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계 '안철수 토사구팽' 플랜 막전막후

믿었던 김한길, 등 뒤에서 안철수 노린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남편만 믿고 시집을 왔는데 남편이 180도 돌변한 격이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처지를 표현한 말이다. 합당의 명분이었던 무공천은 철회됐고, 5대5 합당원칙에 대한 민주당계 인사들의 해석은 아전인수 격이다. 국회 입성 1년 만에 원내 제1야당을 접수하며 대권의 꿈에 부풀어 있던 안 대표는 지금 토사구팽 위기에 처해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 안철수 공동대표가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 사냥철이 끝나면 쓸모없게 된 사냥개를 삶아 먹는 것) 당할 위기에 처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안 대표의 처지에 대해 "남편만 믿고 집안의 반대도 무릅쓰고 시집을 왔는데 잘해 주겠다던 남편이 180도 돌변한 격"이라고 표현했다.

상처 입은 리더십
허울뿐인 대표

새민련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기초연급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평소 민생중심정당을 표방하며 기초연금법안을 통과시키려 했던 안 대표의 리더십은 또 한 번 상처를 입게 됐다. 일각에선 허울뿐인 대표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합당 후 안 대표는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비례대표 지역구 출마 금지' '최고위원제 폐지' '정강정책 수정' 등의 개혁안은 사사건건 발목이 잡혔다. 새정치연합 세력 내에서도 새민련이 민주당과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며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합당 후 쇄신하겠다던 민주당이 정작 합당 후엔 아무 것도 내려놓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이다.

합당의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은 기존 민주당 세력의 끈질긴 흔들기로 결국 철회됐다. 당초 합당에 따른 무공천 결정을 찬성했던 민주당 측 인사들은 "그땐 합당이 워낙 급하니까 (무공천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기초선거를 다 내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말을 바꿨다.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며 끝까지 무공천을 고수했던 안 대표는 무공천 철회 결정으로 새정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해왔던 안 대표는 무공천 철회 결정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며 1위 자리를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에게 내줘야만 했다.

게다가 무공천 철회 결정으로 안 대표 측 사람들이 줄줄이 결별을 선언하면서 안 대표는 차후 세력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미 수족이 다 잘려나간 셈이다.

합당과정에서 약속했던 5대5 지분 원칙에 대해서도 민주당계 인사들은 이제 와서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양쪽이 동등하게 참여한다는 게 원칙이고 당 운영이나 공천에도 당연히 그런 정신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계 인사들은 "멀쩡한 후보들이 있는데 무조건 5대5 원칙을 내세워 전략공천을 한다면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냐"며 반발하고 있다.


소외받는 '친안'
사실상 공천학살

민주당 출신의 한 의원도 "실무조직은 5대5로 하지만 공천은 지분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시민들로부터 지지받아 당선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는 쪽으로 해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측 후보들은 "우리 측엔 새정치 바람을 타고 정치에 막 입문한 신인들이 많은데 어떤 경선방식을 도입해도 기존 민주당계 인사들과의 경쟁은 불리하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후보들에 대한 지분 안배가 필요하다"며 대립하고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에 힘 빠진 안철수
당초 예상대로 물 건너간 화학적 결합


이른바 5대5 지분 원칙은 극심한 세력 불균형에서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에 흡수통합 되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이러한 기계적 균형은 통합신당 추진 과정에서 한동안 잘 지켜졌었다. 하지만 막상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민주당 인사들이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새정치연합 출신 당직자들이 민주당 출신 당직자들과 가진 상견례에서 '큰절을 강요받았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김한길계 인사로 분류되는 노웅래 사무총장으로부터 "선배들에게 큰절로 인사하라"는 요구를 받고 기존 민주당 측 당직자들에게 큰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 측 당직자들을 '시집 온 며느리'로 빗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새정치연합 측 당직자들은 굴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노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관례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 측 인사들이 새정치연합 측 인사들을 동등한 동료가 아닌 신입직원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처럼 합당 후 잡음이 계속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아름다운 결합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당 사이엔 이미 먹느냐 먹히느냐의 처절한 싸움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안 대표가 민주당계 인사들에게 이용만 당하다 버려질 것이라는 '안철수 토사구팽 시나리오'까지 나돌고 있다.

