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잃은 스타들 슬픈 가족사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0.22 1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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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딸 가슴에 묻은…그들도 부모다

[일요시사=사회팀] 예부터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던가. 연예인이기 전에 한 아이의 부모로서 사랑하는 자식을 가슴에 묻을 수 밖에 없었던 그들. 절망적이었던 과거를 딛고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연예인들이 있다.




배우 이광기는 신종플루에 의한 폐렴 호흡곤란 증후군으로 아들을 잃었다. 2009년 이광기의 외아들인 이석규군은 감기 증상을 보여 개인 이비인후과에서 목감기 처방을 받았다. 다음 날 탈진증세와 구토가 지속돼 찾은 병원에서 폐렴판정을 받았다. 당시 함께 실시한 신종플루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으나 이군은 격리 병실에 입원됐다. 이후 호흡곤란이 심해지면서 중환자실에 이송된 이군은 심장마비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입원한 지 이틀 만에 사망했다.

한푼 두푼 모아
환아 진료비로

이군은 SBS <스타 주니어 쇼 붕어빵> 가족특집에 출연하며 관심을 모았다. 당시 기러기 아빠로 알려진 이광기는 외국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과 캠핑을 가는 등 행복한 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아들 이군을 떠나 보낸 후에도 지속적으로 미니홈피에 아들 사진을 올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안타깝게 했다.

신앙생활을 하며 슬픔을 달래던 그는 아들을 잃은 지 한 달여 만에  SBS <절친 노트>에 출연해 “사실 내가 웃으면서 방송할 수 있을까 (아들에게) 미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내가 괴로워하는 것보다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아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1월에는 MBC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해 100일을 맞은 늦둥이 이준서군을 공개했다. 방송에 출연한 그는 “(아들 석규) 생각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그 아이를 통해서 소중한 막내아들 준서가 태어났다고 생각 한다”며 “이 아이가 석규의 몫을 다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잘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70년대 미녀 자매 듀엣으로 이름을 날렸던 펄시스터즈의 멤버 배인순은 차남을 잃었다. 지난 7월 그의 둘째 아들 최은혁씨는 처가 식구들과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별장을 찾았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 미사리에 있는 별장 근처의 홍천강에서 수영을 하던 중 물에 빠진 그는 정신을 잃었다. 119 구조요원에 의해 구조되어 인근 병원에 후송됐으나 치료 4시간 만에 사망했다.

브라운관 뒤에 숨겨진 슬픔
각종 사고로 자식 먼저 보내

사고현장에 함께 있던 장인은 “최씨가 수영하러 들어간 뒤 곧바로 허우적거려 일행이 들어가 구조했다”며 “물에 들어가려는데 전기가 흐른다는 것을 알고 차단기를 내리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사고의 원인이 고압전류에 의한 감전사라고 보고 정확한 경위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아들의 사망소식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은 응급실에 실려갔고 어머니 배인순은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동생 배인숙이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슬픔에 빠져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커피 한 잔> 등의 히트곡으로 인기를 누린 배인순은 76년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과 결혼해 22년의 결혼생활을 하며 세 아들을 낳았다. 숨진 아들 최씨는 최원석 전 회장과 배인순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로 한미TV에서 기자생활을 한 후, 2011년부터 학교법인 공산학원 이사를 맡아 최원석 전 회장과 함께 동아방송예술대학을 이끌어왔다. 지난해에는 체납처분 면탈 방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중견 탤런트 박원숙도 불의의 사고로 외아들을 잃었다. TV 외주제작사인 ‘Mcity 프로덕션'의 PD였던 그의 아들 서범구씨는 2003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충격적인 죽음
개명하고 새삶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서씨는 점심식사를 하러 동료들과 회사 밖으로 나왔다. 이 때 경사진 한 골목길에는 사이드브레이크가 채워지지 않은 1톤 생수배달트럭이 주차 중이었다. 트럭 운전사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경사길에서 미끌어진 화물차는 지나가던 서씨를 치었다. 당시 드라마 촬영 중이던 박원숙은 아들의 사고 소식에 급히 병원으로 향했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세 번의 이혼으로 순탄치 못했던 결혼생활 속에서 얻은 아들 서 씨는 박원숙에게 큰 위안이자 남편과 같은 존재였다. 아들이 사고를 당하기 전 박원숙의 자서전에는 “엄마가 일생 동안 진정으로 사랑한 남자는 너 하나뿐”이라고 언급하며 아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박원숙은 KBS 드라마 <어여쁜 당신>에서 극중 아들인 기준(김승수)이 트럭에 치이는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는 장면에서 실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탤런트 김태형은 지난해 끔찍한 사고로 세 아들을 잃었다.

