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업계 전방위 '입법로비' 실태 추적

세월호 사태 공범 '해수마피아' 국회가 키웠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세월호 침몰 참사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권에서는 내각 총사퇴론까지 불거졌고, 검찰은 이번 참사의 1차적 원인인 항만업계의 고질적인 비리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 수사과정에서 항만업계의 전방위 입법로비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는 정말 세월호 참사의 숨은 공범인 것일까? <일요시사>가 이른바 ‘해수마피아’의 국회 입법로비 실태를 집중 추적했다.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을 포함해 승객 476명이 타고 있던 여객선 세월호가 지난 16일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침몰했다. 게다가 이번 사고의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겪는 슬픔과 충격은 더욱 컸다.

숨은 공범

한편 검찰이 이번 참사의 1차적 원인인 항만업계의 고질적인 비리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항만업계의 전방위 입법로비 정황이 포착됐다. 벌써부터 국회가 세월호 참사의 숨은 공범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인천 여객선사들로 구성된 친목단체 '인천연안여객선협의회(약칭 인선회)'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검찰은 인선회가 해운조합과 정치권에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하고 여객선사들이 업계 이익을 위해 조직적으로 로비를 벌였는지를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선회는 지난 2007년 3월과 5월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 간부를 초청해 해외 골프를 접대했고, 지역 국회의원에게는 후원금 200만원을 내고 업계에 유리한 법안을 발의하도록 의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해운조합은 압수수색을 전후해 내부문건을 대량 파기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서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검찰은 일단 증거인멸 혐의로 해운조합 인천지부장과 팀장급 간부 등 3명을 체포했다. 해운조합 인천지부장 이모씨는 인선회의 총무를 맡아 왔다.

해운조합 인천지부가 운영하는 인천항 운항관리실은 여객선 안전점검과 입출항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조합과 여객선사 간 유착고리가 형성됐다면 부실한 안전점검과 입출항 관리로 이번 사태를 키웠을 수도 있다.

인선회는 지난 2001년 10월 여객선사 간 정보교환과 현안 공동 대처를 위해 인천지역 7개 여객선사 대표를 회원으로 발족했다. 현재는 인천 8개 선사 대표로 구성돼 있다. 해외 골프접대와 입법로비 의혹이 있는 2007년에는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안모 전 회장이 인선회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의원은 이후 실제로 여객선에 싣는 차량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하자는 법안과, 연도교 건설로 피해를 본 여객선 업체들에 보상을 확대하자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그러나 당시 두 법안은 17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됐다면 청해진해운은 27억원의 정부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었다.

후원금 받고 업계 유리한 법안 발의
국회 비호 속에 뒤로 밀린 국민안전


그러나 해당의원은 당시 지역주민들과 만난 것뿐이라며 입법로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특정단체가 관련 자금으로 정치후원금을 전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선급도 정·관계 로비 의혹에 휩싸였다. 한국선급은 해양수산부의 위탁을 받아 대형 선박의 안전점검을 독점하고 있는 민간회사다. 침몰한 세월호도 지난 2월 한국선급 주관으로 안전점검을 받았다. 당시 세월호는 총 200여개 항목에서 모두 '양호' 판정을 받았다. 부실 검사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미 한국선급이 선박 검사 과정에서 선사로부터 수수료 이외의 뒷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선급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선급이 과거 정치인들에게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금을 전달했다가 처벌받은 사실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선급의 오모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쪼개기 후원금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한국선급은 지난 2007년 11월 선박안전법 개정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국회의원에게 로비를 시도했다. 직원 93명이 1인당 10만~20만원씩, 총 980만원을 모아 국회 재경위원회와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7명에게 쪼개기 형태로 후원했다.

이 같은 로비는 지난 2008년 4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도 시도됐다. 직원 151명이 오 전 회장이 지명한 국회의원 18명에게 1인 당 10만~20만원씩 모두 1천550여만원을 쪼개기 형태로 후원했다. 오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관련 상임위 의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 기부하라"고 지시한 것 알려졌다.

오 전 회장은 국회의원에게 후원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암시를 줘 직원들이 강제 후원에 나서게 만들었다. 당시 한국선급으로 부터 쪼개기 후원을 받은 국회의원은 조경태, 김형오, 강봉균, 허태열, 배기선, 서갑원, 주승용, 정세균, 채수찬 의원 등으로 여야를 막론한 거물급 인사들이 포진해 있었다. 해당 정치인들은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판단돼 따로 처벌받지 않았다.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은 10만원 단위의 소액 후원금은 누가 냈는지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로비를 위해 기부금을 낸 것인데 당연히 기부금을 낸 후 직간접적으로 이를 해당 국회의원에게 알렸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 전 회장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선급 회장을 지냈다.

MB정권도 불똥

검찰은 오 전 회장이 회장 재직 시절이던 2013년 1월, 횡령한 자금의 일부를 자신이 특별사면 받기 위한 로비자금으로 썼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회장은 회장 재직 당시 신사옥 공사비 등 8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 전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돼 2011년 5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었다.

그는 형이 확정된 뒤에도 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가 2013년 1월 특별사면됐고, 그해 4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했다. 오 전 회장이 사면된 때는 이명박정부의 마지막 사면이었다.

당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희태·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거물급 정치인과 경제인 55명이 특별사면됐다. 대부분 거물 위주의 사면이었는데 오 전 회장이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자칫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이명박정권에까지 불똥이 튀는 것은 아닌지 정치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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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