정치권에서 나도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민주당이 안 대표와 합당한 것은 처음부터 안 대표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한 것이 아니라 새정치 세력을 소멸시키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안철수가 뜨면 뜰수록 민주당의 기득권은 위협받는다. 때문에 우선 합당을 통해 외부에서 제1야당 자리를 위협하는 새정치 세력을 소멸시킨 후 내부에서 안 대표를 견제하려는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안철수 잡고
기득권 지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새민련의 계파 갈등을 안철수-비노 대 친노의 대결이라고 해석하지만 내가 보기엔 '안철수세력 대 비노 대 친노'의 삼파전에 더 가깝다. 안 대표가 민주당 내에서 믿어도 되는 사람은 없다"라며 "무공천하면 선거에서 어렵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던 사실이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로 친노는 안 대표를 흔들었다. 그럴 때 최소한 비노진영은 안 대표를 지원사격 했어야 하는데 사실상 방관했다. 비노가 친노와 함께 안 대표를 함정에 빠뜨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무공천 철회 결정 이후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만류한 것도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희생양이 필요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계 인사들은 안 대표의 중도 낙마를 바라고 있겠지만 무공천 철회 결정 이후 곧바로 안 대표를 낙마시키면 그야말로 안 대표를 토사구팽시킨 격이 된다. 또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질 희생양도 필요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후폭풍을 최소화할 구체적인 토사구팽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임기는 신당 창당대회 이후 1년에 불과하다. 1년 후엔 어쩔 수 없이 당권을 내려놔야만 한다. 그런데 안 대표 진영에는 안 대표 외에 무게감 있는 인물이 없다. 굳이 손을 대지 않더라도 안 대표는 자연스럽게 세력을 잃고 새민련 내에서 도태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분 나눌 때 되니 딴소리
유통기한 지난 5대5 정신


합당 결정과 무공천 결정 과정에서 그나마 몇 안 되는 측근세력을 잃었고, 지분 배분 없이 정상적인 공천 과정을 거칠 경우 새정치연합 측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문제는 여전히 높은 안 대표의 지지율인데, 안 대표가 현재 하락세인 지지율을 반등 시킬 별다른 변곡점도 보이지 않아 큰 문제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 대표가 새민련에서 세력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련의 흐름에 대해 "민주당이 안 대표를 토사구팽함으로써 여권을 이기지는 못해도 야권 강세지역에 대한 기득권은 지켜낸 것 아니냐"며 "민주당은 처음부터 여권을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새누리당보다 더 보수적인 집단이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 대표가 앞으로 모든 실권을 잃는다 해도 새민련을 떠나기는 힘들다. 자신이 당을 만들어놓고 떠날 명분이 없지 않나? 결국 안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새민련의 '얼굴마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토사구팽
예고된 뻔한 결말

너무 취약한 세력으로 기존 민주당의 기득권을 깨려 했던 시도 자체가 무모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시나리오는 주로 여권이나 보수인사들 사이에서 들려오고 있다.

또 시나리오를 세심히 들여다보면 다소 허무맹랑하고 비약적인 해석도 많다. 야권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해 안 대표와 민주당 인사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보수진영의 틈새 벌리기 작전이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과거 새정치연합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과 합당하면서 민주당은 많은 약속을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

