해봤다.
23일 현재 새누리당 7·14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경선 후보는 서청원·김무성·이인제·홍문종·김을동·김태호·김영우·김상민 의원, 박창달 전 의원 등 9명이다. 여기에 원외 거물급 인사인 김문수 경기지사, 나경원 전 의원도 전당대회 혹은 7·30재보선 중 한 곳을 선택해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10명 안팎의 후보가 당대표(1명)와 최고위원(4명)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 지지율 1위
차기 당대표를 놓고는 '친박(친박근혜) 맏형' 서청원 의원과 비주류 대표주자 김무성 의원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들을 제외할 경우 남는 최고위원 자리는 3석뿐이다. 그런데 경선 후보 중에서 출마를 선언한 여성후보가 김을동 의원뿐이라는 점에서 김 의원은 득표에 관계없이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당헌·당규상 전당대회에서 득표순으로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을 선출하는데, 상위 5위 득표자 안에 여성이 없으면 5위 득표자 대신 여성후보자 중 최다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된다. 다만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이 재보선 대신 전당대회를 선택할 경우에는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김을동 의원과 비주류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나 전 의원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다.
결국 실질적으로 남는 최고위원 자리는 2곳뿐인 셈이다. 이 자리를 놓고 이인제·홍문종·김태호·김영우·김상민 의원, 박창달 전 의원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당대표 김무성, 최고위원 서청원·이인제·홍문종·김을동 등 5명의 차기 지도부 입성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지난 11∼12일 새누리당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는 42.6%의 지지율을 얻은 김무성 의원이 차지했다. 서청원 의원은 32.1%로 2위에 그쳤다. 이어 이인제 의원이 3위(23.8%), 홍문종 의원이 4위(12.9%), 김태호 의원이 5위(12.8%)로 뒤를 이었다(조사대상 : 전국 유권자 1000명, 조사방식 : 유·무선전화 RDD 전화응답 방식,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최근 비공개 여론조사에서도 김무성 의원이 1위를 차지하며 리얼미터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4·5위는 순위가 바뀌어 4위는 김을동 의원, 5위는 홍문종 의원 순으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청원·김무성 양강구도 속 2∼3자리 경합
박근혜정부 인사 참사 반복에 친박계 위축?
하지만 1인2표제 룰에 따른 후보 간 합종연횡 등 변수가 많아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얼마든지 뒤바뀔 여지가 많다.
특히 최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친일·반민족적 인식을 가졌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박근혜정부의 반복되는 인사실패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커지고 있어 '문창극 참사' 정국 속 전당대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럴 경우 박근혜정부의 반복되는 인사 난맥상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면 비주류로 표 결집이, 반대로 위기에 똘똘 뭉쳐야 한다는 정서가 퍼진다면 친박계로 표 결집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여권 안팎에서는 이번 전당대회의 쟁점 사안으로 당·청 관계 재설정을 공통적으로 꼽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청원·홍문종·김을동 의원 등 친박계 주자들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과 청와대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원활한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 김태호·김영우·김상민 의원 등 비주류 주자들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청이 대등한 관계를 이루는 가운데 당의 건강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출마 선언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청 간 '건강한 관계'를 설정하겠다"며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국정 동반자로서 할 말은 하는 집권 여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양 진영 모두 '박근혜정부 성공'을 전제로 깔고 있지만,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여권관계자는 "친박 대 비주류 구도로 전당대회가 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쪽이 많은 당선자를 배출하느냐에 따라 당·청 관계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주류 인기↑
정치권에서는 6·4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박근혜의 힘'이 확인된 만큼 친박계 후보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과, 현재의 수직적 당·청 관계를 깨고 건강한 긴장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비주류 후보들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 중 최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비주류 쪽이다. 친박, 비주류 후보를 가리지 않고 각 주자들 캠프에서는 친이계(친이명박) 출신의 비주류 인사들 영입에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중도·친이계 쪽의 마음을 얻기 위해 친이계 인사들 영입에 나서는 후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문창극 참사'로 친박계가 다소 위축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여론조사에서 5위권 안에 들지 못하고 있는 경선 후보들은 서청원·김무성 의원 중 한쪽의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유력 당권주자들의 러닝메이트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따라 차기 지도부 구성은 현재 판세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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