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AI·데이터센터발 전력망 사업에 통합 솔루션 제공

  • 김성화 기자 sunghwa@daum.net
  • 등록 2025.08.11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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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성화 기자 = 최근 AI 및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국가 전력망 사업에서, LS그룹이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앞세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포설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는 ‘턴키(일괄공급) 솔루션’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LS일렉트릭은 HVDC(초고전압 직류송전) 변환용 변압기 생산 노하우로 대형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현 정부의 핵심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제주에서 전남까지의 HVDC 해저케이블 시공 경험(트랙 레코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LS의 주요 경쟁력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장거리 해저 HVDC 케이블을 상용화한 기업은 LS를 포함해 단 6곳에 불과하다.

HVDC는 기존 교류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어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HVDC를 통해 전기를 보내려면 송전 전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고, 전기를 받는 곳에서 이를 다시 AC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한 데, LS일렉트릭이 국내 최초로 HVDC 변압기 상용화에 성공해 제품 수주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LS전선은 최근 강원도 동해시 해저케이블 공장 내 5동 준공을 통해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해, 아시아 최대급 HVDC 설비를 확보했다.

앞서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전남 영광 안마도 인근 해역에서 추진되는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 공급을 맡고, LS마린솔루션이 풍력단지와 육지 사이의 해저케이블 포설을 맡는 형식이다.


지난 6월에는 LS전선이 총 1기가와트(GW)급 규모로 국내 해상풍력 개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LS는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발판 삼아 향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대형 국가 전력망 사업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대만전력청(TPC)이 발주한 ‘TPC 해상풍력 2단지(294.5MW)’ 프로젝트에서 1580만달러 규모의 해저케이블 시공 계약을 따냈다.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공에 진출한 사례로, 수조 원대에 이르는 대만 후속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도 확보했다.

아울러 LS마린솔루션은 지난 6월, 튀르키예의 테르산 조선소(Tersan Shipyard)와 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 계약을 통해 LS마린솔루션은 케이블 적재 중량 1만3000톤, 총 중량 1만8800톤의 초대형 HVDC(고전압직류송전) 포설선 건조에 착수했다.

해당 선박은 아시아 최대, 세계 Top5 규모로,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고사양 장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LS마린솔루션은 신규 포설선을 앞세워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등 국내 전략사업은 물론, 유럽·북미 해상풍력 및 초장거리 해저망 구축 수요에 본격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LS일렉트릭 또한 HVDC 변환용 변압기(CTR) 관련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비 중 4조8000억 원이 변환 설비 관련 예산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이 지난 2011년, 11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HVDC 생산기지다. HVDC 변압기 생산부터 설치까지 사업 전반에 밸류체인을 확보한 LS일렉트릭은 HVDC 변환용 변압기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동해안-수도권 HVDC 사업 일환인 동해안-신가평 구간에 변압기 24대를 수주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500㎸ 동해안-동서울 HVDC 변환설비 건설사업’에서 2단계 프로젝트의 변환용 변압기 40대를 공급하는 등 사업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LS일렉트릭은 전압형 500MW급 변압기 개발을 완료, 개발시험과 검수시험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거쳐 상용화 운전 대기 중이다. 이는 국내에서 개발된 전압형 변압기 중 가장 큰 용량의 변압기로, 한국전력이 부평구 갈산동에서 추진 중인 ‘신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소’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는 전류형과 전압형 국내 HVDC 변환 설비 시장에서 가장 앞선 LS일렉트릭의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다.


LS일렉트릭은 최근 HVDC 변환용 변압기를 포함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응해 약 1008억원을 투자해 2생산동을 증설하고 있다. 2생산동은 1만3223㎡ 부지에 들어서며 오는 10월부터 준공 및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의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원 규모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이며,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구축되는 HVDC 변압기 전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CAPA)을 연내에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LS일렉트릭은 CTR과 함께 HVDC 변환설비의 핵심인 밸브 또한 글로벌 HVDC 메이커인 GE버노바와의 협력을 통해 GW급 솔루션 개발 및 기술 내재화를 속도감 있게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최근 한국전력과 함께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계 최초의 초전도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망 실증 사업을 본격화했다.

초전도 전력망은 기존 대형 변전소를 약 10분의 1 수준의 소형 스테이션으로 대체하고, 초전도 케이블을 통해 고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공간 효율성이 탁월하고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어 건설 비용 절감은 물론, 도심지 내 주민 수용성 향상에도 유리하다.

LS전선이 초전도 케이블의 설계와 생산, LS일렉트릭이 초전도 전류제한기 및 전력 기자재 공급을 맡을 예정이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한국전력과 함께 향후 초전도 전력망의 표준 모델을 정립하고 기술 개발·실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sunghwa@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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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