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배달 음식을 먹은 뒤 낮은 평점을 남겼다면서 업주로부터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고소 예고 답글을 받았다는 한 소비자의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배달 음식 리뷰 남겼다가 고소 협박을 받았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조언을 구하고 싶어 글을 올렸다”며 말문을 텄다.
A씨에 따르면 전날 모친이 대창 떡볶이를 먹은 뒤 배달앱에 남긴 후기가 ‘가게 대표 또는 운영자의 권리침해’ 사유로 30일간 임시 게시 중단 조치됐다. 업주는 해당 게시물의 답글에서 “자잘한 이유로 1점짜리 리뷰를 많이 쓰시는 것 같다. 법인회사인 만큼 준비 잘해서 고소장 접수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함께 공유한 캡처 사진에는 모친이 별점 1점을 남기고 “대창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취지로 올린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당시 소시지 등 기본 토핑이 누락된 데다 대창도 껍질 부분 없이 하얀 지방 덩어리만 있어 아쉬운 마음에 남긴 후기였을 뿐, 악의는 없었다”며 “최근 작성 기록을 봐도 16개 중 3~4개를 제외하곤 호평을 남긴 편인데 업주는 어머니를 마치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처럼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제는, 리뷰 내용이 블라인드 처리됐음에도 모친의 프로필과 업주의 답글은 제3자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사진이 있었다면 플랫폼 측에 즉각 소명이라도 했을 텐데, 고소는 생각지도 못해 따로 증거를 남겨두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단순 음식 후기로 본사까지 동원해 고소를 진행한다고 하니 두렵다. 어머니도 많이 놀라고 위축된 상태여서, 아들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글을 접한 회원들 일부는 “맛없다는 글을 차단할 거면 애초에 리뷰는 왜 만든 거냐” “저런 사안으로 고소가 되긴 하느냐?” “꼭 5점을 줘야만 정상 리뷰인가?” “딱히 심하게 한 말도 없구만” 등 A씨 모친 편을 들었다.
반면 또 다른 일부에선 “평점은 그 가게의 생존이 걸린 문제” “사람 입맛이 다른데 굳이 후기를 남겨야 했느냐” “쓴 글이 점주에게 도움 되는 피드백도 아니다” 등 업주 측을 두둔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튿날, A씨는 “다양한 의견 감사드린다”며 원글에 추가 입장을 남겼다.
그는 “해당 음식점은 현재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답글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리뷰가 주관적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했고, 어머니께 앞으로 신중히 작성하시도록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낮은 평점을 준 경위에 대해선 “당초 어머니는 다른 사람이 남긴 긍정적인 사진 리뷰를 보고 주문했다가, 기대와 다른 퀄리티의 음식을 받게 돼 아쉬운 마음에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저도 평소 음식을 주문할 때 참고를 위해 낮은 점수의 리뷰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라며 “누군가는 부정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법조계에선 단순히 별점 1개 리뷰를 남겼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로 이어지긴 어렵지 않겠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법원은 실제 이용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의 주된 목적이 다른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참고가 될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공공의 이익에 있다면, 환불 요구 등 사익적 동기가 일부 섞여 있더라도 이를 비방 목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후기 형식이라고 해서 언제나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관계를 심하게 왜곡하거나 “망해라”와 같은 압박성 표현을 반복 게시할 경우 명예훼손 등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선 낮은 평점을 주는 행위 자체를 무례한 일로 보는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리뷰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벤트 상품 제공 등을 통해 품질과 관계없이 높은 평점이 누적되면 리뷰 본래의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은 웹진 <소비자시대> 2024년 9월호를 통해 배달 플랫폼의 별점 기반 리뷰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짚은 바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배달 플랫폼 리뷰 관련 소비자 불만은 총 411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리뷰 작성이나 계정 접근을 차단하는 플랫폼 약관 관련 불만이 58.6%(241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업자의 폭언 또는 협박 19.5%(80건), 리뷰 삭제 요구 8.0%(33건)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이내 배달 플랫폼을 이용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73.4%가 후기를 많이 참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성 경험이 있는 773명 가운데 65.2%(504명)는 글을 남긴 이유로 이벤트 참여 혜택을 꼽았으며, 이 중 78.2%(394명)는 이벤트가 평점에 영향을 미쳐 실제 만족도보다 높게 평가했다고 답했다.
소비자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배달 플랫폼 이용자 증가에 따라 리뷰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지만, 관련 불만 역시 늘고 있다”며 “이벤트로 인해 음식점을 평가한 별점이 왜곡되는 등 현행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리뷰를 볼 때 내용을 꼼꼼히 읽어야 하며, 작성 시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표현이 포함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작성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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