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유족 두 번 울리는 '세월호 국조특위' 막후

바다 밑에 세월호 두고 탁상 앞에서 허송세월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300여명의 생명이 어이없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국정조사가 지난 2일 9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그러나 국정조사계획서 채택 단계에서부터 여야 간 갈등을 빚었던 국조특위가 첫 일정부터 파행 운영되는 등 향후에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조의 대미를 장식할 청문회 증인, 참고인 채택을 놓고도 여야 간 이견이 커 향후 국조특위 활동이 순조롭게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의 세월호국정조사는 세월호 참사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방 방지책 마련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우여곡절 끝에 여야가 지난달 29일 극적으로 국정조사계획서 채택에 합의하며 국조특위가 9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하지만 특위는 시작과 동시에 잇달아 불협화음을 내며 순탄치 않은 국조를 예고하고 있다.

국조 시작부터
여야 불협화음

지난달 29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국조계획서가 재석의원 226명 가운데 찬성 224명, 기권 2명의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됐다. 기권한 2명은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으로, 유 의원의 경우에는 기기 오작동으로 찬성표가 잘못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조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맡게 됐으며 여야 간사에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특위위원 구성은 새누리당 9명(심재철·조원진·권성동·경대수·김명연·윤재옥·이완영·신의진·이재영 의원), 새정치연합 8명(김현미·우원식·민홍철·박민수·부좌현·김광진·김현·최민희 의원), 정의당 1명(정진후 의원)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국조기간은 총 90일이며 대미를 장식할 청문회는 8월4~8일 닷새간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여야가 합의한 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에는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조계획서에 증인 채택, 청와대 기관보고 공개 여부 등에 대한 여야의 갈등 소지를 남겨 놓아 자칫 정쟁만 벌이다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국조계획서 채택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증인 포함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사대상기관에 '청와대 비서실'을 적시하고, '기관보고는 각 기관의 장이 보고한다'는 문구를 넣는 것으로 합의해 향후 여야의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그간 여당은 관련법 조항이 없다는 점과 더불어 역대 국조에서 계획서에 미리 증인 명단을 구체적으로 정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증인 명시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반면 야당은 '핵심 증인'으로 꼽고 있는 김 실장의 이름을 적시할 것을 요구하며 맞섰으나 결국 한 발짝씩 양보해 이 같은 절충안이 마련된 것이다. 

여야, 국조특위계획서 채택부터 기싸움 팽팽
특위 가동 첫날부터 팽목항 '반쪽 방문' 엇박자

이에 따라 야당이 반드시 국조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는 김 실장의 경우 증인 채택 여부가 불투해졌다. 청와대 비서진의 대규모 개편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김 실장이 국조 기관보고 이전에 물러나면 후임 비서실장이 기관보고에 나서게 되기 때문이다.

또 김 실장의 청문회 증인 출석 여부는 '여야는 각자가 요구하는 증인과 참고인은 협의를 거쳐 반드시 채택하기로 한다'고 적시해 추후 여야의 '협의'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김 실장이 기관보고 전에 사퇴하면 그의 출석 의무가 사라진다"며 "김 실장이 빠져나갈 구멍을 열어준 합의"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야당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KBS 길환영 사장, 김시곤 전 보도국장 등의 출석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여당이 이들 모두의 증인 채택에 동의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앞서 민간인사찰국조특위와 국정원국조특위 등도 증인채택과 관련한 여야 간 갈등으로 장기간 공전한 전례도 있다. 때문에 세월호국조가 순탄하게 진행될지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조 대장정
곳곳 지뢰밭

청와대 기관보고 '공개 여부'를 놓고도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여야는 국조계획서에 '국정조사 청문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국정원 및 위원회가 결정하는 기관은 비공개'라고 예외를 뒀다. '및'이라는 단어를 통해 국정원이 아닌 다른 기관이 비공개 기관보고 기관으로 추가될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공개 원칙'에 따라 청와대 기관보고 공개를 강력히 요구할 전망이지만, 여당은 비공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또 90일간의 조사가 끝난 후 야당은 기간 연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당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조사대상과 관련해서도 국조계획서에는 일단 세월호 침몰 원인과 대규모 피해 발생원인, 정부 대응 적절성, 후속대책, 언론의 보도 적절성, 청해진해운의 불법행위 등을 적시했으나 추후 여야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야당은 청와대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 정부의 재난대응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점을 집중 추궁하면서 청와대 보고과정 등에서 문제점이 없었는지에 집중할 전망이다. 반면 여당은 유병언 일가 및 청해진해운 관련자들의 불법행위,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의 탈출경위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여야가 정쟁만 되풀이하고 제대로 된 국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첫날 '반쪽 방문'
여야 진실 공방

당장 국조 첫 일정인 지난 2일 진도 팽목항 방문도 야당만 방문하는 '반쪽 방문'으로 이뤄지며 출발부터 '삐걱’댔다. 당초 특위 여야 위원들은 이날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유족과 생존·실종자 가족들과 만나 이들을 위로하고 본격적인 특위활동에 앞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심재철 위원장과 조원진 간사 등 일부 여당 특위위원들은 출발 직전 용산역에 나와 야당 특위 위원들에게 불참을 통보해 야당 특위 위원들만 현장으로 가게 됐다. 불참 사유에 대해 심 위원장은 "현지에서 가족들이 우리가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아 가지 않았다"며 "출발일 당일 새벽 0시30분께 현지에서 이같이 결정돼 연락이 왔는데 밤중이라 너무 늦어 (야당) 특위위원들에게 연락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특위위원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어제 아침 심 위원장이 범정부대책본부 측에 연락해 '의원들 일정이 많으니 5일로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김현미 간사에게도 '진도 현장 가족들 요청에 따라 5일로 연기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간사가 유족대표 측에 확인한 뒤 심 위원장에게 '유족 측 입장에 변함이 없다, 예정대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며 "그런데 자정께 위원장이 야당과 협의도 없이 희생자가족 측과 조율한 뒤 일정을 취소하기로 하고 이를 용산역 집결 직전까지 야당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시야에서 진도 모습을 감추려는 의도적 결정"이라며 "향후에도 특위가 일방적으로 결정, 운영돼 진실규명에 난항을 겪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향후 증인채택, 조사대상 등 놓고도 곳곳 지뢰밭
더 꼬여만 가는 국조특위…정쟁만 하다 끝내나?

야권 핵심관계자도 "세월호를 잊고 싶은 새누리당이 벌써부터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조 일정이 시작된 첫날부터 여야가 엇갈린 행보를 보인데 이어 '반쪽 방문'을 놓고 진실공방까지 벌인 것이다.

이에 대해 실종자가족들은 정치권의 진상규명 의지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 실종자 관계자는 진도를 방문한 야당 특위위원들을 향해 "날짜 하나 못 맞추면서 실종자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그냥 왔다가 인사치레만 하고 가지 말고 여야가 함께 내려와 며칠이 됐든 우리 얘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구조해낼 건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라"고 성토했다.

정부 불신
국회도 불신

심지어 여야 특위위원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49재가 열린 이튿날에도 엇갈린 행보를 이어갔다. 여당 특위위원들은 이날 오후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49재에 참석했고, 야당 특위위원들은 전날 진도 팽목항에서 만난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월호 피해자가족들이 2박3일간 국회에서 농성까지 하며 국조를 요구했던 것은 정부가 참사를 키운 당사자로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그나마 국회밖에 기댈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국조 시작부터 여야가 파열음을 내며 희생자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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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