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희대의 관전포인트 다섯

"선거일이 언젠데요?" 누가 나왔는지도 몰라…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6·4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참사 정국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를 여야의 명운을 좌우할 승부처로 보고 있다. 여당이 승리하면 박근혜정부의 국가개조 기조가 더 탄력을 받고, 야당이 승리하면 박근혜정부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번 지방선거 5대 관전 포인트를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세월호 사고 발생 41일째인 5월26일 오전 기준 희생자 수는 사망 288명, 실종 16명이다. 이처럼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의 구조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정치시계는 빠르게 6·4지방선거를 향해가고 있다. 지난 2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전국 광역시·도지사와 교육감 등을 포함, 총 3952명의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조용한 선거
야당에 유리?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역대 선거들과는 다른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역대 어떤 선거보다도 '조용한 선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홍보를 위해 통상적으로 활용했던 유세차, 로고송, 확성기 등 떠들썩한 선거운동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됐다.

여야 지도부는 모두 국민적 정서를 감안해 조용한 분위기에서 선거운동을 할 것을 후보자들에게 요청했고, 일부 후보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이를 지키며 조용한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는 사이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0~21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거주지역에 출마한 광역·기초단체장과 교육감 주요 후보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은 14.4%에 불과했다. 광역단체장 주요 후보로 범위를 좁힐 경우에는 55%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70% 이상이 광역단체장 후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방선거는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서는 여야가 모두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공통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정책의 차별성도 크지 않다.

세월호 참사 여파 유리한 쪽은 어디?
유세차·확성기 줄어든 '조용한 선거' 

이런 분위기로 선거운동이 끝까지 진행될 경우 '정확한 민심을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되는 당선자들의 대표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한 위기감은 여당이 더 큰 상황이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과 구조 실패에 대한 정부의 무능력·무기력·무책임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반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야당에서는 이 지점을 공략해 '세월호 심판론' '정권 심판론' 등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여야가 '조용한 총력전'을 펼치며 정부와 공동운명체인 여당 내부에서는 지방선거의 핵심지역인 수도권에서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조사에서는 울산, 경남, 경북, 제주 등 4곳만 이기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10~20%의 표심이 새정치민주연합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 원로정치인은 "야당이 꼭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세월호 정국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못 하고 납작 엎드려 있던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감도 크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율 향방
'앵그리맘' 좌우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투표율의 향방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져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지지자들의 결집도가 높은 여당이 되레 유리해질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만큼 5월30, 31일, 6월4일 등 총 3번의 투표 기회가 있어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야당이 유리해진다고 보고 있다.

한 여론조사전문가는 "지금까지 투표율과 관련한 정치권의 상식이 대부분 통했다"며 "야당의 승리로 끝났던 지난 지방선거 투표율이 54.5%였던 점을 감안해 50% 이상의 투표율이 나온다면 야당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가장 주목되는 세대는 40대 여성이다. 세월호 참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단원고 학생들(250명 사망·실종) 또래를 자녀로 둔 '40대 앵그리맘'들의 분노가 어떻게, 어디로 표출되느냐에 따라 이번 선거의 판도가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와 학생들을 구하지 못한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표를 던질 경우 높아지는 투표율과 함께 야당의 승리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로 여당에서 이탈한 중도층과 무당층이 최후의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뒤 새정치연합으로도 흡수되지 않은 이들 무당층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할지, 어느 쪽을 지지할지는 투표 막판의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역대 최저 투표율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과 함께 정치권 전체에 등을 돌린 무당층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강화시켰다"며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투표율 저하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국민담화 후속
인적쇄신 변수

지난 22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에 맞춰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인적쇄신도 선거의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앞선 대국민담화의 후속 격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새 총리 내정자로 지명했다. 또한 야권이 꾸준히 해임을 촉구해왔던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사표도 수리했다.

개각은 신임 총리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후인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새 국정원장과 안보실장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당에서는 청와대의 인적쇄신 카드가 지방선거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내정자를 시작으로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을 지속적으로 수혈할 경우 분위기 반전을 모색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임된 것을 문제 삼으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인적쇄신의 효과가 상쇄되거나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통령·정당
지지율 변수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정당지지율도 관건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 60%가 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박 대통령은 참사 이후 정부의 허술한 대응과 책임 회피가 이어지며 지지율이 40%대까지 추락했다. 


야권이 제기하고 있는 '세월호 심판론'이 먹히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채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또 '깜깜이 선거'가 예고되는 만큼 유권자들은 기호, 즉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당지지율 추이도 주목된다.

'깜깜이 선거', 사전투표제 투표율 오리무중
김기춘 비켜간 인적쇄신 카드…효과는 의문

세월호 참사 이후 추락하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함께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하락했으나, 그렇다고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아니다. 대신 부동층이 대거 늘어났다. 하지만 올초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던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좁혀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기류가 이어질 경우 야당에 유리한 선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지난 19~22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48%, 부정평가가 41%로 나타났다.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 39%, 새정치연합 25%, 무당층 31%로 두 정당의 격차는 14%p로 조사됐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 비해 새누리당 지지도는 4~5%p, 새정치연합은 1~2%p 가량 낮아진 것이다(조사대상 : 전국 성인남녀 1204명, 조사방식 :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8%p, 응답률 : 18%).

17개 광역시·도 가운데서는 수도권, 부산·광주지역 선거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지방선거 '빅3'로 불리는 서울, 경기도, 인천 선거는 역대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가늠자 역할을 했다.


당초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두 지역에서 이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참사 이후 정부·여당을 향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며 기류가 급변했다.

수도권, 부산·광주
지방선거 가늠자

경기도는 당초 새누리당 승리(남경필 후보)가 예상됐던 지역이지만 최근 새정치연합(김진표 후보)의 추격세가 매섭다. 인천에서는 박빙 양상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새정치연합 송영길 인천시장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에서도 박원순 시장이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다.

부산은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박빙을 이룰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새누리당이 텃밭인 부산이 흔들릴지 주목된다. 

광주에서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계파 지분 챙기기'라는 비판이 거셌던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가 얼마나 선전할지가 관심이다. 안 대표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강운태 광주시장, 이용섭 후보가 무소속 단일후보를 낼 예정이어서 윤 후보의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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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