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비트코인’을 아십니까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16 13: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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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화폐? 돈은 돈이냐?

[일요시사=사회팀비트코인 열풍이 뜨겁다. 처음 등장할 당시, 일부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장난처럼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해외에서 ‘미래의 화폐’로 떠오른 비트코인의 인기에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제3의 화폐혁명이다” 혹은 “가치없는 가상의 돈”이라며 상반되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Bitcoin)은 컴퓨터의 메모리 단위인 바이트(Bite)와 동전을 의미하는 코인(coin)의 합성어로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일본의 프로그래머에 의해 개발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은 일반 화폐와 달리 발행처가 존재하지 않고 개인이 네트워크에 참여해 수학 연산문제를 풀어 얻는데, 이 과정을 광산업에 빗대어 ‘채굴한다’ 또는 ‘캔다’고 표현한다.

“가치없는 돈”

총 채굴량이 2100만 개로 한정되어 있는 비트코인은 지난 8월까지 약 1200만 개가 발행됐다. 비트코인은 국내외 거래 시 복잡한 인증과정의 축소, 저렴한 수수료, 지리적·물리적 제약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비트코인을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전자제품, 자동차, 집 등을 거래하거나 식당에서 음식값을 지불하는 데 비트코인을 활용하는가 하면 지난 10월에는 캐나다 벤쿠버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자동출납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의 제재를 받지 않아 범죄 단체 등의 자금세탁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고 해킹 등의 사이버 범죄에 취약하다. 실제로 지난 10월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마약, 총기류, 불법해킹 프로그램 등을 거래해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이에 프랑스, 네덜란드 중앙은행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고, 최근 중국의 인민은행에서는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했다.

올초 뒤늦게 비트코인 열풍이 불기 시작한 국내에서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천시청 인근의 한 빵집과 온라인 쇼핑몰 ‘코인마켓’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까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굴의 어려움, 무발행점 등의 이유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비트코인은 실용성이 없다”고 말한다.


아이디 dnfk****는 비트코인 열풍에 “차라리 내가 만든 주먹코인 사용해라. 반값으로 해줄테니”라며 비아냥거렸다. 아이디 redl****는 “귀금속처럼 희귀성이 있고 누구나 가치 있게 여기는 것도 아니고 형태도 없는 그 무언가가 가상화폐로 가치가 있다? 누가 보증을 해야지. 누구도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 화폐는 신기루나 마찬가지다”며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면 선사시대 조개껍데기의 가치처럼 화폐로 통용될지 모르나 지금 상황으로 봐선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듯 하다. 그럼 오래 못 가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뒤늦게 국내서 열풍…실체 두고 논란
해외 중앙은행에선 금지령 내리기도

아이디 bike**** 역시 “비트코인이 화폐로 통용된다는 것은 곧 어떤 사람은 손해를 볼 거고 어떤 사람은 이익을 보는 순환이 일어날 거라는 거, 비트코인은 제한된 통화량과 중앙은행의 부재 때문에 안정될 수가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아이디 blac****는 “화폐의 가장 중요한 성격 중 하나가 안정성인데, 비트코인은 안정성이 완전 떨어진다”며 거들었다.

아이디 nexu****는 “화폐의 기본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는데 뭔 미래통화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아이디 gmrw****가 “거래를 편하게 하는 중간 매개체가 화폐인데, 이미 전화 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이 뭔 화폐가 아니냐”며 “진짜 돈은 종이로만 유통되는 게 아니다. 대부분이 전자상에서 숫자로 기록될 뿐이지”라며 반박했다.

아이디 gmrw****처럼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mana****는 “비트코인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어렵더라도 미래라면, 충분히 사용가치가 있어 보인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지금의 화폐도 광물과 종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디 alph****도 “이젠 디지털 시대니까 전자화폐 하나쯤 나와도 이상할 건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한국은행은 비트코인이 “가까운 미래에는 쓰기 어렵다”며 기존 통화를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아이디 hwan****는 “다른 나라에선 모두 통용되고 있는데, 뭔 헛소리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디 fly2****는 “미국, 독일, 중국은 인정하는데 한국은행은 안 된다? 솔직히 한국은행이 그런 걸 판단하거나 평가할 능력은 아직 없다고 봐야겠지”라며 거들었다.

아이디 afte**** 또한 “한국 기득권자들은 처음에 저렇게 말하는 거다. 전 세계에서 특히 미국을 포함한 서구권, 일본, 중국에서 인정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면 한국은행도 백기를 든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그렇지만 관심을 가지고 주시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언급했다.


“제3의 화폐혁명”

이 같은 찬반논란 속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디 swin****는 “관심이 있긴 한데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아이디 dnl0****는 “비트코인 가격이 점점 오르네요. 앞으로도 계속 인터넷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비트코인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라고 말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비트코인 외…

넘치는 가상 화폐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로 주목받으면서 인기를 끌자 유사 형태의 가상 화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트코인 열풍 이후 올해만 80개 이상의 가상화폐가 등장했다고 한다.

비트코인을 잇는 가상화폐는 2011년 등장한 라이트코인이다. ‘제2의 비트코인’으로 불리는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이 ‘금’이라면 라이트코인은 ‘은’이다”는 평을 받으며 비트코인보다 4배 가량 빠르게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다. 라이트코인의 시장규모는 1억7700만달러, 우리돈으로 118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의 16세 소년 앤디 플레이트가 개발한 ‘비비큐코인’이 미국 내의 일부 상점에서 통용되면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라이트코인과 비비큐코인은 비트코인처럼 네트워크상의 복잡한 해독과정을 거쳐 채굴하는 가상화폐로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가상화폐”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네임코인, 피어코인, 호보니클스, 제우스코인, 그리드코인, 파이어플라이코인 등 새로운 가상 화폐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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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