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서 나온 '남재준 제물론' 실체 추적

"다 된 밥에 재 뿌릴 수 없다…국정원장 목 날려라"

[일요시사=정치팀] "청와대가 남재준(국가정보원장) 목 날릴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 최근 여권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 주요 정치이슈에 휘말리며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남 원장을 지켜준 것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이번에도 과연 지켜줄 수 있을까? 대답은 회의적이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여권이 남 원장의 경질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들려오는 '남재준 제물론'의 실체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추적해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각별한(?) '남재준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박 대통령과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자신의 국방안보특보로 남 원장을 임명했다. 비록 경선에서는 패했지만 남 원장은 이후 국방안보 분야에서 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국방안보 멘토
'남재준 사랑'

지난해 3월 남 원장이 박근혜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박 대통령의 남재준 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국정원장은 보통 대통령의 최측근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가 임명되는 자리다. 국내외 모든 정보를 다루는 부서이다 보니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 과거에는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독대보고를 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었다. 당연히 정권의 실세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자리이기도 하다.

남 원장이 취임 후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으로 사퇴 압력을 받자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셀프개혁’을 주문하며 남 원장에 대한 무한한 지지를 보냈다. 야권이 수 개월간 장외투쟁을 벌이며 남 원장의 사퇴를 촉구할 때 남 원장을 지켜내는 일은 박 대통령으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공무원 간첩증거조작사건(이하 간첩증거조작사건)이 터졌을 때도 박 대통령은 남 원장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하는 선에서 그쳤다.

6월 지방선거는 '박근혜의 선거'
남재준 그냥두면 '수도권 빅3' 위험


하지만 간첩증거조작사건의 파문이 점점 더 확산되면서 청와대의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수사 결과 간첩증거조작사건이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검찰은 지난달 31일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과 협조자 김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법원에 낸 공소장을 보면 국정원이 간첩증거조작사건에서 번번이 거짓 해명을 내놓으며 증거를 조작해왔다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다.

국정원은 지난 2월14일 "국정원과 검찰이 법원에 낸 중국 공문서 3건이 모두 위조됐다"는 중국 정부의 회신이 공개되자 "중국 선양 주재 총영사관을 통해 입수했다. 사실에 부합하는 문서로, 위조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이 문서는 국정원이 협조자를 시켜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정원이 공문을 가로채고 팩스 발신번호까지 조작 해가며 위조문서를 진짜인 것처럼 속이려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정원의 민낯
국민들 '충격'


지난 2월28일에는 대검찰청이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세관) 발급 문서를 감정한 결과, 중국 정부가 진본이라고 밝힌 변호인 쪽 문서와 국정원·검찰 쪽 제출 문서에 찍힌 도장이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국정원은 "중국은 한 관공서 안에서도 복수의 인장을 사용한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공소장에는 국정원 직원 김 과장이 협조자 김씨가 위조를 주저하자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키면서 위조문서에 넣을 문구까지 적어준 사실이 적시되어 있었다. 



협조자 김씨가 위조비용으로 중국돈 4만위안(약 74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 돈을 국정원 측이 지급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이는 (정권에 찍히면) 누구라도 간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섬뜩한 이야기다"라며 "9시 뉴스에서 한 시간 내내 떠들어도 모자라지 않을 사건"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 내부에서는 남 원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국정원의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은 가히 충격적이며, 국정원의 신뢰는 다시 한 번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국정원의 신뢰 재건을 위해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철저히 파헤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서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수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국정원의 '국' 자도 꺼내지 않았을 사람이다. 그런 최 원내대표가 국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것은 청와대도 (남 원장을 경질하기로)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남 원장의 경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기류 변화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야권에선 봐주기 수사라고 하는데 정말 봐주기 수사라면 검찰이 공소장에 저런 내용들을 담았을까? 어설픈 봐주기 수사는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차라리 강력한 수사의지를 보여주며 선을 긋는 편이 여권의 입장에선 더 낫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미 검찰의 공소장에서 국정원의 증거조작 혐의가 대부분 드러난 상황에서 청와대가 언제까지 남 원장의 경질을 미룰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는 달리 간첩증거조작사건은 남 원장의 임기 내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무작정 선을 긋고 남 원장을 옹호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청와대의 기류가 변한 이유는 더 있다. 새누리당 친이계에서는 간첩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남 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갈등은 곪고 곪아 최근에는 남 원장의 거취문제가 여권 내 계파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었다. 남 원장의 거취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친이계가 이를 계기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야권에 이어 친이계까지 남재준 경질론에 가세한다면 박 대통령과 친박진영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질 우려도 있다.

친이계 결집
사면초가 친박

게다가 지금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이 사안을 오래 끌 경우 아무리 콘크리트 지지율을 가진 박 대통령이라도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지율의 하락은 국정운영동력 상실로 이어진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버티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청와대도 잠잠해지는 것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남 원장의 경질론에 무게가 실리는 가장 큰 원인은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지방선거가 남 원장의 목을 날리는 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내놓은 오류투성이 해명들
"경질은 기정사실…문제는 시기?"


박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전국적으로 야당 소속 시도지사가 많아 현 정부의 국정철학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은 야권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의혹 등을 이유로 현정권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해온 상황에서 이번 선거를 정권에 대한 '재신임'과 연결시키며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때문에 남 원장이 지방선거 승리에 걸림돌이 된다면 박 대통령은 얼마든지 남 원장을 쳐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남 원장의 경질은 이미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빅3로 불리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자리수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만약 남 원장을 경질하지 않고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빅3를 야당에 모두 내주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에는 특히 진보성향을 가진 20~40대의 유권자들이 많은데 남 원장을 경질하지 않고는 결코 이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수도권 표심
박근혜 고심

현재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른바 '박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온다. 박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장관의 인천시장 출마선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은 당초 인천시장직에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당에서 현직 장관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이 임명한 현직 장관을 지방선거에 차출하자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박심이 작용한 것이다. 정황상 그렇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남 원장의 경질은 기정사실이고 다만 문제는 '시기'일 뿐"이라며 "너무 일찍 남 원장을 경질하면 결집된 보수층을 오히려 와해시킬 수 있고, 너무 늦으면 여권이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다. 지금 청와대에서는 남 원장을 언제 어떤 식으로 경질하는 것이 지방선거 표심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 한창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