KBS 공채 탤런트 출신의 그는 KBS 드라마 <산 넘어 남촌에는> <대왕의 꿈>등에서 조연과 단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의 세 아들은 사건 당시 3살, 5살, 8살로 전 부인 김 씨에 의해 살해됐다. 김 씨는 김태형과 다툰 후 세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간 아내가 이틀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김태형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 씨가 아이들의 유치원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 10만원을 송금받았다는 사실을 토대로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의 한 모텔에 있는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당시 “담배 연기와 소주병이 놓여진 방에 세 아이들은 이불을 덮고 숨져 있었고 김 씨는 멍하니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세 아이를 베개로 눌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는 현재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세 아들을 잃은 김태형은 아내와 이혼한 후 ‘김나사’로 개명해 무료 연기지도로 재능기부를 하는 등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힘들고 힘들어
순간 자살시도도

맥도날드 아저씨로 불리며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신돈>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탤런트 김명국은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었다. 9살이던 그의 아들 김영길 군은 2000년 감기로 찾은 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03년 다시 재발하며 2004년 제대혈을 기증받아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5 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력이 약화된 영길 군은 폐에 자리 잡은 곰팡이균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왔고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들을 잃고 난 후, “아이가 투병을 할 때는 아무나 붙잡고 골수 검사를 부탁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골수 검사는 일반 혈액검사나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너무 기피하는 게 마음 아파요”라고 말한 김명국은 그의 아내 박귀자 씨와 골수 검사에 대한 부정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5년 장기기증운동단체인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의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그는 현재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의 홍보대사로 대학로에서 골수기증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부인 박 씨도 <내 아이는 천국의 아이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 받은 인세를 모아 백혈병 환아의 진료비로 기부하기로 했다.
유재석을 앞서는 최고령 국민MC 송해 또한 아들을 잃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33년 동안 그가 진행한 대한민국 최장수 프로그램, KBS <전국노래자랑>은 ‘하늘로 먼저 간 아들이 준 선물’이다.


너무 힘들어 극단적 선택도
우울한 과거 딛고 다시 우뚝

84년 대학교 2학년이던 그의 아들은 평소 오토바이를 좋아했다. 어머니를 설득해 받은 오토바이를 타고 한남대교를 지나던 아들은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수술실 문틈 사이로 보인 아들은 ‘아버지 살려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을 잃은 충격에 그는 74년부터 진행해 온 인기 절정의 교통방송 <가로수를 누비며>를 하차했다.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으려 했지만 바위 틈에 있는 소나무에 걸려 살아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송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한 PD는 “바람이나 쐬러 다니자”며 그에게 <전국노래자랑> MC를 제안했다. 2010년 KBS <승승장구>에 출연한 그는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아들을 잃은 아픔을 치유했다. 아들이 마지막 선물로 <전국노래자랑>을 보내준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아들을 잃은 후 사고 장소였던 한남대교를 절대 지나다니지 않는다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80년대 미녀 배우 정윤희. 그는 2011년 의문사로 막내아들을 떠나 보냈다. 21세의 나이로 영화계에 데뷔한 정윤희는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하며 영화계의 기대주로 성장했으나 중앙건설 대표이사 조규영 회장과 결혼을 하며 연예계를 은퇴했다.

숨진 막내아들 조씨는 2남 1녀 중 막내로, 조 회장과 전처 사이에서 얻은 1남 1녀를 키우던 정윤희가 결혼 5년 만에 얻은 아들이다.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그의 막내아들의 사망소식은 미국의 한인 인터넷 신문인 <유코피아>를 통해 보도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사립 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 재학 중이던 한인 학생의 의문사가 보도된 이후 숨진 학생이 정윤희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외아들의 의문사
온갖 소문 돌아

사건 당시 조군은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급성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한인 타운 근처 할리우드장로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당일 밤 숨을 거뒀다.

의문사로 숨진 조군의 부검결과가 “약물과 관련이 있다. (숨진 조군이) 약물 복용으로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킨 것 같다”며 “타살이나 자살의 흔적은 없었다”고 나오자 일각에서는 마약 복용설이 돌았다.

국내 유명 영재학교를 거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인 하버드-웨스트레이크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조군은 아버지인 조 회장을 따라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 진학한 수재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했다.


최현경 기자<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녀 주위 항상 맴도는
‘헬리콥터 부모’를 아십니까

자녀 주위를 항상 맴돌고 있다는 의미의 신조어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 이는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 흔히 쓰이는 말로 항상 자식들 주위를 맴돌며 지켜보다가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면 언제 어디서든 헬리콥터처럼 쉽게 내려앉아 참견하는 부모들을 의미한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간섭하던 ‘헬리콥터 부모’들이 최근에는 학교생활을 넘어 직장까지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도 부천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병원 근무자 공고를 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가 어머니와 함께 온 것. 김모씨는 지원자의 어머니로부터 “잘 부탁드려요”라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20살이 넘는 성인이 면접을 보러 온 자리에 어머니가 함께 오다니 황당하다”며 “다른 병원에서 일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어머니가 퇴근시간부터 병가까지 모두 간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런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에 서울대 아동심리학 곽금주 교수는 “과거에 비해 경제력이 신장되고 양육하는 자녀수가 감소함에 따라 최근 부모들의 과보호 현상이 많이 나타나게 됐다”며 “특히 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고학력자 출신의 어머니들은 자아실현을 위해 자녀에게 모든 열정을 쏟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가정은 자녀가 성인이 되면 우울증에 빠지는 부모도 있고 자녀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기도 한다”며 “부모와 자녀는 그들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둘 다 심리적인 독립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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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