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고장 난 박근혜 인사시스템 완벽해부

"도대체 왜 뽑은 거지?" 대통령 빼곤 아무도 몰라!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고장 난' 인사시스템으로 또 한 번 궁지에 몰렸다. 중도 사퇴한 안대희 국무총리 지명자에 이어 새로 지명한 문창극 총리후보자마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문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 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격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박근혜정부의 고장 난 인사시스템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 가장 큰 원인은 잇따른 인사실패다. 세월호 참사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2기 내각은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우선 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지명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신중에 신중
장고 끝 악수

사실 이번 총리 지명은 매우 중요했다. 안대희 전 총리후보자가 전관예우 문제로 낙마한 후 이어진 인사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인사에서도 악재가 터진다면 이는 곧바로 박 대통령의 레임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오는 7월30일로 예정된 재보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미니총선급' 규모로 판이 커진 7ㆍ30재보선 결과에 따라 국정운영의 판도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총리 지명을 앞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한 이유이다.

상당수의 총리후보자들은 청문회 통과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해 탈락했다. 게다가 관료 출신은 세월호 사고로 인해 '관피아'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여론의 지지를 얻기 힘들었고, 법조계 출신은 박근혜정부 들어 과도한 법조인 기용으로 이미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학계 역시 과감한 개혁 추진에 미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PK독식'이란 비판을 의식해 지역안배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때문에 이번 총리 지명을 앞두고는 이례적으로 김문수 경기지사,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김영란 전 대법관,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등 수많은 후보군들이 거명됐다.

물 건너간 책임총리, 민심수습 포기?
조기 레임덕 코앞까지…이러다 탄핵?


총리 지명이 늦어질수록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도 점점 더 늘어났다. 박 대통령이 인재풀을 풀가동했다는 이야기다. 결국 돌고 돌아 지명된 인사가 문창극 후보자였다. 당장 야권에선 문 후보자의 총리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장탄식이 흘러 나왔다.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는 악평이었다.

문 후보자는 그동안 총리 하마평에 한 번도 오르지 않은 '깜짝 발탁'이었다. 문 후보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중앙일보> 주필을 지냈다. 정통 언론인 출신을 총리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역대 정부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문 후보자가 충청도 출신이라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충청지역 광역단체장 네 곳에서 모두 참패한 것과 관련해 충청민심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정식 임명되면 충북(청주) 출신 첫 총리가 된다.

하지만 문 후보자는 국정경험이 전무한 데다 인지도가 제로에 가깝다는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세월호 사태 이후 박 대통령이 약속한 '책임총리' 자리를 맡기기엔 너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심지어 문 후보자는 스스로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책임총리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대희 전 총리후보자가 책임총리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떠나는 충청민심
기름 부은 청와대


야권의 한 관계자는 "기껏해야 청와대 대변인 깜밖에 안 되는 인물에게 총리를 맡겼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가 과거에 쓴 극우성향의 칼럼과 발언들도 현재 심각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 후보자는 자신이 다니던 한 교회 강연에서 "일제 식민지배와 민족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고, 서울대에서 강의를 하면서는 "일본으로부터 위안부문제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선 "박 대통령이 일본 총리를 뽑은 것이냐"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문 후보자에 대해 '건국 이래 최대 인사 참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문 후보자가) 대한민국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더라도 이러한 역사인식으로 국정운영을 할 텐데 앞날이 걱정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새누리당 초선의원 6명은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여론도 크게 들끓고 있다. 야당뿐만 아니라 기독교인들과 천주교인들도 문 후보자가 하나님을 욕되게 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위안부 할머니들도 문 후보자의 중도사퇴론에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문 후보자가 지난 2011년 '박근혜 현상'이라는 칼럼에서 "행정수도를 고수한 것이나 영남 국제공항을 고집한 것은 나라 전체를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지역이기주의를 고려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라고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 내에서는 문창극 카드가 충청권 민심을 다잡는 데 오히려 역효과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자와 같은 날 지명된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를 보는 정치권의 시선도 곱지는 않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2년 대선 과정에서 이인제 의원 측에 5억원을 직접 전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정치특보였다.

당시 재판기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에 유리한 역할을 해 달라"며 이인제 의원 측 인사에게 2억5000만원이 든 상자 2개를 건넸다. 재판과정에서 이 후보자는 단순 전달자로 파악돼 사법처리는 면했지만, 이후 '차떼기 전달책'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한 바 있다. 아무리 봐도 간첩조작사건 등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국정원의 개혁을 맡기기엔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다.

지난 12일과 13일 잇달아 발표된 청와대 개각과 7개 부처 장관 교체 역시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특히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정무수석으로 내정한 것과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을 경제부총리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돌려막기식 '회전문 인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새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된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의 경우는 청와대 대변인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초대 원장,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여당간사 등을 지낸 인물로 사실상 여성이라는 점 외에는 여성계와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본회의 도중 '취업 청탁' 문자를 받은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인물이다.

박 대통령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후임으로 임명한 윤두현 YTN플러스 사장도 MB정부 당시 정부 편향 보도로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세월호 참사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개각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라는 지적이다.

총체적 난국
수구 꼴통?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여권 내에서도 이번 인사를 바라보며 '답답하다' '이해가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특히 문 후보자와 관련해 "인사 검증시스템에 구멍이 난 것인지, 보고가 누락된 것인지, 아니면 이와 같은 사실이 충분히 보고가 됐음에도 대통령이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어느 쪽이든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극우 언론인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충분히 느꼈을 텐데 박 대통령이 똑같은 실수를 두 번 했다"며 "문 후보자가 능력이 무척 뛰어난 인사라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겠지만 국정운영 경험이 전무하고 본인 스스로 '책임총리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이야기 할 만큼 국정개혁에 대한 의지도 없는 인물이다.

어차피 대독총리를 임명한 것이라면 이미지라도 좋은 사람을 고르면 될 텐데 왜 굳이 야권의 반발을 살 인물을 지명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 뽑았나?" 야권 총공세
커지는 '김기춘 책임론' 옷 벗을까?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인사시스템은 왜 고장 나 버린 것일까? 정치권에선 문 후보자의 사례를 예로 들어 박 대통령이 너무 깜짝 발탁에만 집착하다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총리 지명절차가 길어지면서 언론에서 각종 하마평이 나왔고, 이미 하마평이 나온 인사들을 제외하다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우선 청문회를 통과하기 위해 후보자들을 평가하면서 병역, 재산 등과 같은 꼭 피해야 할 것들을 피하다 보니 정작 업무능력과 같은 꼭 챙겨야 할 것들을 놓친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인사가 만사
만사 놓친 대통령

때문에 정치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권 내에서도 문 후보자의 발언이 국민적 상식에 반하는 발언이라는 시각이 많다.


교회나 강의 도중 한 발언 같은 경우에는 검증팀이 놓친 것도 이해는 하지만 문 후보자가 쓴 칼럼들도 분명 문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검증을 통과한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야권에서는 김 실장과 문 후보자가 지난해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발기인 총회에서 각각 초대이사장과 초대이사를 맡았던 것을 근거로 문 후보자의 발탁 배경에 김 실장의 영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의 경우도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김 실장이 이회창 후보의 특보단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이 후보자가 정치특보로 발탁된 점을 들어 야권은 김 실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할 최후의 카드였다. 그런데 잘못된 검증으로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있다"며 "취임 후 인사 문제로 번번이 발목이 잡혀온 박 대통령이 고장 난 인사시스템을 빨리 손보지 않으면 조기 레임덕에 시달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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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