민주당 스스로 무엇을 내려놓았나 반성해야 한다"며 "안 대표의 정치철학에 털끝만큼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합당에 찬성한 것은 결국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눈속임이었나? 무공천 철회로 안 대표는 이미 토사구팽을 당한 셈"이라고 일갈했다.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정치권이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보사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한 분위기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보다 더 많은 간첩을 잡으려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이 부활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여당이다. 한 달여 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론 추진’을 언급하면서부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만 두 당의 개정안에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과 관련해 차이가 있다. 국회 본회의 테이블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예상 못한 내부 세작 간첩법 개정안은 지난달 군검찰이 군 정보요원의 신상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언급됐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정보사 요원 A씨를 기소하면서 ▲군형법상 일반이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국군방첩사령부가 처음 A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수사기록 검토 결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군형법과 형법은 ‘적’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간첩죄를 적용하는데, 여기서 적은 북한을 의미한다. 군검찰이 A씨에게 간첩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북한과 연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씨에게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연일 논란이 이어졌다. 먼저 한 대표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적국’으로 한정했던 간첩죄 적용 범위를 ‘외국’으로 대폭 넓히는 간첩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국회서 열린 간첩법 개정 입법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국회서 두 가지를 반드시 해내자”며 “간첩법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자. 그리고 그 법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부활시키자”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스파이를 적국에 한정해 처벌한 나라가 있느냐”며 “형법 조항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지난 1일 당 최고위원회의서도 “민주당이 찬성만 하면 ‘적국’서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명 간첩법은 형법 98조다.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북한 연관성 없으면 관련법 적용 불가 적국 아닌 외국으로 조항 신설 추진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인 북한으로 한정해 북한 외 다른 나라를 위해 간첩 행위를 하더라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적국’을 ‘외국 및 외국인 단체’로 고치는 개정안이 지난 2004년부터 끊임없이 발의됐으나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간첩법 개정안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국민의힘이다. 강승규 의원은 지난달 같은 당 의원 24명과 함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엔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수행하다 적발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았다. ‘외국, 외국인 단체나 외국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자(안보위협인물)가 허위 사실과 왜곡된 정보를 유포할 경우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간첩 행위를 하거나 간첩을 방조한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인지전을 통해 정부 정책 결정 또는 외교관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쳐 국가안보를 위협한 경우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특히 정보기관 소속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지난달 말 간첩죄의 적용 범위를 적국서 외국과 국내외 단체 및 비국가행위자로 확대하는 간첩법 개정안(형법·군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외국이 국내에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할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고, 군사기밀뿐 아니라 국가의 핵심기술 및 방위산업기술에 대한 유출 행위에 대해서도 간첩죄를 적용토록 했다. 윤 의원 측은 “현행 간첩법인 형법 98조는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를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돼있다”며 “군형법 13조서도 비슷한 취지의 조항을 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적국에 해당하는 북한 외에 어느 나라를 위해서든 간첩 행위를 하거나 방조할 경우나 외국이 국내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하게 되면 처벌을 할 수 없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신중한 민주당 민주당은 국정원장을 지낸 박 의원을 필두로 간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의 법안은 법망 미비를 보완하기 위해 ‘적국’은 물론 ‘외국 정부 또는 그에 준하는 단체 및 외국 정부 산하단체’를 이롭게 하기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자도 7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간첩 행위는 ‘국가기밀을 수집·탐지·보관·누설·전달·중개하는 행위’로 명확히 규정했다. 허위·날조 정보를 온·오프라인상에서 가짜뉴스 형태로 퍼뜨려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정부 정책과 외교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처벌하는 조항도 담았다. 이런 행위를 외국 등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저지르는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신분을 위조한 외국 정보기관원(흑색요원)이 인지전을 하다 적발될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행위도 간첩죄로 처벌하겠단 구상이다. 박 의원은 “지금도 사이버상으로 자생적 공산주의 친북 세력이 교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서 접선을 하지 않고 중국, 동남아시아 쪽에서 접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서도 간첩법 개정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진보적인 민주당서 내가 주장해야 국민을 설득하고 법안이 통과돼 국가를 지탱하고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의힘 측 법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국정원 대공수사권과 관련해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12월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주도로 통과돼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한 대표가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했다고 해도 야권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야권은 대공수사권 폐지는 불법사찰과 간첩 조작 사건 등 국정원의 공안 탄압을 없애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반도 지금 정보전쟁 중 특히 여야는 최근까지도 대공수사·조사와 관련한 국정원 역할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나아가 대공수사권을 넘어 조사권까지 대폭 축소하자면서 사실상 국정원의 대공수사 ‘완박(완전박탈)’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민주당 이기헌·김현·박홍근·윤건영 의원 등은 지난달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과 관련 사실조회 및 자료 제출 요구권을 폐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가정보원법은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국가보안법 위반, 반국가단체와 연계가 의심되는 안보침해행위에 대한 정보 ▲사이버안보와 안보 관련 우주 정보 등에 대해 ‘조사권’을 보장하고 있다. 대공수사권이 없는 대신 현장 조사·문서 열람·시료 채취·자료 제출 요구와 진술 요청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정안에는 이 조사권이 오히려 수사권보다 광범위하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이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의 경우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과 영장주의가 엄격하게 적용되지만, 조사권은 이런 견제는 받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압수수색과 신문 조사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다만 민주당 내부서도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까지 없애는 건 과도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 국정원 근무 경력이 있는 박지원·박선원·김병기 의원은 해당 법안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경찰의 대공수사가 제대로 자리 잡히지도 않은 상황서 과거로 회귀하면 경찰 내부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며 “국정원이 경찰 대공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협력관계로 가는 게 더 옳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의원은 “대공수사와 정보수집 기능을 분리하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핵심요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국정원 및 정보기관 출신 전문가들은 간첩법 개정이 10년 전부터 추진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으며 외국 간첩과 스파이들이 국내서 활동하는 경우가 적었으나 경제 대국이 된 지금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야 국정원 대조권 두고 기싸움 한국은 미·중·러·일 스파이 ‘천국’ 국정원 파견 업무를 수행했던 부장검사는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간첩과 산업스파이 등 국익에 해가 되는 조직과 인물의 범죄 행위를 포착해도 법률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크게 축소된 건 사실”이라며 “중국과 북한 간첩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표면적으로 우리의 우방국도 간첩이 존재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는 “중국, 북한은 기본이고 일본, 미국, 러시아, 독일 등 해외 강국들은 국내 수도권서 정보활동을 벌인다. 이들은 외교관(회색), 언론사 특파원, 유학생 등으로 신분을 세탁해 블랙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해외 각국 대사관에는 정보기관 담당 인사만 2명 이상 근무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대학가에서는 학생 신분으로 위장한 중국인 ‘산업스파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산업스파이들이 유학생과 연구자로 위장해 국내 대학의 연구실, 연구기관 등에서 암약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대학의 연구실을 매개로 대기업 등의 첨단기술 연구소까지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 역시 이 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중국인 유학생을 받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한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산업스파이 문제를 공론화했다가 중국인 학생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대학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2022년 기준 16만6892명으로 2013년(8만 5923명)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중 중국인 비중은 통상 4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은 중국인 전용 강의까지 개설할 정도다. 본희의 통과 가능성은? 앞으로 한국을 향한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가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이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비영리기구인 국제교육원(IIE)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22~2023학년 28만9526명으로 집계돼 37만2532명을 기록했던 2019~2020학년 대비 22% 급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