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술로 망한 이재룡

거짓말, 또 거짓말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개가 똥을 끊지”라고 했던가. 이번이 벌써 3번째 음주 운전이다. 이제는 더 이상 재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걸 알았는지 거짓말까지 해가며 숨겼지만 덜미가 잡혔다. 확실한 건 이재룡의 남다른 술 사랑은 40년 연기 인생에 독이 됐다는 점이다. 방송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 이재룡은 1986년 MBC 1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40년 가까이 연기활동을 이어온 중견 배우다. 1964년 전라남도 담양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녹아드는
연기 호평

이재룡은 오랜 시간 꾸준히 활약해 온 ‘믿고 보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얼굴로 자리 잡았다.

이재룡은 <상도> <불멸의 이순신> <제왕의 딸 수백향>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여러 작품에서 안정적으로 역할을 소화하며 중견 배우로 자리 잡았다.

다수의 메디컬 드라마에서 의사 역할을 맡으며 ‘의사 전문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았다. 그 시작점으로 꼽히는 작품이 1994년 방송된 MBC 드라마 <종합병원>이다.

이재룡은 <종합병원>에서 외과 레지던트 1년 차 김도훈 역을 맡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종합병원>은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수술 장면과 의료 현장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큰 관심을 모았고, 이재룡 역시 해당 작품을 통해 주목받았다.

이후 2008년 <종합병원2>에서 같은 역을 이어받아 외과 의사로 등장했다. 전공의에서 시작해 전문의로 성장한 모습을 그린 설정으로, 다시 한번 의사 역할을 맡았다.

이재룡은 <종합병원>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촬영하면서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 처음 들어갔던 시체실에서 맡았던 냄새, 강원도로 의료봉사를 갔던 장면 등이 기억난다”며 “<종합병원>은 정말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당시 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병원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면서 수술 장면까지 보여준 드라마는 <종합병원>이 처음이었다”며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에 흥행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때는 그렇게까지 잘될 줄 몰랐다”고 머쓱해했다. 역할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어설픈 가짜 의사로 보일까 봐 걱정해서 배역이 정해지자마자 병원을 찾아 의학 용어와 도구 사용법 등을 배우며 준비했다”며 “힘든 일상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날에는 일부러 머리를 감지 않거나 면도를 하지 않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재룡은 <종합병원2>를 촬영하면서 달라진 환경을 체감했다. “CPR 방법도 바뀌었고, 기구 사용법이나 용어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수술 장면에서 피를 많이 사용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그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며 격세지감을 표현했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에 대해서도 “당시 함께했던 신은경, 김지수, 전광렬 등의 배우들이 드라마 방영 이후 모두 스타가 됐는데, 그 작품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소주 4잔’ 이실직고 최악의 불명예
3번째 음주 운전에 ‘술타기’까지…

이재룡은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해 “김도훈이라는 인물은 ‘진실’이라는 코드로 이어지는 캐릭터였는데, 나는 살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기할 때도 그런 인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캐릭터가 단조롭게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제작진은 김도훈에게 진중한 느낌을 원했다”며 “배우 입장에서는 다소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신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의사 캐릭터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해서도 “드라마에서 의사의 실수나 의료사고를 다루는 경우가 있는데,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만 볼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며 “상황적인 요인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이재룡은 2016년 KBS2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 병원 기조실장 역으로 또 다른 의사 캐릭터를 연기하며 이미지를 굳혔다.

작품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지난 1995년, 배우 유호정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1993년 드라마 <산다는 것은>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에 이르렀다.

두 사람은 방송에서 연애 시절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서로 첫인상이 아주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이재룡은 “우리는 연애할 때 서로를 인정하고 만났는데, 그 당시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래서 더 편하게 만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유호정은 “(이재룡과) 연기를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연기 연습을 할 때 옆에서 손을 잡고 계속 함께 연습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관계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재룡은 여러 방송에서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출연 당시 그는 “남자들이 하자가 많은데 그걸 다 안아주는 사람이 아내”라며 “장가를 가장 잘 간 사람은 나”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방목 중”이라고 덧붙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아내에게 의지하는 일상도 함께 언급했다.

가정 내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집안의 모든 명의는 아내 앞으로 돼 있다”고 말하며 유호정이 가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호정 역시 방송에서 “결혼 후에도 서로를 존중하려고 노력한다”며 부부 관계를 설명했다. 가족과 관련된 일화도 공개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종합병원>
존재감 ↑

“밖에서는 친구들과 편하게 지내지만 집에서는 아내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려고 한다”는 이재룡의 말에 유호정은 “아이들이 아빠를 편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육 방식에 대해서는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하자 유호정도 “가족끼리 함께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동감했다. 두 사람은 봉사활동에도 늘 함께 참여해 왔다.

인터뷰에서 “직접 현장에 가서 집을 짓거나 기부, 재능 기부 등을 하고 있다”고 밝히며 일상 외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지만 가정생활이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재룡은 술 문제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며 유호정과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술 사랑은 지나쳤다. 이재룡은 총 3번의 음주 운전에 적발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건 2003년이다. 이재룡은 3월21일 새벽 2시10분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사거리 인근에서 음주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다.

