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검찰총장에게 혼외아들이 있다는 충격적인 의혹이 나왔다. 채 총장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검찰 흔들기"라 주장하는 채 총장. 그런 그에게 '이중생활'이란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면서 사태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6일 다소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한 언론은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언론에 따르면 채 총장은 10여년간 한 여성과 혼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11)을 얻었다. 채 총장의 혼외아들은 지난 8월31일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 언론은 "채 총장은 대검찰청 마약과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7월 Y(54)씨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며 "채 총장과 Y씨 주변에는 채 총장이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1999년 무렵 Y씨와 처음 만났다고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음모론 솔솔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은 인선·검증 과정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지난 4월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시 야당 의원들조차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 "청문회가 아니라 칭찬회 같다"고 채 총장을 치켜세웠다. 그때 얻은 별명이 '파도남'이다. 그 정도로 깨끗한 도덕성으로 검찰수장 자리에 오른 채 총장은 만약 혼외아들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쌓은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나아가 파면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채 총장은 세종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24회)한 뒤 군법무관을 거쳐 1988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별수사통'인 그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와 5·18 사건,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 삼성에버랜드 사건,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 굵직굵직한 대형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채 총장은 엄연히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다. 때문에 의혹만으로도 충격을 더한다. 채 총장은 군 법무관 시절 고등학교 동창인 양경옥씨와 결혼해 슬하에 2녀를 뒀었는데 2009년 큰딸을 잃었다. 큰딸은 어릴 때 패혈증으로 뇌성마비 장애를 얻어 22세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채 총장은 평소 자녀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은 혼외아들의 존재를 극구 부인했다. 보도가 나가자 채 총장은 곧바로 반박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11세 서자 존재 보도 파문 일파만파
경찰? 국정원?…외부세력 작품 추측
채 총장은 검찰청 내부 전산망인 e-PROS를 통해서도 "혼외아들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한치의 동요도 없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 내부에선 외부세력의 '검찰 흔들기'로 보고 있다. 일종의 '음모론'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보도가 나온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검찰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시점상 그렇다. 검찰은 최근 경찰과 국정원 등 수사기관이 연루된 '국정원의 대선·선거개입 의혹'수사를 통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기소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보도의 '소스'를 두고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누가 제보했는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은 경찰이나 국정원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는 분위기다. 경찰과 국정원은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고 있지만, 두 기관 중 한 곳이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정가엔 검찰의 타깃인 경찰과 국정원이 채 총장을 곱게 보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사실 여부를 떠나 보도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누군가의 제보나 정보 없이 나온 기사라 볼 수 없다"며 "거물급 인사의 사생활을 아무나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검찰 흔들기?
검찰 관계자는 "특정한 의도로 기사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국정원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도 몰랐던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정보기관이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은 정치권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내부가 요동칠 수도 있다. 채 총장은 여전히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동안 사실관계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