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6·4지방선거 지역별 판세 분석 ③부산

흔들리는 여권 텃밭…'권철현·오거돈' 중 누굴?

[일요시사=정치팀] 6·4지방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지방선거체제로 돌입했다. 여야가 각각 필승의 각오를 다지며 당의 조직과 기능을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각 지역에 나서는 후보군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며 지방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이에 <일요시사>에서는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요 지역 후보군 면면과 판세를 기획연재로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3편은 전통적인 여권의 텃밭이었으나 최근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산이다.

부산은 1995년 민선시장을 선출하기 시작한 이후 줄곧 새누리당이 시장을 독점한 전통적인 여권의 텃밭이다. 부산지역 국회의원도 전체 18석 중 16석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여권 지지세가 강하다. 그러나 부산의 경제지표가 전국 시·도 중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나는 현상이 지속되며 '한 번 바꿔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도 감지된다.

요동치는 부산민심

지난달 10일 부산KBS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러한 기류를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조사에서 여권후보 중 선두권을 달리고 있던 새누리당 권철현 상임고문과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맞대결을 펼칠 경우 41% 대 46%로 오차범위 내에서 오 전 장관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과의 맞대결에서도 오 전 장관은 41.5% 대 46.9%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조사기간 : 2월7~8일, 조사대상 : 만19세 이상 부산시민 1000명, 조사방식 : 유선전화·휴대전화 RDD방식,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 7.4%).

지난 2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해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하기로 한 이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권 고문과 서 의원이 오 전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설 경우를 가상한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응답 비율이 40%에 달해 부산 표심은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권 고문과 오 전 장관의 양자대결에서 32.6% 대 22.0%로 권 고문이 10.6%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무응답 비율은 45.4%에 달했다.

서 의원과 오 전 장관의 양자대결에서도 33.4% 대 24.4%로 서 의원이 9%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무응답 비율은 42.1%에 달했다(조사기간 : 3월3~4일, 조사대상 : 만19세 이상 부산시민 500명, 조사방식 : 휴대전화·유선전화 RDD방식,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 : 16.7%).

이에 대해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야 후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여론조사는 기류 변화와 흐름 정도를 파악하는 선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여권에서는 권 고문과 서 의원의 지지율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박민식 의원(재선)도 일찍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출마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또 부산교육감 3선 출신의 만만찮은 원외인사인 설동근 동명대 총장도 출마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장 여권에서는 4명의 경쟁자가 있는 만큼 후보 선정 방식, 즉 경선 룰을 둘러싼 후보 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현역 의원인 서 의원과 박 의원은 새누리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2(대의원)·3(당원)·3(국민선거인단)·2(여론조사)' 방식을 고수한 반면, 비현역인 권 고문은 최소한 여론조사가 50%는 반영돼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것. 앞서 설 총장도 당내 기반이 없는 만큼 여론조사가 70%는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현역 후보들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여, 권철현·박민식·서병수·설동근 거론
야, 오거돈·김영춘·이해성 3파전 확정


야권에서는 오 전 장관의 선택이 최대 변수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김영춘 전 의원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출마를 선언했지만 지지율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서느냐, 아니면 무소속 후보로 나서느냐에 따라 지지도가 뒤바뀌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일단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그러면서 "부산 지방권력 교체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무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관계자는 "오 전 장관에게 신당 합류를 공식 요청할 것"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이 끝난 뒤인 4월 초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초선거를 공천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까지 무소속일 경우 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오 전 장관이 끝내 합류를 거부할 경우에는 그를 배제한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야 내부 교통정리 고심

반면 오 전 장관 측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는 새누리당의 20년 부산 정치독점을 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무소속이냐, 새정치민주연합이냐는 방법만 다를 뿐 목적은 같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모두 '내부 교통정리'라는 1차 과제 해결부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 밖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산시장 선거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철현, 새누리당 부산시장 경선 참여선언

부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권철현 상임고문이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권 고문은 그간 현행 경선 룰(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 변경을 요구하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시사해왔다.

그러나 권 고문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개인보다 당을 우선시하는 '선당후사'의 정치철학과 소신으로 살아왔다"며 "이 소신을 끝까지 지켜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권 고문은 "이번 경선 룰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 속에서 겪어야 했던 당에 대한 안타까움과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면서도 "중앙당과 부산지역 국회의원들께서 경선에서의 엄정 중립을 지키겠다는 뜻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부산시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께서 부산 사랑에 대한 절실함으로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주실 것으로 믿고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경선에 당당히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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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