당시 아내의 벤츠 승용차를 몰던 그는 택시의 측면부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그는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음주 측정을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연행된 이후에도 한동안 이를 부인하다가, 결국 조사 과정에서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그는 집에서 대학원 동기들과 술을 마신 뒤 술이 부족해 다시 술을 사기 위해 포장마차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이재룡은 음주 운전과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입건됐고,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이후 한동안 별다른 사건 없이 활동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2019년 다시 음주로 인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9년 6월11일 새벽, 이재룡은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만취 상태로 볼링장 입간판을 넘어뜨려 약 5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당시 길을 지나던 중 입간판을 손으로 치거나 넘어뜨리는 방식으로 파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뒤늦게 알려졌고,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로 이재룡을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검찰은 피해 금액이 크지 않고, 이재룡이 피해자에게 손해를 전액 배상했으며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재룡 측 역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인정하며 피해 금액을 즉시 보상했고, 피해자에게 사과를 전했다. 형사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음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구설에 올랐다.

2003년
첫 적발

이후 최근 또 다시 한번 음주 운전 사건이 발생했다. 이재룡은 지난 6일 오후 11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중앙역 인근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현장을 벗어난 혐의를 받았다.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잇달아 들이받으며 수십미터 구간을 파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CCTV 영상에 따르면, 차량이 교차로에서 우회전한 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도로에는 파손된 중앙분리대 파편이 흩어져 있었고, 차량 역시 앞 범퍼 일부가 파손된 상태로 확인됐다.

이재룡은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나 자신의 집에 차량을 주차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후 지인의 집으로 이동해 머물다 다음 날인 7일 오전 2시쯤 경찰에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사고 이후의 행적도 논란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재룡은 사고 직후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지인들과 합류했고, 이 자리에서 증류주와 고기를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술을 마신 정황이 확인되면서 이른바 ‘술타기’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 이후 술을 더 마셔 사고 당시의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어렵게 만들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재룡은 경찰 조사에서 “소주 4잔을 마신 뒤 운전했다”며 “중앙분리대에 살짝 접촉한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운전 당시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다”는 입장도 함께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음주와 관련해서는 “증류주를 맥주잔으로 한 잔 정도 마셨을 뿐이며 원래 약속된 자리였다”며 음주 측정을 방해할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식당 관계자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들어왔고 술에 꽤 취한 상태로 보였다”며 “사고 직후 대책을 논의하는 분위기였고 나갈 때까지 계속 통화를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음주 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 음주 측정 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음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더 마시는 행위 역시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경찰은 해당 혐의들을 적용해 이재룡을 검찰에 송치했다.

“차라리 여자를 만나”
유호정 발언 재조명

이재룡이 음주 운전 및 술타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며 논란이 되자 과거 아내 유호정의 발언이 파묘되며 화제가 됐다. 유호정은 과거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연애 시절 술 때문에 많이 싸웠다. 일찍 들어간다고 해놓고 새벽까지 술을 마신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주일에 몇 번만 마시겠다, 몇 시까지 들어오겠다는 각서를 쓰고 지장까지 찍었는데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 문제로 약 3주간 별거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룡 역시 해당 방송에서 “시작은 술이었다”고 언급하며 당시 상황을 인정했다.

또 다른 방송에서는 유호정이 “술을 마시느니 차라리 여자를 만나라”고 말한 일화도 공개됐다. 이재룡은 결혼 초기 술자리로 인해 갈등이 반복되자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유호정은 인터뷰를 통해서도 남편의 술 문제에 대해 “술로 사고 치고 오면 한동안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재룡 역시 여러 방송에서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해 아내에게 사과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갈등이 반복됐음을 인정했다. 한 차례는 아내의 화를 풀기 위해 집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는 일화도 전해졌다.

심지어 이재룡은 최근 지인 안재욱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주량에 대해 과시하기도 했다.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배우 안재욱, 성지루, 윤다훈 등과 함께 술자리를 가지는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콘텐츠는 출연진들이 실제로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자연스럽게 술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재룡은 직접 준비해 온 맥주와 테킬라를 꺼내 보이며 술 이야기를 꺼냈다.

함께 출연한 안재욱은 이재룡에 대해 “이겨본 적이 없고 취한 걸 본 적도 없다”고 말하며 그의 주량을 언급했다. 이어 “젊었을 때는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마실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과거 술자리 일화를 전했다. 또 “1차, 2차, 3차를 가도 끝까지 멀쩡했다”며, 술자리에서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른 출연진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이재룡의 주량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재룡 역시 “그래도 아직까지는…”이라며 웃으며 답했고, 과거에 한번 크게 취했던 적이 있다고 거들었다.

해당 영상은 공개 당시 큰 문제 없이 넘어갔지만 음주 운전 사고가 알려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사건 직전까지 술을 주제로 한 방송에 출연해 주량과 술 이야기를 나눴던 모습이 다시 회자되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짠한형 신동엽’ 측은 이재룡이 출연했던 영상을 공개 약 2주 만에 비공개 처리했다. 음주 운전 전과가 있는 연예인을 음주 방송에 출연시켜 논란이 더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음주 측정
방해 목적

이에 누리꾼들은 “음주 운전 전과자들을 모아놓고 술 먹방이라니 세상 좋아졌다” “아내인 유호정조차 저렇게 말한 건 평상시에 문제가 많았던 것” “음주 운전은 예견된 일이었다” “안재욱 2번이나 음주 운전했는데 역시 끼리끼리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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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