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없는 박근혜정부 막전막후

아버지 따라잡기?…시절이 다르잖아요

[일요시사=정치팀]집권 2년차로 접어든 박근혜정부에는 꼭 필요하지만 찾아볼 수 없는 네 가지가 있다. 제대로 된 인사, 소통, 공약 이행 의지, 시대적 과제에 대한 대안 등이다. 외형상 50% 중후반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순항 중인 듯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부족한 네 가지로 인해 향후에도 순항할지는 의문이다. 역으로 이것만 보완한다면 남은 임기도 성공적으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정부에 필요한 네 가지를 <일요시사>에서 파헤쳐봤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2월17∼20일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6%를 기록했다. 취임 초 잇단 인사실패와 불통 논란에 41%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을 차근차근 만회해 집권 1년이 된 시점에서 대선 당시 득표율(51.6%)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민주화 이후 집권한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김대중 전 대통령(60%)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조사방식-휴대전화 RDD 전화조사원 인터뷰, 조사대상-전국 유권자 1218명, 표본오차-95%신뢰수준에 ±2.8%p, 응답률-15%).

외형상 선전
내부는 불안

이와 같은 지지율은 지난 1년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됐던 내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식지 않은 국민의 기대와 활발한 외교 활동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남은 임기도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없는 네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박근혜정부에는 '제대로 된 인사'가 없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는 '망사'에 가까웠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 평이다.
정부 출범 전 인수위 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도 고위직 인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한 낙마는 지속적으로 반복됐다. 이는 제대로 된 인사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수첩을 기반으로 한 '나홀로 인사'가 만든 결과물로 알려진다.
또 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주변에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공식적 루트 외 비공식 루트에서도 박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는 인사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는 사이 주변의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내쳐지거나 스스로 떠났다. 일례로 박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총괄했던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경제민주화 공약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내쳐졌다.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공약 이행과 관련해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사·소통·공약의지·비전 부재 지적
지금까지 부족한 부분 채우면 성공?

제왕적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의 권력은 무한대에 가깝다. 때문에 대통령이 잘못된 길로 가려 할 때 이를 바로 잡아줄 참모가 없다면 나라 전체가 잘못된 길로 가게 된다. 대통령이 잘못된 판단을 하려 할 때 쓴소리를 내뱉는 사람은 없고,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아첨꾼만 가득하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특히 현대와 같이 다원화, 분업화, 전문화된 사회에서 1인이 모든 것을 조율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모든 국정을 직접 챙기는 만기친람형 정치를 벗어나, 대선 때 약속했던 내각책임제 등을 통해 국무총리 및 부처 장관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이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통에 문제없다?
실제론 불통왕국

