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협력사 이어 채용 갑질도 조만호 매직?

“이 이력으로 뭘 하려고…” ‘면접관 훈계’ 논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입점업체(협력사) 갑질’로 된서리를 맞았던 모바일 패션 플랫폼 무신사(대표 조만호·박준모)가 이번엔 때아닌 ‘면접 훈계’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무신사가 신입사원 채용 과정서 면접자에게 “이 이력을 보면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훈계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부터다.

한 누리꾼 A씨는 지난 8일, SNS에 “이번에 면접보면서 가장 열받았던 면접이 무X사였는데, 면접관이 내 이력을 보면서 ‘이 이력으로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훈계를 늘어놨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니, 이력이라는 게 마음에 안 든다고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이런 하나마나한 훈계는 하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해당 글은 이날 오전 1시24분에 게재됐으며, 454.1만명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일주일 후에 게재된 A씨 SNS에 따르면, 해당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자 무신사 인사팀으로 추정되는 부서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고, 전화 통화로 이어졌다.

당시 무신사 측은 ‘(불편부당한 부분이 있었다면)회사에 직접 이야기하지, 왜 공개적인 곳에 회사 이름을 노출시켜서 올렸느냐’며 ‘앞으로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른다’고 핀잔을 줬다. 그러면서 ‘그런 (면접관의)발언이 실제로 있었는지도 조사가 필요하고 대표에게도 보고가 됐네, 어쩌네…’ 하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A씨는 “이 전화 한 통으로 무신사는 채용하지 않은 면접자는 면접장 밖을 나가는 순간 언제든 회사를 평가할 수 있는 외부 고객이라는 것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오전 0시57분에 게재된 해당 글은 8만7000여명이 조회했으며 8400여명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무신사는 지난 8일부터 상품개발팀, 광고플랫폼, 주문개발팀, 전시개발팀 등의 부서에서 사원 모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무신사의 이 같은 조처가 논란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면접 후 파기해야 할 개인정보가 당사자 동의 없이 사측의 특정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데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에 따르면, 정보 주체로부터 동의를 받는 사정이 없는 한 수집한 목적의 범위를 초과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구직자로부터 개인정보 수집 시 해당 개인정보가 향후 ‘면접 불참자에 대한 불이익’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정보 주체에게 사전 고지하고 동의를 얻을 경우, 채용 확정일로부터 180일의 범위 내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접수받은 채용 서류는 180일까지만 보관이 가능하고 해당 기간이 지나면 파기해야 한다.

또 180일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해당 채용절차가 아닌 향후 채용절차서 면접 불참자에 대한 불이익을 목적으로 해당 채용정보를 이용할 수 없다.

지난해 1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 의무사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헌법 제10조·제17조 등에 의해 개인정보 제공자가 공개 범위와 정보 활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강화됐다. 특히, 제17조는 ‘사생활의 비밀·자유를 침해받지 않는 것’이 기준으로 정보제공의 결정권은 철저히 지원자 개인이 갖도록 돼있다.

취업 사이트 운영자이며 면접관으로 활동 중이라는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기업에 대한 평가나 후기를 취업 사이트에 남기는 경우는 가끔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이 면접자에 대한 평가나 후기를 남기거나 전화로 평가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정보는 매우 민감한 정보인 데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수도 있고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도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할 때 기업 차원서도 의미 있는 성과 창출이 가능하고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정보가 함부로 유출되고 관리가 미비하다는 인상을 주는 기업은 어떤 식으로든 데미지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제언했다.

무신사는 앞서 지난 8월26일,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이는 무신사가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불공정거래행위 금지)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실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일부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서면합의 없이 타사 플랫폼에 진출할 수 없도록 거래를 막았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현재 공정위는 해당 법률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 채용 진행 과정서 구직자가 불편을 겪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해당 사실을 언제 인지했는지 ▲조사에 착수한 시점 ▲당시 면접관에 대한 조치 및 구체적인 개선 내용 등 질의에 대해선 “답변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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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