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개그맨 겸 영화감독 서세원이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메가폰을 잡고 컴백했다. 하지만 서세원은 제작발표회에서 '빨갱이'를 언급하는 등 과감한 정치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개그맨 서세원이 '이제야 제대로 웃기기 시작했다'며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그맨 겸 영화감독이자 최근 목회자가 된 서세원이 '빨갱이'를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서세원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나리오 심포지엄에서 "3000만 관객을 동원해야 한다"며 "빨갱이들에게 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70대 노인들 박수
서세원의 이 같은 발언은 심포지엄 진행자로 나선 전광훈 목사가 영화 <변호인>을 언급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을 미화했다"며 맹렬히 비판한 직후여서 서세원 역시 <변호인>을 겨냥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
서세원은 강한 발언을 의식한 듯 이어지는 발언에서 "이념 싸움 하지 말자. 좌익이니 우익이니 부끄럽다. 지금 좌익도 다 없어졌다. 사회주의는 망했다"며 "이승만 나쁜놈, 변호인 나쁜 놈 그러지 말자. 이후 김구 선생님, 김대중, 노무현까지 영화화할 거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장은 보수 성향의 70대 이상 노인들로 가득찼다. 노인들은 서세원의 발언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였고 말이 끝날 때마다 '아멘' 등의 외침과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서세원은 교회에서 신자들에게 연설하듯이 말을 이어갔다.
그는 "연일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시위하고 '미국놈들 물러가라'면서 코카콜라를 먹고 나이키를 신는다"며 "앞뒤가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다들 나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모이신 것이다"며 "보수가 잘 산다고 하는데 여기 어르신들 중 잘 사는 분들이 어디 있나"라고 꼬집었다.
또한 "나라가 망하고 다 숨었을 때 우리 기독교인이 불같이 일어났다"며 "요즘 기독교가 잘못 가고 있다. 몇몇 목사님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은 공격받아도 된다"고 비판한 뒤 "'개목교' '먹사'라는 말을 들어도 싸다"라며 "잘못한 목사들 반성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연출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 전광훈 목사님이 제안했을 때 거절했다"며 "<도마 안중근> 당시 배급사가 벌벌 떨더라.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 가수들이 시사회에 왔다가 일본 사이트가 난리가 났었다. 극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극장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뭐하냐"고 맹렬히 비판했다.
서세원의 빨갱이 발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개그맨 서세원이 '이제야 제대로 웃기기 시작했다'며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박종*은 서세원 소식을 전하는 뉴스 댓글에 "진짜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 차라리 '건국의 아버지 김구'라는 영화가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 영화에 이승만도 나올테니…"라고 적었다.
영화 <건국대통령…> 메가폰 잡고 컴백
빨갱이 언급하는 등 과감한 발언 구설
아이디 t_ma****는 뉴스 댓글을 통해 "'이승만이 이끄는 자유당은 1960년 3월15일에 실시된 정·부통령 선거에서 야당의 선거 감시원을 투표소에서 쫓아내고 투표함을 바꾸었으며 득표 수를 조작하여 발표하는 등'이라는 내용이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에 나온다"며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전했다.
아이디 guer****도 "한국전쟁 때 서울은 안전할 것이라고 뻥치고 지는 부산으로 피신한 거랑 피난민들이 아직 대피도 못했는데 한강다리 폭파시킨 거 꼭 영화에 집어넣길 바란다"며 "그리고 4·19혁명으로 하야선언하고 미국으로 도망친 것도 꼭 집어넣어라"고 강조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이를 우려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아이디 Junyoung ****은 페이스북에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영화 <변호인>은 형편없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며 "이승만은 우리나라 발전에 기초를 마련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아이디 pand****은 "솔직히 이승만 대통령은 진짜 쓸데없는 여성단체의 요구만 아니었어도 우리나라 5만원권 화폐에 들어가야 하는 인물"이라며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 어설프게 조작된 자료에 의해 선동당한 사람들이나 이승만 대통령 욕하지, 많은 국민들은 아직까지도 이승만 대통령을 존경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누리꾼은 또 "독립운동가이자 미국 기독교 유학 엘리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대한민국을 빨갱이들로부터 지키신 대한민국 최고의 영웅"이라며 이승만 대통령을 칭송했다.
서세원의 영화제작 자체를 문제 삼는 누리꾼도 있었다. 아이디 happ****는 "애국심 없는 것은 맞는데 그렇다고 당신 같은 인간이 만든 영화를 애국이라 말하면 안된다"며 "애국이라는 말의 의미부터 알고 오던가. 진짜 애국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대세에 편승해서 사업이나 해볼까 하는 것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은 올해 7∼8월 촬영을 시작해 2015년 7∼8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유평화통일재단, 불교애국단체총연합회, 기독교이승만영화추진위원회, 대한민국사랑회가 후원하며 신생제작사 애국프로덕션이 제작을 맡았다. 시나리오는 이승만 대통령을 연구해 온 이주영 박사가 썼다.
<변호인> 맹렬 비판
1979년 TBC 라디오로 데뷔한 서세원은 90년대 KBS <슈퍼선데이> <서세원쇼> 등을 진행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설립한 서세원프로덕션의 운영 과정에서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돼 방송가를 떠났으며 2011년 11월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청담동의 한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해왔다. 또한 서세원은 영화 <납자루떼>(1986)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으며 <도마 안중근>(2004), <젓가락>(2010) 등을 연출했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은 서세원에게 4년 만의 복귀작이 될 전망이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