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3.24 11:44:56
  • 호수 1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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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통령 잔꾀에 ‘6주택’ 덫 걸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국민의힘은 스스로를 보수라는 고정관념에 가두고 있다”며 “변화·혁신하는 우파가 돼야 수도권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이념적 도그마에 갇힌 사고”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3선 송석준 의원은 국토교통부에서 25년 동안 근무하면서 주거 정책을 다뤘다. 국회의원으로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의 현 상황·각종 사법 현안·이재명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절윤 선언문을 발표했다. 의원총회에선 무슨 이야기가 오갔나?

▲평소엔 말을 아끼던 중진들도 그날은 봇물 터지듯이 많은 발언을 했다. 대체로 당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트렸다는 비판이 많았다. 우리 당 소속 대통령이 있어선 안 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도 막지 못한 공동 책임이 있으니, 이를 국민께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우리가 정부·여당의 잘못을 비판하더라도 우리도 잘못된 건 잘못했다고 해야 한단 인식도 있었다. 의원 대다수가 우리가 과거에 매달려 있는 건 우리 당의 미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에 공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김태흠 충남지사의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놓고 당내 갈등이 있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로 작은 힘이라도 보태 국민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간절히 노력해야 한다. 우리 당 소속 기존 시·도지사뿐만 아니라 우리 당을 다시 변화·혁신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면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민심과 벗어난 일부 행위들 때문에 후보들도 침체했고, 의욕도 꺾였다. 당의 겸허·겸손·간절한 태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 우리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대구·경북 공략 의지도 강하다. 지금까지 확인한 대구·경북 민심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최근 대구에 사는 후배로부터 대구 민심이 옛날 같지 않아서 국민의힘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대구·경북은 우리 당을 확고하게 지지해왔던 지역이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선 대구·경북 내 민주당 지지율이 우리 당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이 우리 당 대구시장 경선 후보들보다 높게 나온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민심은 영원하지 않는다. 결코 가벼이 봐선 안 된다. 우리 당이 요동치는 민심에 더 겸허하고 간절하게 다가가고, 스스로 변화·개혁하는 노력이 얼마나 절실히 요구되는지 느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통합 문제에 대한 의견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것 같은데….

▲윤석열정부의 실패를 되돌아보면, 그 기저엔 소통 실패가 있었다. 당내 소통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도 부족했다. 대구·경북 통합은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등과 같은 선상에서 고민해야 한다. 중앙 정부의 파격적 지원 여부와 관련해 서로 의심해서 많은 혼란이 있었다.

그래도 통합하자는 공감대가 크게 형성됐는데 서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서로 엇박자로 인한 갈등이 형성돼 안타깝다. 미세한 조정을 통 크게 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하다.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배려·존중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정치권도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결단해야 했다. 광주·전남만의 잔치로 끝나면, 다른 광역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문제 등에서 왜곡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통합이 따로 갈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광주·전남 통합만 통과시킨 후 선거를 앞두고 예산 폭탄을 안길 것 같이 주장한다.

이는 국가 재정 운영 관련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전체적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선거 기획으로 이용하고 있다. 여야가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현실·과학·행정 측면에서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일관성·형평성 차원에서 합의했으면 좋겠다.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 당엔 진보 우파·보수 우파 등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가?

▲우리 당 의원들과 패널들이 방송에서 ‘우리 보수’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이를 우려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질서를 중시하는 우파이기 때문이다. 우파 중에도 변화·개혁을 중시하는 진보 세력과 기존 질서 존중·현상 유지에 방점을 두는 보수 세력도 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보수 우파라고 하면서 상대방은 진보 좌파라고 규정한다. 좌파에도 보수·진보가 있다.

우리는 스스로 진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보수라는 고정관념에 가둔다. 너무 보수에 갇혀 있다. 너무 기존 질서·틀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도 전향적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청년·여성·북한·중국·호남 등을 중요시해야 한다.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 편이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실제 수도권 선거 현장엔 호남 출신 우파 성향 유권자들도 많다.

