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재승인, 작정하고 '봐주기 심사' 한 것"

<이슈&인터뷰> '종편 저격수'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

[일요시사=정치팀] 반평생을 언론개혁운동에 투신해 온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에는 야권의 언론공정성 확보 투쟁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인이 언론과 맞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최 의원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자신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종편 재승인 논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9일 종편 재승인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야당추천위원들은 부실심의에 항의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모두 퇴장했다. 부실심의 논란이 일면서 종편 재승인 건은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방통위 사무국은 종편 재승인을 심의 의결해야 할 상임위원들에게 채점표 같은 기본적인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고 심의를 진행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점점 꼬여만 가는 종편 재승인과 관련한 논란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종편 저격수'로 불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 방통위에서 종편 재승인이 의결됐다. 이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나?
▲ 이미 종편 봐주기를 하려고 작정하고 한 심사였다. 예고된 참사였다.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종편에 방송평가점수가 들어간다. 그런데 모든 종편이 거의 최고점을 받았다. 두 번째는 방통위가 작년에 종편심사연구반을 만들어 심사기준을 제안했는데 거기에 보면 과목당 과락을 두게 되어 있었다. 그 과락의 점수가 60점이었다.

그런데 방통위가 과락 점수를 50점으로 낮췄다. 이번에 만약 60점 과락이 있었으면 JTBC를 제외하고는 다 탈락이었다. 세 번째는 심사위원 구성이다. 지금 방통위 구성이 여야 3:2다. 그런데 이번 심사위에서는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15명의 심사위원 중 야당 추천 인사가 3명밖에 없었다. 12:3의 편파적인 구도에서 심사가 이뤄진 것이다.
 

- 야권에선 종편승인 과정에서 채점표가 공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는데 여당에서는 "채점표를 제공한 전례가 없고, 채점표가 공개될 경우 심사위원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 그렇다면 이름을 지우고 제출하면 되지 않나? 우리는 어떤 심사위원이 몇 점을 줬는지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 야권에선 컨텐츠 다양화 실패, 막말 방송 등을 이유로 종편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정치적 편향성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종편으로 인해 미디어산업의 파이가 커지고 있는데 야권이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미디어산업을 죽이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 제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편향성보다 더 문제되는 것은 막말, 저질, 무소신, 무교양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편파성은 큰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가 정파적 문제인가? 민주주의는 여야 모두 지켜야할 가치다. 그런데 종편에선 민주주의 자체를 훼손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

이런 방송은 우리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편파방송은 오히려 하나의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종편을 폐지하라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 정치적 수사일 뿐이고, 종편의 문제점을 파헤쳐보니 종편의 허가를 취소할 만한 사유를 발견해 그렇게 요구했을 뿐이다.

- 종편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이 종편 출연 거부 등으로 스스로 반론권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 지금 민주당은 당론으로 종편 출연을 자율에 맡기고 있다. 거부하지 않는다. 저 같은 경우 종편에 출연한 적이 없지만 종편으로부터 출연을 요청받은 적도 없다.

"종편에 주어지는 특혜부터 폐지해야"
"종편을 정치적 문제로 만든 건 여당"

- 종편 저격수로도 불린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언론과 싸우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데 두려움은 없었나? 언론과 싸우며 불이익을 당한 경우가 있다면?
▲ 그런 부분은 못 느꼈다. 또 그 정도로 우리 언론이 비겁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정치인은 인지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언론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언론에 많이 노출되고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거 저도 잘 안다. 하지만 모든 정치인이 언론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다면 언론이 시정될 수 있을까?
 

저는 30년 가까이 언론 민주화 운동과 언론 정상화 운동을 해온 사람이다. 정치인이 됐다고 잘못된 언론과 타협하는 것은 제가 살아온 인생을 부정하는 일이다.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은 소명 같은 거다.

- 야권에선 종편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른 보완책은 생각해볼 수 없는가?
▲ 우선 종편의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 의무재전송 특혜가 대표적이다. 종편 자체가 의무재전송을 바탕으로 출범한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과연 종편의 의무재전송이 필요한가 의문이다. 저는 '차라리 종편을 보도전문채널로 승인하고 의무재전송을 폐지해라'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당장 종편이 방송발전기금을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재승인까지 받은 마당에 후발주자라고 배려할 이유가 없다. 또 종편의 담합행위를 조사하라고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사실 종편 문제는 박근혜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보호하려고 하기 때문에 쉬운 싸움은 아니다. 종편을 정파적 문제로 몰아넣고 있는 건 야당이 아니다. 정부여당과 종편 스스로다.

- 일부 종편의 경우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최대한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는 지적도 있다. 모든 종편 채널의 재승인을 인정할 수 없는가?
▲ JTBC는 인정을 한다. <아내의 조건>이라는 드라마나 예능프로인 <히든싱어>는 대박을 쳤다. 보도부분에 대해서도 그다지 편파적이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심사 결과 JTBC는 2등과 큰 격차를 벌리며 1등을 했다. 점수가 말을 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저는 채널A의 주주구성의 불법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를 해왔다. 채널A는 우리 의원실이 밝혀낸 위법만으로도 종편 취소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외에 나머지는 판단 유보다.
 

- 3월 국회에서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가 무산됐다. 민주당은 현재 원자력방호법과 방송법의 연계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두 법안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원자력방호법에 대해 이견이 없으면서도 처리를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 정부여당이 일을 되게 못한 것이다. 원자력방호법이 그렇게 중요했으면 대통령께 보고하고 여당하고 당정협의회에서 미리미리 처리해야 되지 않나? 그리고 정치라는 게 타협인데 그런 중요한 법을 통과시키려면 당연히 야당의 요구도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여당이 야당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면 당연하다. 대통령이 하라고 하면 여당이 자기네들 법안만 딱 빼서 통과시키자고 하고 야당 거는 하나도 안 들어 주겠다고 하는 것이 여당이 할 태도인가? 나는 언론에도 섭섭하다. 왜 언론에서 힘 있는 여당을 비판하지 않고 수세에 빠져있는 야당을 비판하는지 모르겠다.

- 민주당이 원자력방호법과 연계처리를 요구한 방송법도 논란이 되고 있다. (※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녈, 보도전문채널에 사측과 종사자 측이 동수의 비율로 참여하는 편성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 개정안에 대해 민간 방송의 경영과 편성에 간섭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라는 비판도 있다.
▲ 그렇다면 국회는 통과를 시킬 테니 종편들이 나중에 위헌소송을 하면 된다. 왜 절차를 지키려고 하지 않나? 얼마나 힘이 있는 집단이길래.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데 여야가 합의한 사안을 뒤집을 수 있는 집단이 몇이나 있나? 그런데 종편에서 여야가 합의한 이 법을 뒤집었다. 중간에 종편이 딱 제동을 거니까 방송법 통과에 찬성했던 새누리당이 입장을 180도 바꿨다. 이런 행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언론정상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우선 정부여당이 대명천지에 언론을 장악할 생각은 없다고 공언한 것을 실천하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법'을 통과시키면 된다. 그러면 언론정상화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첫발을 내딛고, 이번에는 정치적 편향심사로 종편 솎아내기를 못했지만 3년 후에 다시 열릴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또 차곡차곡 작업을 밟아나가면 된다. 그럼 저질막말 방송도 줄어들 것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최민희 의원 프로필>

▲ 이화여자대학교 사학학사
▲ 월간 <말> 기자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
▲ 언론개혁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제3기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 국민의 명령 대외협력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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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