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비용 거품 속살 완전공개

"어차피 내 돈도 아닌데 뭐!"

[일요시사=정치팀] 각종 선거 때마다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 나섰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반값 선거'를 제안했고, 여야 모두 호응했지만 결국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각종 선거 때마다 줄줄 새고 있는 혈세를 <일요시사>가 추적해봤다.

18대 대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새로운 선거의 첫 걸음은 국민의 혈세를 아끼는 것이라며 '반값 선거' 공약을 내놨다. 안 공동대표는 당시 문재인·박근혜 후보도 함께 반값 대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에 여야 모두 호응했지만 결국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반값 선거는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반값 선거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선관위가 지출한 선거비용보전액은 무려 3394억원이다. 지방선거는 우리나라에서 치러지는 선거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입후보하는 선거다. 광역자치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9명, 광역의원 663명, 기초의원 2898명 등 최종 선출인원만 3800명이 넘는다. 이와 함께 교육감과 교육의원도 함께 뽑는다. 당연히 천문학적인 선거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6·4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업계는 다시 한 번 선거특수를 맞고 있다. 하지만 선거비용 중엔 거품도 잔뜩 끼어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세차량이다. 현재 유세차량의 하루 임대비는 14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유세차량 한 대의 임대비로만 3000만원가량이 지급된다.

유세차량으로 개조하는 화물차의 신차가격은 대략 1500만원선. 여기에 음향장비 등을 설치하는 비용을 감안한다 해도 임대비가 구입비보다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유세차량 임대비를 현실화해 지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유세차량 대여비로 선관위가 지급한 돈은 180억원에 달했다. 그야말로 혈세가 줄줄 샌 것이다. 일각에선 선거가 매년 있는 만큼 차라리 국가가 유세차량을 직접 관리하고 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시끄럽고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는 유세차량에 대한 민원이 빈번한 만큼 유세차량의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선거비용을 부풀려 착복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경우 유세차량 비용을 집중적으로 부풀린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월에는 유세차량 임대료를 실제보다 높게 책정해 계약을 맺은 뒤, 차액을 개인통장으로 입금 받는 방식으로 선거비용을 횡령한 선거사무장이 적발되기도 했다.

그만큼 유세차량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유세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홍보현수막이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선거법에 의해 각 읍·면·동에 1개씩 홍보현수막을 부착할 수 있다. 지난 총선 당시에는 무려 1만4000여개의 폐현수막이 발생했고, 이를 수거하고 소각하는 등의 처리비용만 28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총선보다 더 많은 후보들이 출마하는 지방선거에서는 당연히 현수막 제작과 처리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현수막을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등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선거용 현수막은 주로 교통량이 많은 길거리에 설치돼 각종 오염물질에 장시간 노출된 탓에 재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선거 후 현수막 폐기비용만 수십억
선거 치를 때마다 줄줄 새는 혈세


선거가 끝나면 현수막은 각 지자체의 골칫거리로 전락한다.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선거 현수막 처리를 위해 별도로 책정된 예산은 없기 때문에 일부 지자체들은 현수막 처리를 위한 재정 마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일각에선 각 지자체의 주요 지점에 디지털 광고판을 설치하고 각 후보들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디지털 광고를 게시하는 방식도 제안하고 있다. 지자체의 수입도 증대될 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자원이 낭비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고, 현수막을 걸었다 떼야 되는 번거로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현수막의 수도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법정홍보물 역시 골칫덩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법정홍보물에만 200억원가량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 법정홍보물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이를 꼼꼼히 살펴보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봉인도 뜯지 않은 채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어 법정홍보물의 필요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법정홍보물의 수신여부를 국민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활용도가 낮은 고령층이 있는 가구에는 법정홍보물을 적극적으로 발송하는 대신 청년층을 대상으로는 이메일을 통해 법정홍보물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거사무실 임대료와 유지비 역시 선거비용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선거철이 되면 목 좋은 건물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다. 사무실 임대료는 평소보다 3~4배 이상 폭등한다. 또 대부분의 건물주들은 장기세입자를 놓칠 수 있다며 최소 6개월가량의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사무소 설치기간은 보통 길어야 4개월이다. 남은 2개월가량은 빈 사무실에 임대료만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선거사무소에는 대형 현수막을 내거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사무실들을 가려 영업보상까지 해주는 경우도 많다.

선거사무소 설치비용은 선관위의 지원대상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선거비용이 늘어날수록 후보들은 검은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국가가 지원하는 선거비용에 선거사무실 임대료를 포함시키는 대신 선거사무실의 설치기간과 그 규모를 제약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외에도 매년 반복되는 재보궐선거도 문제다. 지난 2007~2011년까지 5년간 발생한 재보선 비용은 총 811억원에 달한다. 그 기간 동안 재보선이 유발된 사유를 살펴보면 총 285명 중 사망이 27명, 사퇴나 사직이 80명, 당선무효나 선거법 위반이 178명으로 밝혀졌다. 사망은 어쩔 수 없는 사유고, 당선무효의 경우는 최소한 해당후보가 선관위로부터 보전 받은 선거비용을 반납한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중도 사퇴하는 경우다. 정치인들의 중도 사퇴로 발생하는 재보선이 전체 재보선의 30%에 달하지만 이들에겐 별다른 제재도 없다. 혈세만 고스라니 낭비되는 셈이다. 따라서 중도 사퇴 정치인의 경우 기존의 임기가 만료되는 날까진 다른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보전 받은 선거비용을 모두 반납하도록 하는 등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선거제도 개혁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불필요한 선거비용은 혈세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정치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을 막고, 기존 정치인들을 검은 유혹에 시달리게 한다"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선거제도는 아직도 60~70년대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거비용의 현실화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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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