우리가 변화·혁신에 방점을 두면서 우파 정치를 좀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다지면 좀 더 적극적으로 지지할 분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스스로를 보수라고 자처하면서 기존 질서에 안주하려는 모습이 국민께 많은 실망을 끼친 것 같다. 이런 걸 이겨내야 우리가 수도권 선거에서도 승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국민의힘과의 협치에 선을 그었다. 더는 국회에서 여야 협치는 기대하기 어려운 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의 상황을 본다면, 협치는 정말 물 건너갔다. 대한민국 정치는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자유민주주의로부터 멀어졌다. 정 대표가 우리를 사람으로 안 본다는 말을 한 건 선을 넘은 것이다. 오만불손이 극에 달했다.

민주당은 힘이 있으니, 다수결 논리로 상임위에서 강행 처리하고,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해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 그런데 국민이 다 보고 계신다. 결정적인 순간엔 냉철히 심판하실 것이다. 국회의 기본 원리는 대화·타협·상생·조화·소수 존중인데 제22대 국회에선 그 근간이 훼손되고 있다.

흔들리는 대구 “민심은 영원하지 않아”
민주당의 사법 개악 “구렁텅이로 몰 것”

협치를 외면하고, 나쁜 의사결정을 거쳐 나쁜 법을 마구 쏟아내면, 언젠가 정부·여당에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경고를 하고 싶다. 제22대 국회는 곧 반환점을 넘는다. 이제부터라도 여당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전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송석준 의원은 지난달 대법관 증원법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잦은 필리버스터로 관심도가 낮아졌는데도 국민의힘이 계속 이어가는 이유는?


▲처음엔 국민적 관심도가 컸다. 우리도 여러 폐해·문제점·부작용과 관련해 국민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반복되면서 싫증이 났고,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저도 법사위에서 강하게 저항하다가 발언권 정지·퇴장 명령을 당했다. 극한 투쟁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못한다. 필리버스터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매달릴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소수 야당이 현재 국회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빈약한데,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해서 쉽게 못하게 한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의회주의를 파괴하고, 견제·균형이란 국민적 요구를 걷어차는 것이다.

-법왜곡죄·재판 소원제·대법관 증원법 모두 국회 본회의 통과·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쳤다. 향후 사법 체계 변화를 예상한다면?

▲민주당은 사법개혁이라고 주장하지만, 불합리한 사법제도를 개선해서 국민 기본권 강화·자유민주주의 실질적 기능 보강 등 방향으로 가야 한다. 민주당이 주도한 사법 개악은 사법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국민을 소송 지옥으로 몰고 있다.

재판 소원이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4심제가 됐는데, 결국 힘 있고 돈 있는 세력은 구제받을 기회가 늘어났다. 이는 유권 무죄·유전 무죄와 무권 유죄·무전 유죄 현상을 부추긴다. 삼권분립이 유지돼야 국민 기본권이 보장된다. 그런데 사법부가 행정부·입법부에 장악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법왜곡죄 성립 여부 판단은 정권의 지휘를 받아 수사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검사·수사관들을 단죄한다. 행정부 권력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대법관이 증원되면서 이재명정부에선 대법관 정원 26명 중 22명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수 있다. 삼권분립이 무너지는 것이다.


대법관을 보좌할 재판연구관도 늘려야 한다. 결국 하급심에 종사하는 유능한 법관들이 대법관으로 가야 한다. 지금도 하급심이 부실하단 지적이 많은데,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약자를 전부 구렁텅이로 내몰면서 불공정하고 부당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부동산 6채 보유를 문제 삼은 후 자택을 매각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알리기 위한 심리전은 아니었을까?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의 잔꾀에 엮인 것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부동산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데 이 대통령은 본인 소유의 집 한 채와 장 대표의 6채를 맞비교하면서 장 대표를 투기꾼으로 몰아갔다. 자신은 집 한 채를 내놓고 사심이 없다는 구도를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건 이 대통령 당신의 생각이다. 분당의 수십억원대 아파트 한 채와 장 대표의 충남 보령 농가·지분 상속을 받은 처가 아파트 등을 비교하면 그 자체로 유치한 말장난이다. 최고 통치권자가 해선 안 될 언행을 한 것이다.

1가구 1주택이어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중과세할 수 있다는 것도 부동산시장을 흔들고 있다. 사정상 소유 주택과 직장 위치가 달라서 세를 주고, 스스로 다시 직장 인근에서 세를 사는 국민이 많다. 이런 소유 형태에 대해서도 중과세한다고 하면, 임차인도 준비도 못한 채 나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다주택 보유자를 모두 투기꾼이라고 몰아선 안 된다.

