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박근혜 발목 잡는 'MB 그림자' 막후

세월호 살생부에 MB도 올랐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계는 누가 뭐래도 악연이고 정치적 앙숙이다. 정권 교체 이후 해소된 듯 보였던 두 사람의 질긴 악연은 최근 세월호 사태로 새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주변엔 어른거리던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악연이다. 지난 2007년 대선 후보경선에서는 숙명의 라이벌전을 벌였고,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는 세종시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대립했다.

18대 총선에서는 친이계가 이른바 '친박 학살' 공천을 실시했고, 다음 총선에서는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박 대통령이 '친이 학살'로 되갚았다. 지난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자당 후보인 박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해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질긴 악연
숙명의 라이벌

하지만 정권교체와 함께 두 사람의 질긴 악연도 드디어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는 지금까지도 박 대통령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주변엔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여전히 어른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권 출범과 거의 동시에 박 대통령을 괴롭혀온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대표적이다. 대선개입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 인맥'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행정1부시장을 지내며 청계천 복원과 뉴타운, 대중교통 개편 등 굵직한 사업을 함께 이뤄냈고, 이명박정부의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1998년 안전기획부(안기부)가 국정원으로 개칭한 이래 최장수 국정원장이다. 그만큼 이 전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웠던 인물이다.

점점 커지는 '세월호 MB 원죄론'
불 지피는 배후에 '친박'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취임 후 1년간은 그야말로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국정원 의혹과 관련 제1야당인 민주당은 천막당사를 짓고 100일 넘게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게다가 이명박정부 시절 통과된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은 야당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박근혜정부의 각종 법안과 예산은 사사건건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못했다. 과반의석을 점유하고도 새누리당은 법안과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많은 양보를 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진짜 힘 있는 여당은 민주당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친박 진영에선 이 전 대통령이 벌여놓은 일들이 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명박정부가 실시했던 감세정책도 현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지난 2008년 세제개편에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일괄 인하했다. 현재 세수가 예상보다 적게 걷히는 현상은 경기부진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현 정권 안팎에서는 경제가 평균 2%대 성장을 하고 있음에도 세수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이명박정부가 시행한 감세정책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수 부족
경기 침체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지난 5년간 세수 감소분은 적게는 20조원에서 많게는 10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세수 부족으로 대선공약의 상당부분을 뒤엎어야 했고, 그 결과로 야권의 집요한 공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이명박정권이 했던 부자감세만 철회해도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대부분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 감세하기는 쉬워도 이를 원상회복하는 데는 엄청난 조세저항이 따른다.

특히 현재 감세대상이 새누리당의 주요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경기가 크게 회복되지 않는 한 세수 부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명박정부가 실시했던 감세정책은 현재 박 대통령이 내세운 모든 공약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추진했던 경인아라뱃길사업이나 4대강사업도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사업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4대강사업은 건설사들에게 약이 아니라 독이 됐다. 건설사들은 공사를 하면서 적지 않은 손해를 봤고 담합 혐의로 관급공사 입찰 제한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며 해외 공사 수주까지 어려워졌다. 건설 분야가 침체되면서 파장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복지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어 놓은 송파구 세 모녀 자살사건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명박정부가 있다. 과거 이명박정부는 꾸준히 기초연금수급자수를 수를 줄여나갔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보다 부정수급자 발굴에 몰두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 결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도미노 자살이 이어졌다. 송파구 세 모녀 자살사건은 사회의 큰 파장을 일으키며 박 대통령은 유감까지 표시해야 했다. 

이외에도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된 역사교과서 개정 문제는 박근혜정부에서 곪아 터졌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

박 대통령이 차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새누리당 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스스로 '박심' 논란에 불을 지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박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좀처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정몽준 후보를 이기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명박정부에서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최근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세월호 사태 이면에 이명박정부의 그림자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삼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악연은 새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각각 해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여객선의 제한 선령을 20년에서 25년으로, 다시 30년까지 늘려줬다. 그 결과 5년 만에 20년 이상의 선박비중이 7%에서 31%까지 높아졌다.

만약 이 같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청해진해운이 18년이나 운행한 일본선박을 매입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세월호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참사에 이명박정부의 규제완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명박정부는 이외에도 각종 해운법을 사업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폭 완화했다. 압류된 내항 여객선의 운항을 허용하고 변경 등록 미이행 시 처벌조항을 1년 이하의 징역에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낮췄다.

세월호 사태
MB가 범인?

지난 2012년에는 선원의 편익 증진을 위해 업무정지(1∼3개월) 등의 징계에 대해 일정 교육을 이수할 경우 징계를 대신하는 징계집행 유예제도를 도입했다. 이 같은 각종 규제 완화는 해양사고 급증으로 이어졌다. 해양사고는 지난 2005년 658건에서 2008년 480건으로 점차 감소하다가 2009년부터 723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946건으로 2008년에 비해 2배가량이나 늘어났다.

게다가 세월호 사태의 한 원인으로 이명박정부가 시행했던 각종 규제완화가 거론되면서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규제개혁 행보는 모두 중단됐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 전 대통령이 내심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이명박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폐지되고, 해체 수준으로 격하되면서 이번 사태를 더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희인 전 NSC 사무차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당선자 인수위원회 안보분과에 보고를 들어가 사무처와 위기관리센터의 존속을 요구했지만 소용없었다. 사무처가 폐지되면서 청와대에는 재난관리 컨트롤타워 기능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MB정부 감세정책에 세입 펑크
사사건건 발목 잡는 이명박 그림자


때문에 최근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세월호 MB원죄론'이다. 야권에서 먼저 나온 주장이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MB원죄론에 불을 지피는 게 친박계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세월호 사태의 책임을 전 정부에 떠넘김으로써 출구전략으로 삼으려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세월호 살생부'에 이 전 대통령도 올라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구속한다거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른바 물타기 전략이다. 박근혜정부는 가만히 있다 뒤통수를 맞은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해 세월호 사태를 촉발시켰고 야권이 발목을 잡는 통에 해운관련 안전법도 통과시킬 수 없었다는 프레임으로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변신하려는 전략이다.

프레임 변화
출구전략

지난 대선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고, 정권교체의 여론은 높았지만 박 대통령은 승리했다. 이러한 선긋기 전략은 두 사람의 특수성 때문에 여전히 유효하다. 이는 특히 현재 지방선거에서 약진하고 있는 친이계들을 견제하는 1석2조의 효과도 가져온다.

만약 약진하고 있는 친이계가 대거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당장은 새누리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들이 세력화하면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길 수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쯤 내사에 들어가면 지방선거가 끝난 후쯤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18대 국회를 주도했던 친이계들은 결코 세월호 원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월호 사태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여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MB원죄론은 과연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박 대통령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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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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