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니체식 선거운동’ 명암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3.23 13:50:54
  • 호수 1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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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아모르 파티’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이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지원하는 AI 사무장을 공개했다. 기존 선거 형식을 파괴하는 개혁신당의 선거 대책과 이준석 대표의 정치 행적은 니체 철학을 연상시킨다. 보수성 강한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의 선거 문법 파괴는 통할 수 있을까?

개혁신당이 지난 9일 6·3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선거 전략·지역 유세를 종합 지원하는 AI 사무장을 공개했다. AI 사무장은 후보자의 유세 일정·동선 수립·선거법 상담 등 정치 컨설팅 업체가 도맡던 역할을 대신할 예정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과거의 선거는 인력·자본에 의존했지만, 이젠 데이터가 승리의 지도를 그린다”며 “AI 사무장은 누구나 정보 격차 없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실무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의 지도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연찬회에서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 지출하면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월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비용을 99만원으로 줄이겠다”는 등 액수를 더 줄였다.

공천 심사 비용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개혁신당 문성호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국민의힘의 공천 심사 비용을 언급하면서 “공천장에 수백만원대 정가표를 붙였다”며 “공천 장사에 몰두하는 답 없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개혁신당은 ▲수원 영통 ▲화성 동탄 ▲파주 운정 ▲부산 기장 등 젊은 세대 밀집 지역과 대학가 인근 12개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했다. 이 지역들은 지방선거 당선자뿐 아니라, 국회의원 당선자도 배출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지정됐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후보자 핸드북> 출간 소식을 알렸다. 개혁신당 개혁연구원 명의로 발간된 이 책은 선거운동 관련 내용이 집약적으로 제시됐다. 시중 판매가격은 3000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정치인은 정치자금 수금을 위해 내용도 없는 책을 비싸게 강매한다”며 “개혁신당은 인쇄 원가에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엔 출마 전 준비 과정과 선거 운동 등 자문과 함께 성남시의원·경기도의원에 당선됐던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과 서울 서대문구의원을 지내고 있는 개혁신당 주이삭 최고위원의 경험담·조언도 제시돼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였던 지난 2022년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처음 진행했고, 스스로 응시했다. 국민의힘은 올해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평가를 처음 진행할 당시 찬반이 크게 엇갈렸다. 자격시험에 응시했던 일부 고령 광역·기초의원 후보자들은 시험을 치르는 자체를 굴욕적으로 여겼다는 후문도 들렸다. 컴퓨터·모바일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항목에 대해선 “고령자에게 불리한 것 아니냐”는 일부 반발도 있었다.

“공천심사비 무료…선거비 99만원으로” 공언
노하우 담은 지선 후보 핸드북 3000원 판매

당시 이 대표는 “젊은 유권자는 나보다 못한 사람이 날 대표한다는 생각이 들면 불쾌해한다”며 “젊은 사람에게 지방의원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로 인식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 구 친윤(친 윤석열)계와 크게 갈등하다가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친 한동훈)계와의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능력주의와 정합성 높은 논리 체계 선호는 현실 정치에선 큰 감정적 충돌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정희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은 지난해 6월 <경향신문>에 ‘이준석 의원을 생각한다’라는 칼럼을 기고해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 편집장은 “이 대표의 존재는 공동체에 압도적으로 해롭다”는 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이보다 정확한 표현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준석 이데올로기는 사회 구조에서 자신의 위치를 모르는 특정 그룹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여기면서 여성·노인·장애인 등 실제 피억압자들을 증오하는 기득권 세력의 피해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정 편집장은 이때 19세기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를 인용했다.

이 대표의 정치 행적은 니체의 철학 중 ‘가치 전도’와 ‘권력 의지’란 측면을 연결 지어 검토할 수 있다. 니체가 활동하던 당시엔 신학의 지배력이 무너져 자연과학·합리주의가 지배 사조였다.

니체는 저서 <우상과 황혼>을 출간하면서 2000년 동안 서양 문명을 지배한 기독교 도덕·플라톤주의 등 가치를 ‘망치로 부수듯’ 비판했다. 그래서 <우상과 황혼>의 부제는 ‘또는 어떻게 쇠망치로 철학을 하는가’였다.

니체는 도덕을 ‘노예 도덕’과 ‘주인 도덕’으로 나눴다. 이 중 노예 도덕은 약자·피지배층이 강자에 대한 반작용으로 만든 가치 체계를 말한다.

니체는 통상적인 선악 관념을 노예 도덕으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강자가 갖지 못한 겸손·인내·동정 등을 고결한 가치로 둔갑시켜 자신들의 약함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주인 도덕은 용기·자부심·강함 등 가치를 자신을 긍정하는 특성을 토대로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는 가치 체계라고 강조했다.

정치 행적·선거 대책 속 확인되는 니체 철학
위선의 권력 통제 딜레마…선거 승리로 돌파?

이는 ▲여성가족부 및 페미니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 등 기성 정치 문법에선 건드리지 않는 대상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이 대표의 정치 행적에 빗댈 수 있다. 이 대표가 늘 강조하는 ‘선거 승리’와 논리적 선명성은 이 대표의 주인 도덕 역할을 한다.

이 대표의 기성 정치 문법 파괴 시도와 지방선거 공략 대책은 니체가 주장한 아모르 파티·권력 의지로 연결된다. 라틴어 아모르 파티는 “운명을 사랑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니체는 아모르 파티에 “고난과 삶의 고통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사랑하라”는 철학을 담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성 상납 의혹 등 제기 ▲당원권 정지 징계 ▲국민의힘 탈당 ▲개혁신당 창당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경기 화성을 당선 ▲지난해 대선 출마 등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은 이 대표에게 아모르 파티였고, 권력 의지였다.

또 니체는 모든 것을 긍정해서 고통마저 자신을 성장시켜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을 ‘초인’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20세기 독일 나치당에 의해 “독일인은 우월한 지배 인종”이란 관념으로 왜곡됐다.


나치당은 니체가 규정한 초인을 ‘나치당의 이념을 실현하는 강인한 육체·정신을 가진 인종’이라고 규정해 홍보했다. 이 대표의 정치 철학이 비판·적대 세력에게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이다.

니체는 만 24세 나이로 스위스 바젤대 고전 문헌학 교수가 됐다. 4년 후엔 첫 저서 <비극의 탄생>을 출간했다. 니체는 출간 당시 “학문적 엄밀성도 없는 무례한 궤변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대표는 대외적으로 “버릇이 없다”는 비난을 자주 들어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2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준석 대표 체제 외엔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다”며 “적을 안 만드는 정치가 가장 쉽지만, 선거에서 지면 사상누각”이라고 주장했다.

낯선 정치

하지만 우리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정치적 이미지 관리·위선에 대해선 “정치인을 향한 견제 장치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인의 돌발 행동·발언에 대한 여론의 강한 견제는 권력 통제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보다 투표율이 낮게 집계돼 보수성이 강하다. 아울러 이 대표와 개혁신당에 대한 지적은 낯섦으로부터 비롯했다. 이 대표의 ‘아모르 파티’는 선거 승리란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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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