“주택시장 함부로 건드리면 정권 흔들려”
“국민이 국민의힘 따끔하게 야단쳐 달라”

다주택자 중 일부가 단기간에 과도한 시세차익을 거둬 국민적 위화감을 줄 정도로 불로소득을 거둘 수도 있다. 이럴 땐 양도소득세 부과·재건축초과이익 환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제도적 보완을 하면 된다. 주택시장을 함부로 건드렸다가 정권이 흔들린 사례가 한두번이 아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보유세(종합부동산세)·거래세(양도소득세) 동시 인상을 선호하는데….

▲이념적 도그마에 갇힌 사고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정권만 잡으면 느끼는 소명 의식이 있다. 그들은 부르주아들에게 과세를 많이 해서 뺏고, 프롤레타리아 계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혁명적·이념적 사고를 한다. 이재명정부는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사람을 여유 있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출에 의존해서 약간의 이윤을 거두거나 실제로는 속이 타들어 가는 보유자도 많다.

어렵게 빚내서 집을 샀지만, 집값이 정체되고 금리는 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강하게 과세하면, 천둥·번개가 치는 것과 같다.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게 목표인지, 불로소득·자본 이득 환수가 목표인지,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또 거래세는 시장의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 조세전가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래세는 최소화하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게 조세 정의에 맞는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있었다. 노무현정부는 “종부세를 도입하면 집값은 무조건 잡힌다”고 확신했던 것 같다.

하지만 보유세는 이익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과되는 세금이다. 세금 낼 돈이 없으면 집을 팔아야 하는데, 안 팔리면 탈세자·무능력자가 된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실현되긴 힘들었다. 인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유세·거래세를 둘 다 올리면 부동산 가격을 낮출 수 있단 생각은 착각이다.

-조세 전가·귀착 이론에 따르면, 조세 인상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데….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도입은 노무현정부가 지난 2005년 발표한 8·31 대책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종부세 도입 이후 집값은 폭등했다. 조세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는다는 건 굉장한 허상이란 걸 그때 이미 뼈저리게 느꼈다.

당시의 집값 폭등은 조세 전가 현상 때문이었다. 거래세·취득세를 많이 부과하면, 납세자는 이익을 많이 남겨야 해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임대인도 비용 보충을 해야 해서 세입자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한다. 그래서 부동산 세제 운영엔 신중해야 한다.

전후 맥락과 예상되는 결과까지 내다본 후 시대 상황에 맞는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이재명정부·민주당은 공시가격 현실화·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장기보유 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 축소 등을 시도 중인 것 같은데….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다. 개개인의 부동산 보유엔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한순간에 모든 세제를 강화하면, 부동산을 모두 매물로 내놓게 하겠다는 압박이 될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공급을 유도하려면, 거래세를 완화해야 한다. 둘 다 강화하면, 매각 시기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국민의힘을 걱정하는 국민에게 드릴 이야기가 있다면?

▲국민의힘의 많은 국민을 실망하게 했다. 절윤 결의문을 낭독했지만, 우리가 과연 제대로 된 국민의 용서를 받았는지,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한 작업이 제대로 이어졌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당 지지율은 끔찍할 정도로 내려갔고,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민주당에 역전당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게 국민의힘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고도 경제 성장·정치적 민주화를 이뤄낸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을 만든 정통 주류 정당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책무는 우리 모두의 중대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세력 간 서로 배려·존중·이해·공감하면서 소통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과 정부·여당도 설득할 수 있다. 또 최악의 일방통행식 입법 독재에 이어 사법부가 권력의 발굽 아래 밟힐 위기에 처한 현 상황에서 우리 당이 진심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저는 우리 당이 상생·조화의 정신을 국민과 공유하고, 잘못된 것은 지적하면서 바로잡을 수 있는 정상화의 노력을 솔선수범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국민께서도 저희를 따끔하게 야단쳐 주시고, 저희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제시해 이끌어주시길 바란다. 우리는 반드시 정통 주류 정당이라는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저도 앞장서서 그 역할을 할 각오가 돼있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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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