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사람> '김한길 전 부인' 고 이민아 秘스토리

땅에서 하늘처럼 살다 간 그녀의 발자취

[일요시사=정치팀] 고(故) 이민아 목사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교수의 딸이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의 첫 번째 부인으로도 유명한 그녀는 진정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고인의 2주기를 맞아 그녀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인생. 너무나도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이보다 더 그녀의 인생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은 없다. 고 이민아 목사는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간 사람이다.

시련의 연속

세 번의 결혼과 두 차례의 이혼, 큰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과 둘째 아들의 자폐 판정, 본인은 실명위기를 겪었고 위암 투병 끝에 불과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던 인생이었지만 이 목사는 마지막까지도 "모든 시련과 고난이 내게는 축복이었다"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 목사는 잘 알려진 대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교수의 딸이다. 어머니는 건국대 강인숙 명예교수다. 이 목사는 1녀 2남 중 첫째로 태어났다.

이 목사는 공부를 잘했고, 글을 잘 썼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3년 만에 조기졸업할 정도로 수재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말을 잘 듣는 착한 딸이었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이 목사는 난생 처음 아버지를 거역한다.


한때 '죽을 만큼 사랑했다'고 회고했던 남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와 결혼을 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이다. 당시 이 목사의 나이는 불과 22살이었다.

아버지 이어령 교수는 두 사람의 결혼을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언제나 말을 잘 듣는 딸이었기에 이어령 교수가 받은 충격은 더 컸다. 이 목사는 시간이 흐른 후 당시 선택에 대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의지대로 했던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에는 유학생의 공식적인 취업이 금지되어 있었다. 가진 것 없는 유학생 신분이었던 두 사람은 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살면서 남들이 다 꺼리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이 목사는 밤에는 주유소 일, 낮에는 햄버거가게 일을 하며 공부했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결혼이었기에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땅 미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공부하고, 돈도 벌어야 하니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소원해졌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 5년 만에 헤어졌다.

두 사람은 한때 교포사회에서 젊은 부부의 성공 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미국생활 5년 만에 이 목사는 변호사가 됐고, 김 대표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일에만 몰두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김 대표는 이 목사와 헤어진 후 "그때 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이혼 당시 결국 아버지를 망신시킨 딸이 된 것 같아 무척이나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혼하고 돌아온 딸에게 이어령 교수는 단지 "애가 말랐다. 밥 좀 먹여"라는 말로 마음을 대신했다.

"모든 시련·고난이 내겐 축복이었다"
파경·재혼, 아들 사망까지 파란만장 삶


이 목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 대표에 대해 "내가 가장 사랑했던 아들 유진이를 함께 낳았고, 아들에겐 정말 좋은 아버지였다. 유진이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버지로서 최선의 역할을 다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다만 "사랑이 식었는데 억지로 맞춰서 사는 것은 위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재혼 후 2남 1녀를 낳았다. 그런 이 목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은 김 대표와의 사이에서 낳은 첫째아들 유진의 죽음이었다. 버클리대학을 졸업한 IQ 159의 똑똑하고 멋있는 청년이었던 유진은 26세 되던 해 여름, 갑자기 쓰러져 19일 만에 병명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났다.

이 목사는 유진이가 떠난 후 목사 안수를 받고 미국, 아프리카, 남미, 중국 등지를 돌며 청소년 구제 활동에 전념했다. 이 목사의 장례식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던 청년들은 대부분 이 목사의 영적인 자녀들이었다.

이 목사는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아버지 이어령 교수를 기독교의 길로 인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대의 지성으로 불려온 이어령 교수는 젊은 시절 성경을 분석하며 "6·25전쟁 당시 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며 비판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망막 박리로 이 목사의 눈이 멀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 교수는 처음으로 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이 목사는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했지만 결국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지난 2012년 3월15일 오후 1시44분 세상을 떠났다. 이 목사는 죽기 직전까지도 간증집을 내고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소망의 빛을 전하는 데 전력하기도 했다.

<일요시사>는 이 목사가 남긴 흔적을 좇기 위해 어렵게 부친인 이어령 교수와 모친인 강인숙 교수가 함께 살고 있는 자택의 전화번호를 입수했다. 기자가 전화를 걸자 받은 것은 강인숙 교수였다. 강 교수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딸을 잃은 슬픔을 떨쳐내지 못한 듯했다.

취재기자가 조심스럽게 이 목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강 교수는 그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더 이상 강 교수를 괴롭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딸에 대해 묻는 것은 잔인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1년 가까이 치료를 받았던 병원 관계자들은 그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들은 이 목사를 유난히 밝게 웃던 환자로 기억했다. 그녀는 죽음을 앞둔 말기암환자였다. 그래서 그녀의 밝은 미소는 더더욱 인상 깊었다. 또 그녀는 환자복을 입고 병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마지막 순간까지 의욕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이 목사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꺼렸다.

땅 끝에서 찾은 행복

이 목사는 마지막 순간 항암치료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 목사는 그저 남은 삶을 충실히 살고 싶다고 했다. 병원에선 항암치료를 하지 않으면 3개월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지만 항암치료를 하지 않고도 1년을 살았다. 그녀가 쓰러지고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권했을 때 아버지 이어령 교수는 "우리 민아를 편하게 보내주고 싶다"며 반대했다.

이 목사는 예고된 죽음 앞에서도 어린아이 같이 행복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 목사의 간증집 제목처럼 <땅에서 하늘처럼> 살다갔다. 그래서 그녀의 삶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그녀의 삶에 대해 박복한 인생이었다며 안타까워했지만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쪽은 누구일까?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민아 목사의 동생은?
<워리어스 웨이>의 이승무 감독

고 이민아 목사의 동생 역시 유명한 인물이다. 배우 장동건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워리어스 웨이>의 이승무 감독이 이 목사의 동생이다. 지난 2010년 개봉한 <워리어스 웨이>는 웨스턴이라는 공간에 동양 전사를 등장시켜 큰 주목을 받았다.
쾌감이 극대화된 액션장면과 동화적이고 만화적인 스토리로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감독의 아버지인 이어령 교수는 아들과 인연이 있는 배우 장동건-고소영의 결혼식 주례를 서기도 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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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