"소통이 없다"는 비판적 기류도 만만찮다. 과거 정권과 비교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박 대통령의 소통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당장 전임 이명박정부와 비교해도 대국민접촉의 상징인 기자회견 횟수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6일 2014년 새해를 맞아서야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의 내용도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등 당시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이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게다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진보성향의 언론은 배제한 채 사전에 준비된 질의를 받고, 준비된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2월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대국민담화에서도 질문은 받지 않은 채 40여분간 홀로 원고를 낭독한 뒤 끝냈다.
국민과 소통의 자리를 거의 마련하지도 않았고, 또 마련하더라도 제한적으로 진행한 셈이다.
이에 일부 참모들은 국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대선 1주년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한 "박 대통령의 가장 잘못된 점을 불통이라고 하는 부분이 가장 억울하다. 원칙대로 하는 데 대해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다"라는 발언은 박 대통령의 소통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민과의 소통뿐 아니라 국정의 동반자인 여당과도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의 지시를 여당이 일방적으로 따르는 수직적 당·청 관계가 고착화되며 야당과 대화·타협·협상으로 정치를 이끌어가야 할 여당은 지난 1년 야당과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세월을 보냈다.
여당과도 소통이 되지 않는데 야당과의 소통은 언감생심이다. 지난 1년 내내 박 대통령은 야당과 첨예하게 맞섰다. 지난해 9월에는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는 3자 회담이 가까스로 성사됐지만,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다가 소득 없이 끝났다.
결국 국민, 여당, 야당과의 소통 부재는 "정치권에 정치가 없다"는 비판을 불렀다.
이와 같은 불통 논란이 나날이 확산되자 친박 핵심인사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도 지난 2월2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정치력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며 "정부와 가교 역할을 담당할 정무장관직을 부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선 전후
확 바뀐 공약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복지확대를 슬로건으로 하는 이른바 좌클릭 전략을 전면에 내세워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인수위 시절부터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로, 복지확대는 약속보다 축소 이행 및 폐기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최근 대국민담화에서도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복지확대가 쏙 빠지자 여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대통령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이르는 동안 내놓은 여러 슬로건이 취임 후에 지켜지지 못한 부분이 많다"며 "대표적인 것이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정치쇄신 큰 세 가지 줄기가 그다지 이행된 부분이 별로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쌀시장 개방은 없을 것이라는 공약을 결국 지키지 못하자 하나의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을 향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고 양해를 구한 바 있다"며 공약 후퇴 및 폐기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박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은 지난 2월20일 대한변호사협회 초청 강연에서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참모들이 써준 공약을 그대로 읽었다"고 고백했다.
공약의 내용을 잘 모르고 참모들이 써 준대로 읽다 보니 현재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지율은 순항…실상은 위태위태
준비된 대통령? 아마추어 대통령?

지난 1년 국정의 발목을 잡았던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선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하면서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선 재판 진행 중 정부가 나서 정당해산심판까지 청구하는 등 이중 잣대 논란도 제기된다.
최근에도 세세한 사건사고까지 직접 언급하는 박 대통령이 주한 중국대사관이 직접 '위조'라고 밝히며 불거진 국정원·검찰의 '서울시 간첩 공무원 사건'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불리한 것에는 입을 다물고 유리해 보이는 것만 말하는 성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거꾸로 가는
시대의 대안


대한민국이 직면한 시대적 과제에 대한 대안 마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사회는 90년대 이후 극심한 양극화 현상과 두 번의 경제 위기로 인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권으로 성장 했지만 부의 편중으로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들은 너도나도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시대적 화두로 제시해 호응을 얻었지만, 당선 이후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으로 급선회했다.
박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한 474(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불) 비전 제시는 가까이는 임기 내내 경제성장만 외쳤지만 '허황된 꿈'으로 끝난 전임 이명박정부의 747공약(7% 성장, 4만불 소득, 7대 강국 진입)과 유사하고, 멀리는 박정희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떠올리게 한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이 60∼70년대 박정희정부와 똑같이 가고 있다"며 "시대가 흐르고, 시대적 요구도 바뀌었지만 아버지의 향수에 젖어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근혜정부에 많은 세 가지

박근혜정부에는 과거 정권에 비해 유독 많은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관료 출신이다. 청와대 비서진과 정무직 자리에는 관료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데, 특히 경제 라인은 100% 순수 관료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 경험보다 행정 경험을 중시하고, 상명하복이 몸에 밴 관료들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둘째는 노장이 많다. 특히 관료 출신의 60∼70대가 중용되고 있는데 청와대 김기춘(74) 비서실장을 비롯해 남재준(69) 국정원장, 김장수(66) 국가안보실장, 박흥렬(64) 경호실장, 주철기(67) 외교안보수석, 현경대(75) 민주평통수석부의장 등이 대표적 인사들이다.
이와 관련해선 박 대통령이 20대 초반부터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당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을 따르는 참모들과 자연스럽게 지낸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셋째는 육사 출신이다. 사실 육사 출신은 권력의 핵심부인 청와대에 입성한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국가의 외교·안보·정보라인을 장악하고 있다. 대표적 인사로는 남재준 국정원장(육사 25기),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육사 27기), 김관진 국방부 장관(육사 28기), 박흥렬 경호실장(육사 28기) 등이 있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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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